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거친 호흡 몰아쉬며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 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

3월의 詩

댓글 8

MTB등산여행

2013. 2. 28.

2월이 가니 3월이 온다 [정리: http://blog.daum.net/koreasan/]

2월의 마지막 날 밤부터 3월의 첫날 아침까지 봄비가 내린다

 

▲ 오정대로 삼거리의 수주 변영로 선생 동상앞에서 ⓒ 2013 한국의산천  

 

 

시간이 참 빠르게 지난다.

'神과의 인터뷰'라는 글을 떠올려 본다

 

神께서는 인간에게서 놀라운 점 몇가지를 말씀하셨다.

 

'어린 시절이 지루하다고 서둘러 어른이 되는 것

그리고는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기를 갈망하는 것

 

돈을 벌기 위해 건강을 잃어버리는 것

그리고는 건강을 되찾기 위해 돈을 다 잃는 것

 

미래를 염려하느라 현재를 놓쳐 버리는 것

그리하여 결국 현재에도 미래에도 살지 못하는 것

 

결코 죽지 않을 것처럼 사는 것

그리고는 결코 살아 본 적이 없는 듯 무의미하게 죽는 것.'

 

 

하늘을 보면 하늘이 마음에 펼쳐지고
꽃을 보면 꽃이 내 안에서 피어난다.
바람을 안는 이 새가 되어 허공을 날고
구름은 품은 이 비가 되어 대지를 적신다 

 

 

목계장터

 

                 -  신 경 림

 

하늘은 날더러 구름이 되라 하고
땅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네
청룡 흑룡 흩어져 비 개인 나루
잡초나 일깨우는 잔바람이 되라네
뱃길이라 서울 사흘 목계 나루에
아흐레 나흘 찾아 박가분 파는
가을볕도 서러운 방물장수 되라네
산은 날더러 들꽃이 되라 하고
강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산서리 맵차거든 풀속에 얼굴 묻고
물여울 모질거든 바위 뒤에 붙으라네
민물 새우 끓어넘는 토방 툇마루
석삼년에 한 이레쯤 천치로 변해
짐부리고 앉아 쉬는 떠돌이가 되라네
하늘은 날더러 바람이 되라 하고
산은 날더러 잔돌이 되라 하네 

 

 

올 새해 첫날을 맞으며 나는 특별한 다짐을 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일년이 금방 지날터인데...

아 벌써 3월이다. 시간 참 빠르다  

 

청춘은 영원하지 않다

흔히 나이가 그 기준이 되지만, 우리 삶의 어떤 부분을 가르켜 특히 그걸 꽃다운 시절이라든가 하는 식으로 표현하는 수가 있다. 그러나 세상 일이 항상 그러하듯, 꽃답다는 것은 한번 그늘지고 시들기 시작하면 그만큼 더 처참하고 황폐하기 마련이다. - 젊은날의 肖像 中에서 -

 

그래

세상을 살면서 가장 소중하고 제일 중요한 날은 바로 오늘이다. 꽃잎지고 시들기 전까지 열심히 사는것뿐이다. 그 다음은 운명이라 생각하며 

열심히 사랑하고

열심히 산에 오르고

열심히 자전거를 타고 달리자 

 

 

인디언들이 말하는 3월은?

 

어린 봄의 달 / 무스코키 족

개구리의 달 / 요마하 족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 체로키·족
연못에 물이 고이는 달 / 퐁카 족·

한결같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달 / 아라파호 족
암소가 송아지 낳는 달 / 수우 족 
훨씬 더디게 가는 달 / 모호크 족
가운데 손가락 달, 물고기 잡는 달 / 클라마트 족
잎이 터지는 달 / 테와 푸에블로 족
바람이 속삭이는 달 / 호피 족

 

▲ 생각처럼 그리움처럼... 길은 실낱 같다 ⓒ 2013 한국의산천

 

 

3월의 詩

 

3월에는

 

            - 최 영 희  

 

어디고 떠나야겠다

 

제주에 유채꽃 향기
늘어진 마음 흔들어 놓으면
얕은 산자락 노란 산수유
봄을 재촉이고
들녘은 이랑마다
초록 눈,
갯가에 버들개지 살이 오르는
삼월에는
어디고 나서야겠다

 

봄볕 성화에 견딜 수 없다.

 

▲ 섬 그섬에 내가 왔다 ⓒ 2013 한국의산천

 

섬 모두가 갈망하는 그곳, 사랑과 구원의 섬

문득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이 떠올랐다  사랑과 구원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감독 김기덕  

 

이라는 한적하고 외진 낚시터를 배경으로 한 여자와 한 남자의 엽기적인 사랑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성 심리를 다룬 김기덕 감독의 네 번째 작품.   

