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02 2020년 08월

02

책 이야기 죽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는 시크한 독거 작가 ‘사노 요코’의 마지막 에세이 집이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그녀가 호스피스 병원에서 경험한 이야기며 그녀의 죽음 철학이 들어 있는 책이다. 책에는 그녀가 신경과 의사인 ‘히라이’ 박사와 나눈 대화가 한 챕터를 이루고 있는데, 마치 선문답 같은 이야기들이다. 호흡이 멎고 심장이 멈추어도 머리카락은 자란다. 몸의 세포들 중에는 사후 24시간 정도 살아있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사노는 마음이 가슴 부근에 있는 것 같다고 하지만, 히라이는 우리의 마음은 대뇌피질에 존재한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소뇌가 없으면 몸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죽지는 않으며, 뇌간을 모두 들어내면 호흡을 할 수 없지만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면 계속 살 수 있다.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숨을 쉬고, 혈압과..

댓글 책 이야기 2020. 8. 2.

29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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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결국 모든 것은 이별한다

미영씨가 죽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4개월 만이다. 이렇게 빨리,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녀는 아내의 절친이다. 고향 친구며 동창이다. 시험관 시술로 낳은 쌍둥이 두 딸이 중학생이 되었을 때, 유방암이 발견되었다. 유방암 투병 중 그녀의 소망은 딸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사는 것이었다. 수술과 힘든 항암을 잘 견뎌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 연말에는 UCSB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와 있던 큰 딸을 보기 위해 미국에 와 우리 집에서 3주가량 머물다 갔다. 함께 미사도 가고 성탄절을 보냈다. 암을 다 이겨낸 것처럼 건강해 보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가고 얼마 후 췌장암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공무원인 남편의 근무지가 세종시라 몇 년 동안 주말 부부로 살다..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