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19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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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요즘 자주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과연 죽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비유하며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죽음이란 컴퓨터를 끄는 것과 같아 플러그를 뽑는 순간 생은 끝이 나고 아무것도 없다고 했으며, 또한 신은 없고 세상의 누구도 우주를 다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성당에 다니고 있지만 솔직히 교회가 가르치는 하느님의 나라는 믿기 어렵다.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다스리기 위하여 그럴듯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다음 세상이 없다거나 나보다 큰 힘을 가진 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도 없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라진 별을 이루고..

댓글 일상에서 2020. 9. 19.

18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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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이 놈들이 밥은 먹고사나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 중에 하나가 목 주변에 생기는 쥐젖이다. 50이 넘자 그 숫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10여 년 전에 피부과에서 제거를 했는데, 다시 생겨났다. 카이저의 주치의는 건강에는 지장이 없는 미용상의 문제니, 보험으로는 커버가 안된다며 원하면 피부과 의사를 만나 자비로 제거하라고 했다. 가끔은 가렵기도 하고, 면도를 하다가 잘못 건드리면 아프기도 해서 주치의를 바꾸며 다시 이야기를 하니 피부과로 보내 주었다. 피부과 의사는 탄산가스 레이저를 환부에 넉넉히 뿌려 주었고, 그 후 2-3주에 걸쳐 10여 개에 달하던 쥐젖은 하나씩 떨어져 나갔다. 어느 날 아침에 보니 며칠 전까지만 해도 곧 떨어져 나갈 듯이 보이던 쥐젖 하나가 다시 살아나고 있었다. 까맣게 타들어 가던 놈이 살색을 띠기 시작했다..

댓글 칼럼 모음 2020. 9. 18.

17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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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어른들의 이야기

‘엠마 스트라우브’ (Emma Straub)의 장편소설 ‘All Adults Here’(우리는 모두 성인입니다)는 소도시에 사는 68세의 여성 ‘애스트리드’(Astrid)와 그 가족의 이야기다. 책은 그녀가 오래된 이웃 ‘바바라’가 통학버스에 치여 죽는 것을 목격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 대신 자신이 죽을 수도 있었다는 생각을 한다. 그 죽음을 보고 그녀는 자신이 자녀들과 감정적으로 너무 멀어졌으며 자신을 숨기고, 속이며 살아왔다는 것을 깨닫는다. 애스트리드에게는 엘리엇, 포터, 니콜라스, 3명의 자녀가 있다. 장남 엘리엇은 중국계 이민자의 딸인 웬디와 결혼하여 어린 두 아들을 두었고, 딸 포터는 독신이며, 막내 니콜라스는 여자 친구 줄리아를 임신시켜 어린 나이에 결혼을 하여 세실리아라는 딸을 두고 ..

댓글 책 이야기 2020. 9. 17.

16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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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야기 러브 스토리(Love Story)

‘러브 스토리’(Love Story)를 보았다. 베스트셀러였던 에릭 시걸의 소설을 영화로 만든 1970년 작품이다. 줄거리는 한국 주말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다. 명문가의 상속자인 하버드 학부생 올리버가 가난한 이탈리아 이민자 집안 출신인 래드클리프 여대(현재 하버드 학부의 일부) 학생 제니와 도서관에서 만나 사랑에 빠진다. 이 결혼을 반대한 올리버의 아버지는 아들에게 의절을 선언하고 원조를 끊어 버린다. 올리버는 자비로 어렵게 하버드 로스쿨에 입학하게 되고 제니는 사립학교 교사로 취직하여 둘은 학교 근처에 있는 집 꼭대기 층에 세 들어 힘들게 산다. 마침내 올리버가 로스쿨을 전교 3등으로 졸업하고 뉴욕의 유명 로펌에 취직함으로써 겨우 이제 인생이 피는구나 싶을 때, 올리버는 제니가 백혈병 말기라는..