 

  숲 속의 외진 길을 지나야 다가갈 수 있는 '섬' 낚시터. 세상과 격리된 듯한 몽환적 분위기를 간직한 낚시터의 주인 희진(서정 분)은 낚시꾼들에게 낮에는 음식을 팔고, 밤에는 몸을 팔며 살아간다. 어느날 다른 남자와 사랑에 빠진 애인을 살해한 전직 경찰 현식(김유석 분)이 낚시터로 찾아들고 희진은 삶을 체념한 듯한 현식을 주의깊게 바라본다. 좌대에 짐을 푼 현식은 고뇌 끝에 권총으로 자살을 시도하지만 희진은 좌대 밑으로 잠수하여 현식의 허벅지를 송곳으로 찔러 자살을 막는다. 이 일을 계기로 그들 사이엔 묘한 교감이 생긴다.

 낚시터에 검문을 온 경찰들이 들이닥치고, 마침 그 낚시터에 은둔 중이던 또 다른 수배자 하나가 도주하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중상을 입는다. 그 광경을 목격한 현식의 불안감은 극에 달하고, 상황을 참지 못한 현식은 낚시바늘을 입에 넣고 자해를 시도한다.

 

  희진은 경찰을 따돌려 현식을 구하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 현식을 섹스로 치유한다. 희진의 섹스는 현식에게 있어 정신적 불안과 육체적 고통을 잊게 해주는 마약이 된다. 그날 이후 급속도로 가까워진 그들은 평화로운 한 때를 보내지만, 현식은 희진의 집착적 사랑과 공간적 고립감을 견디지 못하고 떠날 결심을 한다. 그러나 현식은 희진을 벗어날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는다. 그들은 서로의 미끼에 걸려든 물고기와 같은 존재가 되어 버리고 예기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게 된다.

 

  마지막 장면에 그들은 물위에 떠 있는 집에 모터를 단채로 한없이 강 위를 떠돈다. 그러다 마지막에 서정이 죽은 채로 발견이 된다.

 

  김기덕 특유의 가학적 상상력에다, 공간과 색을 다루는 회화적 감각이 돋보이는 영화다. 특히 그림 같은 집들이 둥둥 떠있는 몽환적인 분위기의 시골 낚시터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제57회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었다.(영화평론에서 펌) 

 

출발에 앞서 이슬비가 뿌리지만 비가 오면 어떠랴.

길이 끝나고 어디로 가야할지 모를 때 그때가 바로 여행의 시작이다.  

 

▲ 섬 ... 섬의 촬영지 안성 고삼저수지 풍경보기 >>> http://blog.daum.net/koreasan/15604529

 

 

3월

 

             - 오 세 영

 

흐르는 계곡 물에
귀기울이면
3월은
겨울옷을 빨래하는 여인네의
방망이질 소리로 오는 것 같다. 

 

만발한 진달래 꽃숲에
귀기울이면
3월은
운동장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함성으로 오는 것 같다.

 

새순을 움 틔우는 대지에
귀기울이면
3월은
아가의 젖 빠는 소리로
오는 것 같다.

 

아아, 눈부신 태양을 향해
연녹색 잎들이 손짓하는 달, 3월은
그날, 아우내 장터에서 외치던
만세 소리로 오는 것 같다. 

 



3월

 

             - 나 태 주

 

어차피 어차피
3월은 오는구나
오고야 마는구나
2월을 이기고
추위와 가난한 마음을 이기고
넓은 마음이 돌아오는구나
돌아와 우리 앞에
풀잎과 꽃잎의 비단방석을 까는구나
새들은 우리더러
무슨 소리든 내보라 내보라고
조르는구나
시냇물 소리도 우리더러
지껄이라 그러는구나
아, 젊은 아이들은
다시 한번 새 옷을 갈아입고
새 가방을 들고
새 배지를 달고
우리 앞을 물결쳐
스쳐가겠지
그러나 3월에도
외로운 사람은 여전히 외롭고
쓸쓸한 사람은 쓸쓸하겠지

 

 
 

 

3월로 건너가는 길목에서

 

