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16 2020년 10월

16

칼럼 모음 나의 살던 고향은

이제 한국에서 산 세월보다 미국에 와서 보낸 시간이 10년이나 더 길다. 누군가는 “타향도 정이 들면 고향이라고” 노래했지만, 나는 아직도 미국이 고향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내게는 남들에게 자랑하고 내세울만한 고향은 없다. 아버지는 실향민이었고, 외가는 손바닥만 한 집이라도 사대문 안에 사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던 서울 중인이다. 남들은 명절이 다가오면 서울역과 고속버스 터미널에 자리를 펴고 차표를 구하던 시절에도 우리는 명절을 집에서 보냈다. 사전에 보면 고향이란 “자기가 태어나 자란 곳. 또는, 자기 조상이 오래 누리어 살던 곳”이라고 한다. 그렇게 따지면 나의 고향은 외가가 있던 관훈동이고, 아버지가 사업을 접고 양계를 시작했던 구파발이며, 미국 오기 전까지 갈빗집을 하며 살았던 벽제다. 외가..

댓글 칼럼 모음 2020. 10. 16.

05 2020년 07월

05

칼럼 모음 또 다른 국제시장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누이동생의 전화를 받고 병원에 가니 이미 돌아가신 후다. 얼마 남지 않았다고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나이와 상관없이 부모를 잃는 일에 준비가 된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나도 예외는 아니다. 아버지 곁에서 아내와 함께 망자를 위한 위령기도와 묵주기도를 드리며 동생들을 기다렸다. 아버지를 위해 드리는 기도인데 막상 위안을 받은 것은 나다. 늦은 밤이건만 병원의 스태프들과 장의사에서 나온 직원들이 예를 갖추어 돌아가신 분을 모신다. 문득 또 한편의 “국제시장” 이 막을 내린다는 생각이 든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아이가 마을 밖 철길을 바라보며 도시를 동경하다 어린 나이에 만주로 건너간다. 우여곡절 끝에 남방의 어느 섬에서 해방을 맞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돌아온 고향에서 그를 반기..

댓글 칼럼 모음 2020. 7.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