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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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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2020. 8. 22.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또래의 이성을 만날 기회가 확 줄어든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다. 사내 연애라는 것이 잘 되면 좋지만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인도 잃고 직장도 잃을 수 있다.

 

30년 동안 산재기금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모습의 사내 로맨스를 보았다.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인 ‘페드로’는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다. 내 부하 직원이었는데, 애인이 있는 ‘팸’이라는 중국인 여직원을 추근거려 내게 경고를 받기도 했었다. 그 후, ‘프리실라’라는 필리핀 여직원을 무척이나 좋아해 몇 년을 따라다니며 공을 들였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뜻밖에도 그녀는 이혼남이며 바람둥이로 소문난 ‘폴’의 아이를 임신하여 결혼까지 했으나 결국 아이를 둘 낳고 이혼을 하고 말았다. 그 일로 인해 ‘폴’은 회사를 그만두었다. ‘페드로’는 낮에 일을 하고 밤에는 법과대학을 다녀 몇 년 후 산재기금의 변호사가 되었고, 다른 부서의 비서로 일하던 아가씨를 만나 결혼했다.

 

수퍼바이저였던 ‘리사’는 동료인 이혼남 ‘밥’과 연애를 했다. 결혼까지 기대하고 있던 ‘리사’와 달리 ‘밥’은 그녀를 이혼 후 잠시 일탈의 대상으로 생각했던 모양이다. 둘의 사이가 삐걱이더니 급속히 사이가 나빠져 서로 법원에 접근금지를 신청하기에 이르렀다. 회사에서는 둘을 다른 층으로 분리시켰다.

 

그 무렵 회사에서는 부서들의 이동이 잦아 이사업체를 고용해서 쓰고 있었는데, 얼마 후 ‘리사’는 그 회사 직원의 아이를 임신하여 아들을 낳고 미혼모가 되었다. ‘밥’은 다른 부서의 직원과 재혼을 했다. 몇 년이 흐른 후, ‘밥’이 매니저로 승진을 하며 ‘리사’가 그의 밑에서 일을 하게 되었다. 서로 다른 길을 가게 된 두 사람은 그 후 같은 부서에서 별 탈 없이 잘 지냈다.

 

주 정부에서는 직원들의 이성교제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을 정해 놓지는 않았다. 가족 간에는 상하관계로 일을 할 수 없다는 정도의 규정이 있을 뿐이다. 그러나 주종의 관계에 있는 이성 간의 교제는 가급적이며 피하는 것이 좋다. 자칫 관계가 나빠지면 성희롱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LA 지역 사무소의 매니저였던 ‘린다’는 부하직원이었던 ‘커밋’과 연애를 하여 그를 다른 지역사무소로 전근을 보낸 후 결혼하였다.

 

‘싸이’와 ‘브렌다’는 재활국의 감원으로 인해 우리 부서로 왔던 사람들이다. 이 중 ‘싸이’가 내 부하 직원이었는데, 하루는 매니저가 나를 불렀다. 그녀의 방으로 가니, 내게 즉석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하나 보여 주었다. ‘싸이’가 바지를 벗고 엎드려 궁둥이를 찍은 사진이었다. 그 사진을 ‘브렌다’에게 보냈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두 사람은 한때 연인의 관계였는데 최근에 ‘브렌다’가 좀 소홀해지자 그가 사진을 찍어 보낸 것이었다. 나는 그를 불러 엄중히 경고를 주어야 했다. 다행히 일은 더 이상 커지지 않았다.

 

미국 직장에서는 성희롱과 가정폭력을 가볍게 넘기지 않는다. 직원이 배우자나 연인으로부터 폭력의 위협을 받으면 윗사람에게 보고하도록 되어 있다. 이런 보고를 받은 수퍼바이저나 매니저는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위협을 가하는 사람의 신원을 파악하고 사진을 확보하여 경비실과 안내 데스크에 비치하여 회사로 찾아올 경우 접근을 차단하도록 한다. 또한 해당 직원을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과 (employee assistance program) 연결하여 도움을 받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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