             - 박 목 월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결에는
싱그러운 미나리 냄새가 풍긴다.
해외로 나간 친구의
체온이 느껴진다.
참으로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골목길에는
손만 대면 모든 사업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다.
동·서·남·북으로
틔어 있는 골목마다
수국색(水菊色) 공기가 술렁거리고
뜻하지 않게 반가운 친구를
다음 골목에서
만날 것만 같다.
나도 모르게 약간
걸음걸이가 빨라지는 어제 오늘.
어디서나
분홍빛 발을 아장거리며
내 앞을 걸어가는
비둘기를 만나게 된다.
ㅡ무슨 일을 하고 싶다.
ㅡ엄청나고도 착한 일을 하고 싶다.
ㅡ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2월에서
3월로 건너가는 바람 속에는
끊임없이 종소리가 울려오고
나의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아난다.
희고도 큼직한 날개가 양 겨드랑이에 한 개씩 돋아난다.

 



삼월

 

          - 임 영조

 

밖에는 지금
누가 오고 있느냐
흙먼지 자욱한 꽃샘바람
먼 산이 꿈틀거린다

 

나른한 햇볕 아래
선잠 깬 나무들이 기지개켜듯
하늘을 힘껏 밀어올리자
조르르 구르는 푸른 물소리
문득 귀가 맑게 트인다

 

누가 또 내 말 하는지
떠도는 소문처럼 바람이 불고
턱없이 가슴 뛰는 기대로
입술이 트듯 꽃망울이 부푼다

 

오늘은 무슨 기별 없을까
온종일 궁금한 삼월
그 미완의 화폭 위에
그리운 이름들을 써놓고
찬연한 부활을 기다려본다.


3월

 

                    - 이 생 진
 
남쪽 공단에 마이크를 들이댄다
「올봄에 계획이라도 있으면?」
「저는요 올봄에 적금 타는 게 있거든요
그것으로 아버지 경운기 사드릴래요.」
가냘픈 소녀의 목소리
얼굴을 숨겨놓은 검은 스피커 상자
그것만 봐도 눈시울이 시큰거린다
「아버지에게 경운기 사 드릴래요
농촌에선 그게 필요하거든요.」 

 

마이크는 꺼지고
봄소식 전하는 노래가 들려온다
남쪽엔 고운 마음씨 때문에
고운 봄이 오겠다


 


3월은 말이 없고

 

                -  황 금 찬

 

얼음이 풀린 논둑길에
소리쟁이가 두 치나 솟아올랐다.
이런 봄
어머님은 소녀였던 내 누님을 데리고
냉이랑 꽃다지
그리고 소리쟁이를 캐며
봄 이야기를 하셨다.

 

논갈이의 물이 오른 이웃집
건아 애비는
산골 물소리보다도 더 맑은 음성으로
메나리를 부르고
산수유가 꽃잎 여는 양지 자락엔
산꿩이
3월을 줍고 있었다.

 

흰 연기를 뿜어 울리며 방금
서울행 기차가 지나가고
대문 앞에서 서성이며
도시에서 올 편지를 기다리는
정순이의 마음은
3월 아지랑이처럼 타고 있었다.

 

이 3월이
두고온 고향에도
찾아왔을까
천 년 잠이 드신 어머님의 뜰에도
이제 곧 고향 3월을
뜸북새가 울겠구나.

 

고향을 잃어버리면
봄도 잊고 마느니
우리들 마음의 봄을 더 잃기 전
고향 3월로 돌아가리라.
고향의 봄은 나를 기다리고 있다.

 


 

삼월

 

             - 김 광 섭

 

삼월은 바람쟁이
가끔 겨울과 어울려
대폿집에 들어가 거나해서는
아가씨들 창을 두드리고
할아버지랑 문풍지를 뜯고
나들이 털옷을 벗긴다

 

애들을 깨워서는
막힌 골목을 뚫고
봄을 마당에서 키운다
수양버들 허우적이며
실가지가 하늘거린다

 

대지는 회상
씨앗을 안고 부풀며
겨울에 꾸부러진 나무허리를 펴주고
새들의 방울소리 고목에서 흩어지니
여우도 굴 속에서 나온다

 

삼월바람 사월비 오월꽃
이렇게 콤비가 되면
겨울왕조를 무너뜨려
여긴가 저긴가
그리운 것을 찾아헤매는 이방인

 

 

 

 

 
삼월에 쓴 편지

 

                     - 하재일

 

