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태 이야기/생태적 삶과 & 환경 이야기

2010. 7. 28. 08:29

이라크 전쟁은 얼마나 많은 탄소를 배출했을까?

 

전쟁이 앗아가는 수많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 앞에서, 전쟁의 환경영향을 평가하는 것은 자칫 무례한 일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대의 군대는 전쟁터만이 아닌 일상에서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한다. 전쟁을 위해 방대한 양의 에너지를 탐욕스럽게 소비하고, 엄청난 온실가스를 배출해 기후변화를 앞당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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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모든 탄소발자국을 정확하게 계산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전쟁처럼 복잡하고 혼돈스러운 경우에는 더더욱 그렇다. 핵무기를 동원한 현대 전쟁의 탄소발자국을 학술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다음과 같다. 15킬로톤 급 핵탄두 50개의 폭발은 도시를 황폐화시킴으로서 약 6억9천만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이는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보다 많은 양이다.

하지만 핵폭발만으로 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아니다. 2003년 이라크에서 미군의 군사작전이 시작된 이래 발생한 재정비용은 1조 3천억 달러에 달하며, 여기에 부상병의 평생 의료비용으로 6천억 달러가 더해진 상태다. 이 수치에 영국의 보건 및 방위산업 탄소집약도를 적용하면, 탄소배출량을 대략 계산할 수 있다. 이 계산 방식을 따르면, 이라크에서 진행된 미군의 군사작전은 최소 1억 6천만톤에서 최대 5억톤의 CO2e를 배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군대의 의료서비스를 위해 배출된 8천만 톤의 CO2e를 추가해야 한다.

이와 같은 배출량에 몇 퍼센트를 추가해 연합군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하고, 저항세력의 활동으로 발생한 1%가량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더하면, 총 2억 5천만톤에서 6억톤에 달하는 온실가스가 발생했다는 계산이 가능하다. 이는 영국의 모든 국민이 비행기를 타고 홍콩을 2-3회 왕복하는 것과 맞먹는다. 더욱이 이 수치는 폭발을 통해 직접 배출된 온실가스는 제외한 양이다.

전쟁과 탄소배출을 연결 짓는 것은 거북할 뿐더러 방법론적으로도 불가능에 가깝다. 전쟁이 인간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2차적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고려하기 시작하면 더더욱 복잡해진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전쟁을 막는 것이 평화 유지뿐만 아니라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를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일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과 가정에서 제아무리 온실가스를 줄인다 하더라도 전쟁이 발생하게 되면 많은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기후변화행동연구소 이윤주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