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24 2020년 06월

24

일상에서 보고 싶다 친구야

가끔 생각나는 친구가 있다. 이름은 진작부터 기억나지 않는다. 나는 그를 친구로 기억하지만, 그는 나를 이미 잊었는지도 모른다. 에어컨은 고사하고 선풍기도 귀하던 시절, 더운 여름날이면 외가의 문 앞에 의자를 놓고 앉아 오가는 사람들을 보며 더위를 식히곤 했다. 내가 친구라고 기억하는 아이는 엄마와 둘이 살고 있었다. 외가는 관훈동에 있었는데, 바로 옆동네인 인사동에는 요정이 많았다. 그 아이의 엄마는 그런 요정에서 일을 하고 있었고, 오후가 되면 짙은 화장을 하고 출근했다.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공통점은 소아마비를 앓았다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난 아예 걷지를 못했지만, 그 아이는 목발을 짚고 다녔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 말을 건넸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우린 친구가 되었고, 엄마가 일나 간 오후가 되면..

댓글 일상에서 2020. 6. 24.

21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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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문학의 숲을 거닐다

나는 장영희 교수를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며 만나본 적도 없다. 그럼에도 그녀의 글을 읽노라면 잘 아는 사람같이 느껴지곤 한다. 아마도 내가 가지고 있던 생각과 살며 느낀 감성이 그녀에게도 있다는 것을 발견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녀와 나는 상당히 다른 배경 속에서 살았다. 그녀의 아버지는 영문학자였으며, 그녀는 버젓이 대학을 마치고 외국 유학을 다녀와 대학교수가 되었고, 글로 방송으로 잘 알려진 영문학자다. 공통점이라면 그녀는 나와 비슷한 연령대며(그녀가 3년 연상이다), 소아마비 1급 장애인이라는 점이다. 나와 달리 그녀는 목발을 집고 다닐 수 있었다. 나는 내가 장애인이 아닌 척 살았다. 그녀도 나와 비슷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았던 것 같다. 그녀는 치열하게 경쟁하며 보통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남았고..

댓글 책 이야기 2020.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