잇속이 유난히 흰 여학생들은
까르르까르르 잘도 웃는다
콩새마냥 교실 가득 이리저리로
함박웃음이 잘도 날아다니다가
투명한 유리창에 몇은 부닥쳐
바닥에 굴러 떨어지기도 하고
누군가 열어논 창문 틈으로
몇은 재빠르게 튀어나가 하늘로
멀리 꼬리를 감추기도 하고
또 그중엔 칠판이나 교탁, 아니면
낙서가 간간이 보이는 옆벽면에 튕겨
간지럽게 되돌아오기도 한다
나는 그러한 무질서한 웃음을 매우 좋아하며
창문 밖에 내리는 진눈깨비를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독감이 든 내 몸 한쪽에서
불현듯 찾아오는 우울한 풍경도 만난다

 

 


삼월의 새

 

                         - 나태주

 

삼월에 우는 새는 새가 아닙니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그것들은 나무의 열매들입니다.
이 가지 저 가지로 옮겨앉으며
울 줄도 아는 열매들입니다.

 

시방 새들의 성대는
부글부글 햇살을 끓이고 있고
햇살은 새들의 몸뚱이에 닿자마자
이슬방울이 되어 퉁겨납니다.
새들의 울음소리에 하늘은 모음으로 짜개집니다.

 

보셔요,
우물터에 앉아 겨울 내복을 헹구는
누이의 눈을.
눈물 번지는 벌판에 타오르는 아지랑이
그 아지랑이 속을 솟아오르는
누이 눈 속의 종달새 한 마리를 …

 

삼월에 우는 새는 새가 아닙니다.
나뭇가지 끝에 걸린
울 줄도 알고 날 줄도 아는
그것들을 벌써
우리 마음속에 그려진 하나의 파일들입니다.

 

 
삼월의 시

 

                               - 김현승

 

내가 나의 모국어로 삼월의 시를 쓰면
이 달의 어린 새들은 가지에서 노래하리라,
아름다운 미래와 같이
알 수 없는 저들의 이국어로.

 

겨우내 어버이의 사랑을 받지 못한
아이들이 이제는 양지로 모인다,
그리고 저들이 닦는 구두 콧부리에서
삼월의 윤이 빛나기 시작한다!

 

도심엔 시청 지붕 위 비둘기들이
광장의 분수탑을 몇 차롄가 돌고선
플라타너스 마른 뿔 위에 무료히 앉는
삼월이기에 아직은 비어 있다.

 

그러나 0속에 모든 수의 신비가
묻혀 있듯,
우리들의 마음은 개구리의 숨통처럼
벌써부터 울먹인다. 울먹인다.

 

그러기에 지금
오랜 황금이 천리에 뻗쳐 묻혔기로
벙그는 가지 끝에 맺는
한 오라기의 빛만은 못하리라!

 

오오, 목숨이 눈뜨는 삼월이여
상자에 묻힌 진주를 바다에 내어주라,
이윽고 술과 같이 출렁일 바다에 던지라!

 

그리하여 저 아지랭이의 요정과 마법을 빌려
핏빛 동백으로 구름빛 백합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라! 다시 피게 하라!
출렁이는 마음― 그 푸른 파도 위에……

 

 

2013년 2월 28일 목요일

“주님은 우리에게 햇볕이 내리쬐고 산들바람이 부는 날들을 주셨지만 거센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부는 순간도 있었다”며 “그때는 마치 신이 주무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교회를 사랑하는 것은 어렵고 힘든 결정을 내리는 용기를 가져야 함을 뜻합니다. " 베네딕토 16세 / 교황
참석자들은 교황의 마지막 인사에 존경과 감사를 표했습니다.

 

문화일보 사설[2013년 02월 12일(火)]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명예로운 退任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교황직 사임이 가톨릭 신자를 넘어 전 세계인에게 감동과 충격을 주고 있다.

종신직인 교황의 생전(生前) 사임이 1294년 첼레스티노 5세 이후 719년 만이며, 가톨릭 내부 사정이 작용한 것으로 알려진 그레고리 12세(1415년)로부터 따져도 598년 만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 무게가 엄청나다.

 