15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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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가을의 시작

9월은 때늦은 폭염으로 시작되었다. 남가주 대부분의 도시가 최고기온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폭염의 끝에 시작된 산불로 하늘이 재와 연기로 덮여 며칠씩 제모습의 해를 볼 수 없다. 붉은 해와 붉으스름한 하늘이 마치 영화에 나오는 종말을 맞는 세상의 모습을 하고 있다. 봄을 코로나로 시작해서, 거리두기로 여름을 보내고, 계절은 이제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기울어진 해는 긴 그림자를 만들고, 아내의 텃밭은 소출을 끝낸 채소들을 거두어 내어 휑하니 빈자리가 늘어가고 있다. 마당에는 감나무가 한그루 있다. 몇 년 전에는 제법 감이 많이 달려 이웃에 사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주기도 했는데, 금년에는 딱 6개가 달렸다. 그나마 여름을 지나며 다람쥐가 하나둘씩 따먹어 2개가 남았다. 잎사귀 사이에 숨어있어 다람쥐의 눈에 ..

댓글 일상에서 2020. 9. 15.

14 2020년 09월

14

맛이 기억 요리의 달인

주 정부 공무원이 되어 처음 근무했던 사무실에 ‘Janet’이라는 백인 여성이 있었다. 언어가 다르고 문화가 다른 낯선 직장에 익숙해지기까지 그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내가 한국인임을 안 그녀가 한국식 불고기 조리법을 알려 달라고 했다. 한국식 구이를 좋아하는 그녀와 남편은 가끔 밸리의 ‘덕수장’에 (지금은 없어졌다) 가서 불고기를 구워 먹는다고 했다. 그중에서도 고추장 양념을 한 돼지 불고기가 맛있다고 했다. 나는 이제껏 한 번도 내 손으로 불고기를 만들어 본 적은 없다. 하지만 어려서 외할머니가 음식을 만드시는 것을 늘 보아 왔기 때문에 불고기 양념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할머니는 푸줏간에서 기계로 썰어 주는 고기를 사지 않았다. 늘 돼지의 삼겹살을 사다가 나무 도마 위에 올려놓고 부엌칼로 저며 양념..

댓글 맛이 기억 2020. 9. 14.

12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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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잠시 지나가는 소나기일 뿐이다

성당에서 영세를 받은 직후의 일이다. 나이 드신 자매님 한 분이 내게 오시더니 기도를 부탁하셨다. 아직 어린 자녀가 있는 딸이 유방암인데 상태가 심각하다고 했다. 새로 영세받은 사람에게는 기도의 힘이 있다며 딸의 쾌유를 비는 기도를 부탁하셨다. 그 무렵 나는 한 두 차례 영적인 체험도 한터이라 정말 그런가 하는 마음으로 딸을 위한 기도를 몇 차례 드렸다. 정작 내 기도가 효험이 있었는지는 확인해 보지 못했다. 만약 상태가 나빠졌으면 그분이 더 상심할 것 같아서 물어볼 수가 없었다. 그리고 지난봄 그분이 돌아가셨으니 이제 확인할 길은 없어졌다. 외할머니는 식구가 아프거나 집안에 걱정거리가 생기면 달달한 백설기를 쪄서 냉수와 함께 소반에 올려 장독대로 갔다. 가끔은 북어가 오르기도 했다. 그 앞에서 고개를 ..

댓글 일상에서 2020. 9. 12.

11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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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기억 내장탕

난 소나 돼지의 내장을 좋아한다. 어려서부터 우리 집에서는 내장을 많이 먹었다. 소의 간은 저며서 달걀을 씌워 전을 만들어 먹었다. 따뜻할 때 초간장을 찍어 먹어도 맛있지만, 식은 것을 그대로 먹어도 맛있다. 미국에 오니 ‘liver and onion’이라는 요리가 있었다. 얇게 저민 소 간에 밀가루를 묻혀 베이컨 기름에 양파와 함께 지진 요리다. 80-90년대만 해도 웬만한 식당의 메뉴에 들어 있었는데 요즘은 찾아보기가 어렵다. 소 간은 가격이 저렴해 전에는 자주 해 먹었는데, 언제부턴지 간을 먹고 나면 다음날 소변 색이 달라졌다. 아무래도 성장 호르몬과 항생제 때문이 아닌가 싶어 먹지 않게 되었다. 외가에서는 겨울이면 곱창과 양, 사태를 넣고 끓인 곰국을 만들어 먹었다. 송송 썬 파를 듬뿍 넣고 소금..

댓글 맛이 기억 2020. 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