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한 잔

커피 한 잔 마시며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글을 쓰려고 합니다. 잠시 머물고 추억하며 즐거우시기 바랍니다. 브런치에 오셔도 제 글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https://brunch.co.kr/@donko

19 2020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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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에서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요즘 자주 삶과 죽음에 대하여 생각하게 된다. 과연 죽는다는 것은 무엇이며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을까? 유명한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는 인간의 뇌를 컴퓨터에 비유하며 천국이나 사후세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죽음이란 컴퓨터를 끄는 것과 같아 플러그를 뽑는 순간 생은 끝이 나고 아무것도 없다고 했으며, 또한 신은 없고 세상의 누구도 우주를 다스리지 않는다고도 했다. 성당에 다니고 있지만 솔직히 교회가 가르치는 하느님의 나라는 믿기 어렵다. 지배자가 피지배자를 다스리기 위하여 그럴듯하게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다음 세상이 없다거나 나보다 큰 힘을 가진 이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도 없고 영원히 사라지는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사라진 별을 이루고..

댓글 일상에서 2020. 9. 19.

02 2020년 0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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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죽는 게 뭐라고

‘죽는 게 뭐라고’는 시크한 독거 작가 ‘사노 요코’의 마지막 에세이 집이다. 시한부 삶을 선고받은 그녀가 호스피스 병원에서 경험한 이야기며 그녀의 죽음 철학이 들어 있는 책이다. 책에는 그녀가 신경과 의사인 ‘히라이’ 박사와 나눈 대화가 한 챕터를 이루고 있는데, 마치 선문답 같은 이야기들이다. 호흡이 멎고 심장이 멈추어도 머리카락은 자란다. 몸의 세포들 중에는 사후 24시간 정도 살아있는 것들도 있다고 한다. 사노는 마음이 가슴 부근에 있는 것 같다고 하지만, 히라이는 우리의 마음은 대뇌피질에 존재한다고 과학적으로 설명한다. 소뇌가 없으면 몸은 움직이지 못하지만 죽지는 않으며, 뇌간을 모두 들어내면 호흡을 할 수 없지만 인공호흡기를 연결하면 계속 살 수 있다.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숨을 쉬고, 혈압과..

댓글 책 이야기 2020. 8. 2.

29 2020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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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모음 결국 모든 것은 이별한다

미영씨가 죽었다. 췌장암 진단을 받은 지 4개월 만이다. 이렇게 빨리, 이렇게 허무하게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그녀는 아내의 절친이다. 고향 친구며 동창이다. 시험관 시술로 낳은 쌍둥이 두 딸이 중학생이 되었을 때, 유방암이 발견되었다. 유방암 투병 중 그녀의 소망은 딸아이들이 어른이 될 때까지 사는 것이었다. 수술과 힘든 항암을 잘 견뎌내고 건강을 되찾았다. 지난 연말에는 UCSB에 한 학기 교환학생으로 와 있던 큰 딸을 보기 위해 미국에 와 우리 집에서 3주가량 머물다 갔다. 함께 미사도 가고 성탄절을 보냈다. 암을 다 이겨낸 것처럼 건강해 보였는데, 한국으로 돌아가고 얼마 후 췌장암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받았다. 공무원인 남편의 근무지가 세종시라 몇 년 동안 주말 부부로 살다..

댓글 칼럼 모음 2020. 7. 29.

08 2020년 07월

08

칼럼 모음 추억 만들기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 고 했다. 사람이 죽으며 가지고 가는 것은 무엇인가. 죽으면서 가지고 갈 수 있는 물건은 아무것도 없다. 호랑이도 죽으면 맨손으로 가고, 사람도 죽으면 맨손으로 간다. 호랑이야 살아서도 집 한 칸 없이 산에서 풀 베개 하며 살았으니 가지고 갈 것이 없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람은 온갖 명예와 재물을 쌓아놓고 하나도 가지고 갈 수 없다니 얼마나 허망한 일인가. 물질은 세상의 것이니 세상을 떠날 때 다 두고 가야 하지만, 딱 한 가지 가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있다. 그건 우리가 세상을 살며 보고 느끼고 경험했던 추억이다. 이것만은 죽음조차도 우리에게서 빼앗아 갈 수 없다. 막내아들이 얼마 전 아빠가 되었다. 풋내기 엄마와 아빠는 아마도 자주 그 아이..

댓글 칼럼 모음 2020. 7. 8.

26 2020년 06월

26

칼럼 모음 달콤한 유혹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죽음에 대해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까마득히 먼 훗날의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10대 중반쯤의 나는 죽음을 매우 무서워했다. 더 이상 아무것도 느낄 수 없고, 그동안 맺어왔던 모든 인연과도 끝이 나며, ‘나’라는 존재가 이 지구 상에서 완전히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사실은 엄청난 공포였다. 죽음을 생각하면 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 눈물을 흘린 날도 있었다. 언제부턴가 더 이상 죽음은 두렵지 않다. 도리어 내가 알고 사랑하던 사람들이 모두 떠난 세상에 혼자만 남게 된다는 사실이 더 두렵다. 돌아가신 아버지도 세월이 갈수록 추억을 공유할 친구와 친척이 별로 남아있지 않음을 아쉬워하셨었다. 캘리포니아 주가 다섯 번째로 존엄사를 허용하는 주가 되었다. 그동안 불치병의 고통 중..

댓글 칼럼 모음 2020. 6.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