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18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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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미국 공무원 생활 31년

내가 미국에서 공무원이 된 것은 주 정부 교통국의 공무원이었던 어떤 교우 때문이다. 그는 우연한 기회에 내게 공무원을 하면 좋을 것이라는 충고를 해 주었다. 나는 그때 낮에는 부동산 사무실에서 일을 하며 밤에는 대학에 다니고 있었다. 때마침 불어닥친 불경기 때문에 한 달에 두 번 받는 봉급이 며칠씩 늦어지고 있어 미래에 대하여 다소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 미국에는 50개 주가 있고, 주마다 시와 군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공무원직이 있다. 연방 공무원이 되려면 시민권이 있어야 하지만 주 또는 지방정부의 공무원은 영주권자도 가능하다. 나는 그때 영주권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주 정부 공무원에 지원할 수 있었다. 캘리포니아 주 공무원의 경우, 각 부처가 필요에 따라 수시로 시험이 있고, 채용도 수시로 한다...

댓글 미국 이야기 2020. 10. 18.

08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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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미국발 금융위기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시작된 2008년의 금융위기는 부동산 버블의 붕괴와 이에 따른 부동산 융자의 부실화로 인하여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좀 더 들여다보면 근본적인 원인은 과소비와 욕심에서 야기된 사태이다. 과거 미국에서는 20% 정도의 다운페이를 하고 남어지는 은행에서 30년 융자를 받아 집을 샀었다. 결혼을 하고 첫아기가 생길 무렵인 30대 초반에 집을 사서, 30년 동안 일을 하며 융자금을 갚으면, 60대 초반에 은퇴를 해서 국민연금인 소셜 시큐리티를 받으며 페이먼트 없이 남은 생을 살다가, 자녀들에게 집 한 채 남겨주고 죽는 것이다. 경기가 좋아지며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기 시작하자 이런 틀이 깨어져 버렸다. 집을 사고 나면 1-2년 안에 금방 가치가 올라가니 은행들이..

03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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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명문대는 부모의 욕심

가을이다. 해는 남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해질 녘이면 긴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마당의 돌배나무는 어느새 단풍이 물들었다. 코로나로 봄을 시작했는데, 가을이 되어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 그래도 세월은 흘러 아이들은 한 학년씩 올라갔고, 내년에 대학에 진학하는 12학년은 곧 원서를 제출해야 할 시간이 다가온다. 한인 부모들의 교육열이 대단하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친구, 친지 사이에서도 자녀의 대학 진학을 놓고 은근한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5,000 -10,000 씩 주고 진학 컨설팅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고 한다. SAT와 ACT 시험공부는 물론 원서와 에세이 작성까지 도와주며 한인들이 선호하는 명문대 입학을 보장해 준다. 실은 나도 이런 부모들이 빠지는 함정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둘째 아이가 ..

07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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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내가 만난 동성애자 이야기

내가 알고 지냈던 최초의 동성 커플은 우리 옆집에 살던 남자들이었다. 아직 동성애자들에게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시절이라 그랬던 모양이다. 나무판자로 높게 담을 세우고, 창문에는 늘 커튼이 드리워져 있었다. 주말이면 일주일치 장을 본 듯 차에서 그로서리 백을 내리는 모습을 본 것이 고작이다. 노스릿지 지진이 났을 때, 혹시 가스관이 터졌을지 모르니 밸브를 잠가주겠다고 공구를 들고 나온 그와 처음 이야기를 나누었다. 몇 년 후, 내가 이사를 준비하며 헌 가구와 쓰레기들을 내놓는 것을 보고 그가 다가왔다. 함께 살던 파트너가 죽었다고 한다. 그는 에이즈에 걸린 파트너의 곁을 지키며 살다가 그가 죽자 집을 상속받았다고 한다. 집을 팔고 곧 이사를 갈 것이라고 했다. 바로 옆집에 에이즈 환자가 살고 있었다는 사실..