 86세 생일을 두 달 앞둔 베네딕토 16세가 11일 추기경회의에 제출한 성명은 종교인에게는 물론 일반인에게도 명예로운 퇴임(退任)의 전범을 보여주기에 충분하다. 교황은 “하느님 앞에서 나의 양심을 거듭 성찰한 결과 고령으로 더는 교황의 직무를 적절히 수행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확신에 이르렀다”면서 “완전한 자의에 의해 추기경단이 나에게 부여한 성베드로의 후계자인 교황직의 포기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또 “나를 도와준 분들의 사랑과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하며 나의 부족함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앞으로의 삶을 기도에 전념해 신에게 헌신하겠다”는 말로 매듭지었다. 자신이 물러나는 순간까지 엄격한 자기 성찰과 겸손, 사랑과 감사, 그리고 헌신의 중요성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전 세계 가톨릭교회 수장(首長)인 교황은 교회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대리자이자 사도 베드로의 후계자로 막강한 권한을 갖는다. 천주교 교회법에 의해 스스로 사임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전통을 중시하는 교황청 분위기상 재임중 퇴위(退位)는 ‘역사적 결단’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7년10개월에 걸친 베네딕토 16세 시대는 오는 28일 오후 8시를 기해 막을 내린다. 베네딕토 16세는 아름다운 뒷모습을 남김으로써 더 존경받는 교황상(像)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나아가 교황청이 더 민주적·개방적으로 바뀌는 것은 물론 가톨릭 교계 전체의 쇄신과 발전 계기도 만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일보]

 

▲ 교황 “차기 교황을 경배하고 순종하겠다” 퇴임식 없이 마지막 인사

 

  교황 베네딕토 16세(86)가 28일 오후 8시 퇴임식 없이 교황직에서 물러났다. 베네딕토 16세는 이날 콘클라베(새 교황을 선출하는 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탈리아 로마에 모인 추기경들을 접견했다. 교황은 추기경단에 “나는 차기 교황을 경배하고 순종하겠다”고 밝혔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그는 “(콘클라베 과정에서) 추기경들이 오케스트라처럼 일치와 조화를 이루기 바란다”며 “추기경들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덧붙였다.


  베네딕토 16세는 오후 5시쯤 교황의 여름 별장 ‘카스텔 간돌포’로 이동했다. 그의 직무는 오후 8시 별장 정문이 닫히고 교황을 경호하던 스위스 근위대가 별장을 떠나는 것으로 공식 종료됐다. 교황은 이곳에 머물다가 새 교황이 선출되면 바티칸시국 내의 수도원으로 거처를 옮긴다.

 

  베네딕토 16세는 퇴임 전날인 27일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15만여명을 향해 “주님은 우리에게 햇볕이 내리쬐고 산들바람이 부는 날들을 주셨지만 거센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부는 순간도 있었다”며 “그때는 마치 신이 주무시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파도와 바람은 교황 재임기에 불거졌던 성직자들의 아동 성학대 사건 등 각종 추문을 뜻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교황은 “그러나 나는 주님께서 배 안에 함께하시며, 교회라는 이 배가 주님의 것이라는 사실을 항상 알고 있었다”며 “주님은 이 배가 가라앉도록 내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 28일 퇴임하는 교황 베네딕토 16세 … 생전 사임은 598년 만에 처음

 

교황 베네딕토 16세(86)가 '신의 사도'의 자리를 7년 10개월 만에 스스로 내려놓는다. 종신 임기의 교황이 생전에 자리에 물러나는 것은 1415년 그레고리우스 12세 이후 598년 만이다.

 

 바티칸의 페데리코 롬바르디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간) "교황이 2월 28일 저녁 8시(한국 시간 3월 1일 오전 4시) 사임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베네딕토 16세는 추기경들과의 회의에서 "복음을 전달하려면 건강한 몸과 마음이 모두 필요하지만 나의 기력이 교황 일을 계속 수행할 만큼 충분치 않다는 확신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8일 저녁 8시를 기해 가톨릭 로마 주교직, 성 베드로의 후계자 직무를 내려놓는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바티칸 측은 부활절 이전에 새 교황을 뽑는 콘클라베가 치러질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부활절은 3월 31일이며, 24일경 콘클라베가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86세인 베네딕토 교황은 선종한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2005년 4월 19일 제265대 교황이 됐다. 교황의 자리에 올랐을 당시 나이는 78세로, 1730년 교황 클레멘스 12세 이후 275년간 선출된 교황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다. 본명은 요제프 라칭거(Joseph Ratzinger)로, 1927년 4월 16일 독일 남부의 바이에른 주 마르크트 암인에서 태어났다. 교황명 베네딕토는 라틴 어로 '축복'이라는 뜻이다.

 

  독일어를 비롯해, 라틴어 등 10개 언어를 구사하며, 전 세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기부하는 자선 단체 라칭거 재단의 창설자이자 후원자이기도 하다. 재직 중에는 종교적, 이념적 편견의 벽을 허물고자 노력했다.

특히 2011년에는 교황으로서 처음으로 국제 우주 정거장의 직원들과 화상 통화를 하고, 지난해 12월에는 트위터 계정(@pontifex)을 개설하며 하루만에 팔로워 수가 36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