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31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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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세금폭탄

아침에 한국 신문을 펼치니,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세금폭탄’이라는 칼럼이 눈에 띈다. 이런저런 세금이 올라 국민의 부담이 늘어났다는 내용이다. 알만한 사람들은 모두 예측했던 일이 아니던가. 정부가 사용하는 예산은 모두 세금으로 벌어 들이는 돈이다. 정권들마다 선심공세로 국민의 마음을 사며 썼던 돈이 이제 바닥이 난 모양이다. 빚을 갚으려면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 한국의 건강보험, 학교 급식, 각종 지원금 등이 좋은 예다. 감기만 걸려도 쪼르르 동네 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약을 타 간다. 미국 사람들은 감기 몸살이나 근육통에는 병원에 가지 않는다. 약국에서 감기약이나 소염 진통제를 사 먹고 만다. 이유인즉, 한 번 병원에 가면 보험이 있더라도 적지 않는 돈을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신 크게..

댓글 일상에서 2020. 7. 31.

30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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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11분의 의미

‘파울로 코엘료’의 장편소설 ‘11분’을 읽었다. 이 책에서 11분이란 남자와 여자가 육체적 사랑을 나누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말한다. 그는 1997년 강연을 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갔다가 누군가 호텔에 맡겨 놓은 원고를 읽게 된다. 원고는 브라질 출신 창녀가 자신의 다양한 경험을 쓴 이야기였다. 그는 2000년 그녀를 만났고, 그 후 그녀의 소개로 알게 된 여러 명의 창녀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는다. 그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쓴 책이 바로 ‘11분’이다. ‘리우 데 자네이루’로 휴가를 떠났던 브라질 처녀 ‘마리아’는 그곳에서 스위스에서 온 남자에게 클럽 댄서 제의를 받고 꿈에 부풀어 그를 따라나선다. 하지만 현지의 사정은 그녀의 상상과 달리 녹녹지 않다. 선금으로 처리한 여행경비와 생활비를 떼고 나면 언제 돈..

댓글 책 이야기 2020. 7. 30.

29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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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결국 모든 것은 이별한다

미영씨가 죽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4개월 만이다. 이렇게 빨리,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녀는 아내의 절친이다. 고향 친구며 동창이다. 시험관 시술로 낳은 쌍둥이 두 딸이 중학생이 되었을 때, 유방암이 발견되었다. 유방암 투병 중 그녀의 소망은 딸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사는 것이었다. 수술과 힘든 항암을 잘 견뎌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 연말에는 UCSB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와 있던 큰 딸을 보기 위해 미국에 와 우리 집에서 3주가량 머물다 갔다. 함께 미사도 가고 성탄절을 보냈다. 암을 다 이겨낸 것처럼 건강해 보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가고 얼마 후 췌장암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공무원인 남편의 근무지가 세종시라 몇 년 동안 주말 부부로 살다..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9.

28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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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살이 문제다

미국인의 새해 결심 중 가장 많은 것이 다이어트이며, 미국 여성 10명 중 7-8명은 아마도 1년 중 한, 두 번은 다이어트를 시도해 볼 것이다. 현대인들이 살이 찌는 원인에 대해 여러 가지 이론과 설명이 있기는 하지만 결국 운동량에 비해 지나치게 많이 먹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내가 어떤 학술적 연구도 없이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은 그동안 직접 눈으로 보고 경험한 사실에 근거한다. 50, 60년대 미국인들의 사진을 보면 대부분 날씬하다. 오늘날 기준으로 보면 말라있다. 70년대까지만 해도 비대한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미국 인구의 절반 가량이 과체중 군에 속한다고 한다. 80년대 초, 내가 미국에 처음 이민을 왔을 때만 해도 패스트푸드 체인점 메뉴에는 ‘슈퍼 사이즈’ 가 없..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8.

