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21 2020년 07월

21

칼럼 모음 불효자는 웁니다

출근길, 전화벨이 울리지 않는다. 오후가 되어도 전화는 오지 않았다. 나를 찾던 이가 이제 이 세상에 없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가 가시고 나니 평소에는 잊고 지내던 옛 기억들이 떠 오른다. 장애인 편의시설이라고는 전무하던 시절 아버지는 나를 학교에 보내지 않았다. 어머니는 며칠을 울고 떼를 쓰던 나를 달래고 안방 학교를 차려 내게 공부를 가르쳤다. 커다란 달력 종이 뒷면에 “ㄱ, ㄴ, ㄷ, ㄹ”을 쓰고 “ㅏ, ㅑ, ㅓ, ㅕ”를 써서 붙여놓고 “가, 나, 다, 라”를 가르쳐 주었다. 그렇게 한글을 배웠다. 덧셈, 뺄셈, 구구단도 그렇게 배웠다. 어머니는 자주 나와 내 동생에게 옛날이야기와 동화를 들려주곤 했는데, 훗날 집에 있는 책들을 읽다가 어머니의 비밀을 알게 되었다. 두꺼운 백과사전..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1.

23 2020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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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어머니의 앨범

동생이 어머니 짐을 정리해서 앨범을 가져왔다. 처음에는 아버지가 군인이었기 때문에 수도 없이 이사를 다녔고, 전역 후에는 집을 수리해서 파는 집장사를 하느라고 이사를 다녔고, 벽제에서는 안채를 영업장소로 내놓고 뒷채로 이사를 했고, 미국에 이민 와서도 LA에서 밸리로 밸리에서 벤추라로, 그리고 다시 밸리로… 참 많이도 이사를 다녔던 앨범이 마침내 우리 집에 왔다. 달랑 원베드룸 노인 아파트에 새로 가구를 들여놓느라고 짐을 추리다 보니 마땅히 보관할 장소가 없어 부모님 살아생전에 정리를 하자고 동생이 들고 온 것이다. 60년도 넘은 사진들이 나온다. 어머니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아버지 군 시절의 사진들… 미군 고문관을 초대해 호랑이 족자를 선물로 주는 사진, 아버지가 미국 출장 와서 미군들과 찍었던 사..

댓글 일상에서 2020. 6.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