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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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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2020. 7. 6.

‘냉정과 열정사이’는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가 월간지에 번갈아가며 이어쓰기로 연재했던 장편소설이다. 연재가 끝난 후, 에쿠니가 쓴 파트는 빨간 표지의 Rosso(로쏘)로, 쓰지의 파트는 파란 표지의 Blu(블루)로 묶어 단행본 세트로 발매되었다. 여성작가인 에쿠니의 책에는 여자 주인공 ‘아오이’가 등장하고, 남성인 츠지의 책에는  ‘아가타 쥰세이’가 나온다.

 

각기 따로 한권만 읽어도 스토리 전개에 전혀 무리가 없는 책이다. 나는 아오이가 등장하는 빨간 표지를 먼저 읽었다.

 

쥰세이와 헤어져 이탈리아에 와서 살고 있는 아오이에게는 완벽한 미국 남자 ‘마빈’이 있다. 그녀는 소일 삼아 파트타임 일을 하며 책을 읽고 친구들과 지내는 여유로운 삶을 즐기고 있었다. 불쑥 그녀를 찾아왔던 대학시절의 친구 ‘다카시’를 통해 아오이의 근황을 전해 들은 쥰세이에게서 날아온 한 통의 편지는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는다.

 

결국 그녀는 집을 나와 마빈과 헤어지고, 8년 전 쥰세이와 했던 약속 - 그녀의 30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고 했던 – 을 기억해 낸다.

 

쥰세이는 대학 졸업 후, 빛바랜 옛 그림을 수리하고 복원하는 복원사가 되고자 이탈리아 피렌체 공방에서 기술을 배운다. 그에게는 일본인 어머니와 이탈리아인 아버지를 둔 ‘메미’라는 애인이 있다. 겉으로는 행복한 인생을 사는 것 같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늘 공허함이 자리하고 있다. 헤어진 아오이를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어느 날, 쥰세이는 피렌체를 찾은 친구 다카시에게서 아오이가 같은 이탈리아 땅, 멀지 않은 밀라노에 있다는 소식을 듣는다. 하지만 그는 미국인 비지니스맨과 잘 살고 있다는 아오이를 찾아가지 않는다.

 

자살한 공방 은사의 장례식을 핑계 삼아 피렌체로 온 그는 잠시 그곳에 머물기로 한다. 그를 찾아온 메미와는 이별을 한다.

 

마침내 약속한 날이 오고, 그는 두오모 계단에 올라 하루 종일 그녀를 기다린다. 폐관 시간을 앞두고 나타나는 아오이. 3일간의 꿈같은 시간이 흐르고, 아오이는 다시 밀라노로 떠나간다.

 

츠지가 쓴 파란 표지의 책은 쥰세이가 아오이의 기차보다 15분 먼저 밀라노에 도착하는 특급열차를 타는 것으로 끝이 난다.

 

냉정과 열정사이는 독자로 하여금 잊고 있던 첫사랑을 떠 올리게 하는 연애소설이다. 

 

두 사람에게는 모두 완벽한 연인이 있었다. 아오이에게는 모든 것을 갖춘 마빈이 있었고, 쥰세이에게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여인 메미가 있었다. 나라면 쉽게 아오이를 잊고 메미를 선택했을 것이다. 생각이나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이 연애고 사랑인 모양이다.

 

역자는 후기에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연애는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하려는 인간의 몸부림이다. 연애는 설렘과 회한과 애달픔과 우울과 절망과 고통을 준다. 그것은 과거의 나를 죽여야 하기 때문이다. 죽고 다시 태어나는 것이 남녀의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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