27 2020년 07월

27

칼럼 모음 내가 바뀌면 세상도 달라진다

신부님의 까칠한 강론을 들은 날이면 교우들 중에는 더러 “막상 들어야 할 사람들은 이 자리에 없는데 왜 주일에 교회에 나와 앉아 있는 우리들에게 저런 말씀을 하시나”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런 생각을 가져 본 적이 있다. 얼마 전 문득 깨달음이 왔다. 그동안 내가 얼마나 어리석고 자만에 빠져 있었는지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나의 “… 척” 하는 모습이 보기 싫어, 아니면 나의 언행에 알게 모르게 상처를 입고 떠난 것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나는 당연히 신부님의 꾸지람을 들어 마땅하다. 나를 바꾸면 세상은 저절로 달라질 텐데 사람들은 세상이 바뀌기를 기대한다. 배우자가 변하기를 기대하고, 자녀가 바뀌기를 소망하며, 이웃이 달라지기를 바란다. 왜? 그들이 나를 위해, 또는 내가 바라는 대로 살아주..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7.

26 2020년 07월

26

칼럼 모음 당신의 이름은?

나는 이름이 여러 개다. 호적상의 이름은 고동운 (高東雲)이며, 미국 시민권에는 Don Ko라는 이름을 쓰고, 수년 전에는 세례를 받으며 요한 (John)이라는 세례명을 받았다. 그 외에도 동일이라는 이름과 David라는 이름을 사용한 적도 있다. 혹시 신분 도용이나 도피를 하기 위하여 여러 개의 이름을 가졌는가 하는 오해를 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절대 그런 이유는 아니다. 어렸을 때의 일이다. 나를 좋아하고 아끼던 이모가 점을 보았는데 '동운'이라는 이름 탓에 내가 소아마비에 걸렸으며 그 이름을 사용하면 결코 병을 고칠 수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동쪽 하늘에 구름이 끼었으니 팔자가 답답하다는 것이다.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하다. 동쪽 하늘이라는 이름을 가진 동생 '동호'는 나보다 훨씬 좋은 팔..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6.

25 2020년 07월

25

맛이 기억 라면을 끓이며

영어로 쓰인 책은 번역본 보다는 원서로 읽는 것이 좋다. 한글로 쓰인 책을 영어로 번역하면 감이 떨어지듯이, 영어책도 한국어로 바꾸어 놓으면 느낌이 다르다. 영어책은 도서관에 가지 않고 전자책을 다운로드하여 읽거나, 아마존에서 중고책을 사서 읽는다. 가끔은 한국 책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동네 도서관에 가면 한국 책 코너가 따로 있지만 내가 보고 싶은 책을 구하기는 쉽지 않다. 미국에서 한국 책은 가격이 만만치 않다. LA에 나가면 중고 책방이 있긴 한데, 이 또한 번거로운 일이다. 1월 초 연휴에 우연히 ‘알라딘’에서 우편 주문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50 이상 주문을 하면 무료배송에 30일 배송을 선택하면 10% 추가 할인까지 해 준다. 그동안 보고 싶었던 책을 5권 골라 주문을 했다. ..

댓글 맛이 기억 2020. 7. 25.

24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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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사는 게 뭐라고

‘사는 게 뭐라고’는 어르신 소리를 듣는 나이의 노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이다. 저자 ‘사노 요코’는 전 세계에서 4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다. 이 책은 2003년부터 2008년,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이다. 한 편의 소설 같기도 한 에세이집이다. 내 나이도 이제 그녀가 이 책을 쓰던 무렵과 멀지 않은 거리에 있다. 그래서인지 거리낌 없는 문장과 화술에 시원함을 느낀다. 또한 과거 일본인들의 삶이 내 어린 시절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비행기 연료로 쓰기 위해 소나무 뿌리를 캐던 그녀의 사촌언니는 어린 나이에도 이래 가지고는 결코 일본이 전쟁에서 이기지 못하리라는 것..

댓글 책 이야기 2020. 7.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