03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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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하나뿐인 지구

미국의 건강보험은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지정한 병원망 안에서 의사를 볼 수 있는 HMO (Health Maintenance Organization)와 임의로 의사를 볼 수 있는 PPO (Preferred Provider Organization)이다. HMO의 경우에는 응급상황을 제외하고는 주치의를 통하여 전문의를 보아야 한다. 즉, 주치의가 보고 전문의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때 전문의에게 보낸다. 이 과정에 며칠 또는 몇 주간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한다. 근육통이나 배탈 정도는 이렇게 기다리는 동안에 나아버리기도 한다. 사람의 몸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의 덕이다. 큰 병의 경우에도 식생활을 바꾸어 면역력과 치유력을 증가시키면 훨씬 치유가 빠르다. 기후의 변화를 두고 사람들은 지구가 파괴되고 있는..

22 2020년 08월

22

미국 이야기 사내 연애

학교를 졸업하고 나면 또래의 이성을 만날 기회가 확 줄어든다. 하루의 대부분을 보내는 직장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아진다. 사내 연애라는 것이 잘 되면 좋지만 이루어지지 않으면 연인도 잃고 직장도 잃을 수 있다. 30년 동안 산재기금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모습의 사내 로맨스를 보았다. 멕시코 이민자의 아들인 ‘페드로’는 ‘스탠퍼드’ 대학을 나왔다. 내 부하 직원이었는데, 애인이 있는 ‘팸’이라는 중국인 여직원을 추근거려 내게 경고를 받기도 했었다. 그 후, ‘프리실라’라는 필리핀 여직원을 무척이나 좋아해 몇 년을 따라다니며 공을 들였지만 그녀의 사랑을 얻지 못했다. 뜻밖에도 그녀는 이혼남이며 바람둥이로 소문난 ‘폴’의 아이를 임신하여 결혼까지 했으나 결국 아이를 둘 낳고 이혼을 하고 말았다. 그 일로 인해 ..

19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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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미국은 아직도 남성 중심의 사회다

누가 뭐라고 해도 미국은 아직도 남성 중심의 사회다.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백인 남성이거나 백인 남성이 선호하는 계층이 유리한데, 백인 남성이 선호하는 계층은 단연 아시안 여성이다. 다인종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아시안 여성을 찾아보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아시안 여성들은 공직사회와 정치권, 연예계에 두루 산재해 있다. 이런 여성들의 공통점은 남편이 백인이라는 점이다. 남성 위주의 사회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아시안 남성의 숫자는 상대적으로 적다. 아시안 여성이 남성에 비해 우수하다고 하더라도, 그 비율은 심각하게 여성 쪽으로 치우쳐 있다. 남자와 여자를 연결해 주는 가장 근본적인 고리는 성이며, 인간의 역사는 성적인 욕망과 환상의 결과물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역사를 보면 침략자들은 정복..

11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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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야기 미국에서 대학 가기

미국 대학은 수시 지원이 가능하며 매 학기 신입생과 졸업생을 배출한다. 졸업식은 봄 학기가 끝나는 5-6월에 한 차례밖에 없기 때문에 가을 학기에 졸업하는 학생이 미리 졸업식에 참석할 수도 있고, 졸업 후에 다음 해 졸업식에 참석하는 경우도 있다. 우리 집 큰 아이는 졸업장만 받고 졸업식에는 참석도 하지 않았고, 셋째는 졸업식을 먼저 한 후 가을 학기에 남은 학점을 이수하고 졸업장을 받았다. 한국의 수능에 준하는 것이 SAT와 ACT 시험이다. 거의 모든 대학에서는 SAT 점수를 요구하며 추가로 ACT 점수를 요구하는 대학도 있다. SAT는 학년과 상관없이 볼 수 있는 시험이며 연중 각 지역에서 수차례 실시가 된다. 횟수에 제한이 없기 때문에, 대개는 2-3차례 시험을 본다. 입학원서를 12학년 가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