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산천

거친 호흡 몰아쉬며 바람 저편 굽이치는 산맥 넘어 손의 자유 발의 자유 정신의 자유.

아름다운 가을의 전설 영종도 라이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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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B등산여행

2020. 11. 16.

아름다운 가을의 전설

영종도 그 가을속으로

 

가을

             - 김 지 하

 

어지럼증을 앓는 어머니 앞에
그저 막막하더니
집을 나서는데
다 시든 낙엽을 밟으니
발바닥이 도리어 살갑구나.

 

가을

           - 정 호 승

 

하늘다람쥐 한 마리
가을 산길 위에 죽어있다

도토리나무 열매 하나
햇살에 몸을 뒤척이며 누워있고

가랑잎나비 한 마리
가랑잎 위에 앉아 울고 있다

 

단풍

           - 김 종 상

빨갛게 익어가는 감을 닮아서
잎사귀도 빨갛게 물이 들었네.
감나무에 떨어진 아침 이슬은
감잎에 담겨서 빨강 물방울.

 

샛노란 은행알이 달린 가지에
잎사귀도 노랗게 잘도 익었네.
은행나무 밑으로 흐르는 냇물
은행잎이 잠겨서 노랑 시냇물.

 

가을꽃

                   - 손 병 흥

 

마른 풀향기 그윽한 어느 가을날
홀로 찬바람 불어오는 산자락 따라
더욱 따사로운 미소로 피고지는 가을꽃
그 기품 그 기개 매력 쫓아
찬이슬 훑어가며 한번 더 보고픈
거친 비바람 된서리 조차 물리쳐버린
당당하게시리 겸손 잃지 않은 채 피어나는 꽃
눈에 잘 띄는 화려한 뜨락피해
스스로 외롭게 피어난 쓸쓸한 삶
그저 소신껏 피고 지는 청결 고아한 기상
때 되면 아낌없이 스러져버릴 줄 아는 지혜
가을볕 서늘바람 속에서도 그 향길 내뿜는
엷은 고통속에서도 풍기려드는 가을꽃 몸가짐이
그날따라 너무나 신선하고 감동스럽기조차 하였다.

 

가을꽃

                   - 정 호 승

 

이제는 지는 꽃이 아름답구나
언제나 너는 오지 않고 가고
눈물도 없는 강가에 서면
이제는 지는 꽃도 눈부시구나

진리에 굶주린 사내 하나
빈 소주병을 들고 서있던 거리에도
종소리처럼 낙엽은 떨어지고
황국도 꽃을 떨고 뿌리를 내리나니

그동안 나를 이긴 것은 사랑이었다고
눈물이 아니라 사랑이었다고
물 깊은 밤 차가운 땅에서
다시는 헤어지지 말자 꽃이여

 

가을의 기도

 

                   - 김 현 승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
낙엽들이 지는 때를 기다려 내게 주신
겸허한 모국어로 나를 채우소서

 

가을에는
사랑하게 하소서
오직 한 사람을 택하게 하소서
가장 아름다운 열매를 위하여 이 비옥한
시간을 가꾸게 하소서

 

가을에는
호올로 있게 하소서

나의 영혼
굽이치는 바다와
백합의 골짜기를 지나
마른 나뭇가지 위에 다다른 까마귀같이

 

사랑에 답함
                 - 나 태 주

 

예쁘지 않은 것을 예쁘게
보아주는 것이 사랑이다


좋지 않은 것을 좋게
생각해주는 것이 사랑이다

 

싫은 것도 잘 참아주면서
처음만 그런 것이 아니라

 

나중까지 아주 나중까지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랑이다.

 

가을사랑

                   - 도 종 환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할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하였기 때문에
나의 마음은 바람부는 저녁숲이었으나
이제 나는 은은한 억새 하나로 있을 수 있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때의 내 마음은
눈부시지 않은 갈꽃 한 송이를
편안히 바라볼 때와 같습니다

 

당신을 사랑할 수 없었기 때문에
내가 끝없이 무너지는 어둠 속에 있었지만
이제는 조용히 다시 만나게 될
아침을 생각하며 저물 수 있습니다

 

지금 당신을 사랑하는 내 마음은
가을 햇살을 사랑하는 잔잔한 넉넉함입니다

 

▲ 잘가라 손 흔들어 주는 억새 ⓒ 한국의산천

 

가을 억새

              -  정 일 근

 

때로는 이별하면서 살고 싶은 것이다

가스등이 켜진 추억의 플랫폼에서

마지막 상행선 열차로 그대를 떠나보내며

눈물에 젖은 손수건을 흔들거나

어둠이 묻어나는 유리창에 이마를 대고

터벅터벅 긴 골목길 돌아가는

그대의 뒷모습을 다시 보고 싶은 것이다

 

 

사랑 없는 시대의 이별이란

코끝이 찡해오는 작별의 악수도 없이

작별의 축축한 별사도 없이

주머니에 손을 넣고 총총총

제 갈 길로 바쁘게 돌아서는 사람들

사랑 없는 수많은 만남과 이별 속에서

이제 누가 이별을 위해 눈물 흘려주겠는가

 

 

하산길 돌아보면 별이 뜨는 가을 능선에

잘 가라 잘 가라 손 흔들고 섰는 억새

때로는 억새처럼 손 흔들며 살고 싶은 것이다

가을 저녁 그대가 흔드는 작별의 흰 손수건

내 생에 가장 깨끗한 눈물 적시고 싶은 것이다.

 

정일근 시집 <나에게 사랑이란 > - 시선사

 

가을하늘을 보며

 

       - 박 재 삼

 

일년 중 제일로
찬란하게 내리는
이 햇빛을 송두리째 받고
지금 곡식이 팽팽하게
여물이 다 든
이 빛나는 경치를 보게.
거기다 바람까지
살랑살랑 어느새
찬바람을 거느리고
잎새 둘레에 왔네.

이런 가을을
그 많은 세월 중
4분의 1이나 맞이하는 것이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
물 맑고 공기 좋은
여기를 피하고
도회지로 몰린 사람들아.
사람이 살기 편한
이 절실한 가을을
몸에 붙이지 않고
살이 어떻게 찔꼬.

섭섭하게
아주 섭섭하게
가을하늘만 드높이 개었네.

 

 

낙엽

 

- 공 재 동

 

가을
나무들
엽서를 쓴다


나뭇가지
하늘에 푹 담갔다가
파란 물감을
찍어내어


나무들
우수수
엽서를 날린다


아무도 없는
빈 뜨락에


나무들이
보내는
가을의 엽서

 

낙엽소리

         - 이 생 진

이거야
가을의 꽃이불
바로 이거야
나를 그 위에 눕게 하고
누워서 백운대 넘어가는
구름을 보며
이거야 바로 이거
나는 하루종일 아이가 되어
뒹글뒹글 놀다가
어미가 그리우면
아이처럼 울고
이거야 이거

 

낙엽에 띄우는 엽서

 

             - 고 은 영


잘 가라 그대
기쁨이 되었던 그대
사랑으로 머물던 지상에
행복했던 기억을 접고
찬란한 웃음을 떼어놓으며
암전으로 돌아서 가는구나

 

아, 고뇌의 흔적으로 비워 낸 넋들은
그 뜨겁던 청춘을 내려놓고
고통으로 멍든 붉은빛 눈물과
이별을 수놓는 노란빛 손수건을 흔들며
이제 떠나가는구나
저 먼 레테의 강

 

▲ 예단포에서 커피 마시기

 

▲바닷물 조수만의 차이가 큰 그믐이라서 예단포구에는 바닷물로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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