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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나무 2011. 4. 23. 11:50

 

 

 

 

그러던 어느 날,

나는 아이들을 이끌고 춘천 시외버스 터미널로 갔다.

그곳에서 강원도 내륙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홍천, 횡성, 평창, 진부, 정선, 삼척 ....

그곳이 어디쯤인지 가늠하기 어려운 강원도 내륙 깊숙한 국도변에서

차를 내린 나는 아이들을 이끌고 또 그곳이 어디인 줄도 모르고 마냥 걸어갔다.

 

그때 문득 내가 [말]지 연재를 처음 시작할 때 만났던

지복덕 할머니가 생각났다.

겨울의 초입,

강원도 국도변을 타박타박 걸어가던 그 할머니가.

 

지복덕 할머니가 내게 아이 셋을 이끌고 춘천 땅으로 오게 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 먼길을 떠나올 수 있는 용기를 준 것인지도.

할머니가 내게 말은 안 했지만,

도붓짐 등에 지고 해 기우는 국도변을 타박타박 걸어가던 그 모습이

내게 가르쳤는지도 모른다.

 

 인생은 이렇게 걷는거야. 두려워할 것 없어.

걷다 보면 당도하는 곳이 있게 마련이지.

 

우리같이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오직 걷는 것,

누구의 힘도 빌릴 것 없이 오로지 내 튼튼한 두 발로

내 앞에 떨어진 인생길을 타박타박 걸어가는 것,

거기에서 힘이 나오는 거라구.

 

그 흔한 탈 것 한번을 안타고,

말 그애로 누구의 도움 하나도 구하지 않고

 

의연하게, 당당하게, 공것은 원하지도 않고

그저 내 한발 내딛는 딱 그만큼씩만 얻으며. 

 

 

p.s. ~ 이 책은 2002년 전국 방방곡곡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들끓던 해의 시대 상황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