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생태 이야기/생태적 삶과 & 환경 이야기

2014. 12. 8. 09:31

“기후변화의 다음 전장(戰場)은 법정이 될 것"

 

“기후변화의 다음 전장(戰場)은 법정이 될 것이다.” 지난 10월 9일 발간된 한 보고서내린 결론이다. ‘캐나다 정책대안센터(Canadian Centre for Policy Alternatives)’에 따르면, 기후과학의 진전으로 기후변화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분이 분명해지면서 멀지 않아 화석연료를 이용하는 기업들에게 기후변화 피해의 책임을 묻는 소송이 가시화할 수 있다.


국제소송을 둘러싼 현재의 논의를 고려할 때 기후변화 책임 소송은 해당 기업의 소속 국가뿐만 아니라 기후변화 피해를 입은 모든 국가가 제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약하면 기후과학과 현재의 법체계를 고려했을 때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시간 문제일 뿐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출처: www.aptmags.com


2010년 전 세계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공공 및 민간영역의 피해는 5910억 캐나다 달러(약 560조원)으로 추정된다. 캐나다에 국한하면 ‘환경과 경제에 관한 국가 원탁회의(National Roundtable on the Environment and the Economy)가 2020년까지 기후변화 피해액을 매년 50억 캐나다 달러(4조7400억 원)로 계산하기도 했다. 피해 규모와 원인이 분명해질수록 기후변화 피해에 따른 손실과 보상, 기후변화 적응대책에 드는 비용은 과연 누가 지불해야 하는지 논란이 거세질 전망이다. 


기후변화의 피해에 따른 배상 청구 소송은 미국에서 이미 몇 차례 준비된 적이 있다. 가장 가까운 예는 지난 5월 미국의 대형 보험회사인 Farmers Insurance가 “시카고 시 등이 기후변화로 홍수 등 기상재해가 반발할 것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준비에 소홀했다”며 제기하려 했던 손해배상소송이다. 이 소송은 준비 단계에서 결국 중단되었지만, 앞으로 이와 유사한 시도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운 소송 분야들이 그런 것처럼 아직까지는 소송 승리에 대한 전망이 불투명해 신중한 검토 단계에 있지만, 피해액이 계속 증가하게 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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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기후변화 피해배상 소송 움직임(출처: 캐나다 정책대안센터, 2014)


이번 보고서가 주목되는 또 다른 이유는 EnCana, Suncor, Canadian Natural Resources, Talisman, Husky 등 캐나다 기업 5곳을 대상으로 개별 기업들이 책임져야할 기후변화 피해액을 계산했기 때문이다. 기준은 2010년 전 세계 기후변화 피해액 5910억 캐나다 달러(560조원). 여기에 각 기업이 1751년부터 2010년까지 배출한 온실가스 배출총량의 비율(%)을 적용하면 기업마다 책임져야할 액수가 계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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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기업 5곳의 기후변화 책임(출처: 캐나다 정책대안센터, 2014)


기후변화 소송에 관한 논의는 아직 초기 수준에 있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다른 오염물질의 피해 보상, 약품의 부작용에 대한 법적 처리, 불량제품에 대한 소비자 소송 등 다른 분야에서 이루어진 진전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기후변화 책임소송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나라에서도 타 국가들이 우리나라 기업들을 상대로 기후변화 피해보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기후변화행동연구소 안병옥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