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쾌한 수다

명쾌한 판사 2008. 11. 3. 10:43

 

 

 

 

 

진리, 자유, 평화, 사랑 등과 같은 덕목의 하나 '정의'!

이러한 '정의'는 조형으로서도 독특하게 표현되는데요,

바로 '정의의 '입니다.

 



각 국의 정의의 조각상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볼 수 있는 광장 등에 세워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대법원의 '정의의 여신상'은 어떨까요???

  

 

▲박충흠, 정의의 여신상, 100x100x180cm, 청동, 대법원 대법정 출입문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오른손에는 저울을 높이 들고 있고, 왼손에는 법전을,

옷은 한국 전통 의복을 입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양의 다른 여러 나라들과는 달리

눈가리개가 없이 눈을 뜬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점때문에 세간에 많은 논란과 오해가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논란은 정의의 여신상의 기원과 여신상의 여러 상징적 요소들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지금부터 그 오해를 파헤쳐 봅시다^^

  

테마1.  눈을 뜨고 있으면 인간의 선입견과 주관이 반영되어 정의를 해친다 !?

 

최초의 '정의의 여신상'은 고대 그리스의 '디케' 상 이었습니다.

  

 

 

본래 질서와 계율의 상징이었던 여신상 디케.

이후 고대의 정의의 여신상들은 이 '디케'처럼 눈을 가리지 않았었는데요,

이 이유는 신()이었기 때문에

눈을 가리지 않아도 공정하게 심판할 수 있다

믿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근대 이후 인간의 이성이 발달하면서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상들이 등장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인간의 이성이 개입되면 선입견과 주관이 공정한 판결에 영향을 줄것이라는 생각은

예술가의 감성과 맞물리며 근대 이후 수많은 '눈을 가린 정의의 여신상'을 낳았습니다.

그러나 그 속엔 커다란 모순이 있습니다.

 

인간의 이성이 개입될 여지를 논한다면,

정의를 나타낼 조각상에 굳이 '여신'이라는 명칭을 붙일 필요가 있었을까요?

'신'은 이미 눈으로 볼 수 있는 증거에 의한 주지성과 판단능력을 부여 받았고, 

또한 '신'으로서 인간의 사회를 바로 보고 정의를 찾기 위해서는

차라리 눈을 번쩍 뜨고 있는 편이 더욱 이치에 맞습니다.

인간의 선입견과 이성이 반영될 것이 두려워 눈가리개로 눈을 가려야 했던 인간 조각상이라면

오히려 정의의 '여신상'보다는 정의의 '여인상'이라는 명칭을 붙여줬어야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또한, 정의의 눈가리개는 정작 자신의 손 안에 있는 칼과 저울,

법전 마저도 볼 수 없는 커다란 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그리스의 고대 철학자 크리시푸스(Chrysippus)는 말하기를

 

"정의는 순진성의 상징으로 처녀의 타이틀을 갖고 있고,

어떠한 사물에도 아첨하려는 언어를 갖고 있지 않다" 고 하였습니다.

 

눈가리개는 정의의 얼굴에 표정을 숨겨 사악한 자에게 공포를,

선한 자에게 용기를 자극시키는 목적을 이행하지 못합니다.

결국 불편부당성(不偏不當性)의 상징으로서의 본질은 눈가리개가 아니라,

정의를 올곧이 바라볼 수 있는 '' 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뉴욕의 변호사 시먼즈(A.Simmonds)는 앞으로 정의의 여신상은

오히려 눈가리개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실제로도 외국의 여러 나라에서 눈을 뜬 정의의 여신상의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 독일 브레멘 법원의 정의의 여신상      ▲ 프랑크푸르트 뢰머광장의 정의의 여신상  

 

(그외, 비엔나 법무부 대강당의 정의의 여신상,

함부르크 시청의 대축하연장의 정의의 여신상 등 다수)

 

 

테마2. 칼 대신 법전을 들고 있어서 법으로서의 힘이 없다!?

 

세계 여러 정의의 여신상들은 대부분 한 손에 '칼'을 들고 있습니다.

이는 정의의 여신상의 기원인 '디케'가 칼을 들고 있었던 모델에서 유래한 것입니다.

그러나, 국가적·민족적 정서와 예술가적 상상력에 의해

예술작품은 하나의 테마를 놓고도 여러형태로 나타날수 있기에

어떤 조각상들은 칼을 치켜들기도, 칼을 바닥으로 향하게 내려놓기도,

혹은 칼이 아예 없기도 합니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현 이화여대 미술대학 교수이신 박충흠님께서 1995년에 제작한 것으로,

작품의 콘셉트가 '한국적인' 정의의 여신상 구현에 있다고 합니다.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외관상 전형적인 한국 여인의 얼굴로,

우리 고유의 전통적인 의복을 입고 있습니다.

서양의 조각상들이 일어서 있는데 반해,

우리의 그것은 마치 조선시대의 포도청을 연상하듯 의젓이 앉아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디케'상으로부터 유래된 날렵한 칼날이

서양의 끊임없는 영토확장과 다민족 세력다툼의 역사와 정서를 반영한다면,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은

우리 고서(古書)의 형태를 취한 법전을 칼을 대신해 들고 있음으로서,

외세의 침공을 한민족 한뜻으로 막고자 했던 팔만대장경 마저 연상시킵니다.

또 이 '법전'은 정의의 여신상이 눈가리개를 풀고

법을 바로 읽을수 있도록 하는 작품적 역할도 수행합니다.

 

법의 강제성을 획일적으로 강조하는 칼보다는,

우리네 정서와 한민족의 숨결을 느낄수 있는 고서형태의 법전이

더욱더 한국적 미학과 자국 법의 정신을 고취시킬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체적으로도, 이 온화로운 정의의 여신상은

대법원 청사 내의 한국적인 전통과 특성을 많이 반영한 건축구조들과도 잘 어우러집니다.

 

 

 

 

배경이 되는 건축적 조형물 간의 조화,

그리고 한국적·한민족적 정서와 현대 예술가적 상상력이 반영된

대법원의 '정의의 여신상'!! 

 

이에 칼이 없음을 두고 우리 법이 힘이 없다고 해석하기 보다는

칼의 자리를 대신하는 우리 고서 형태의 법전의 생산적 의의를 찾는 것이 

오히려 정의와 예술을 이해하는 길이 아닐까요?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관한 논란과 오해.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눈을 뜨고 있든 감고 있든,

그것이 서양의 것이든 동양의 것이든,

칼을 들고 있든 들고 있지 않든

모두가 하나같이 '정의의 여신상'이고,

이들이 표현하고자 하는 것은 어떤 예술가의 어떤 연출에 의해서든지 간에

궁극적으로 '사회의 정의평등'일 것입니다.

 

이는 법의 궁극적 이념이자 모두가 실현해야 할 사회의 질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작자의 의도와 해석자의 주관이 어떻게 다른 것인가 하는 것은

예술 감상의 자유로서 남겨두어야 할 공간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 것이 표상하고 전달하고자 하는 이념을 아로새기고 그 뜻을 이해하는,

눈가리개로 가리지 않은 진정한 '' 지니는 자세일 것입니다.

 

written by youngblogger 진영
 
 

 

 

 
안녕하세요. Daum 첫화면 운영자입니다.
Daum 첫화면 카페, 블로그 코너에 소개하게 되어 기쁩니다 ^^*
'카페, 블로그' 코너는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 내리시면 있는 부분이랍니다.
항상 좋은 글들을 써주셔서 감사 드리며, 혹시 노출되는 것을 원치 않으실 경우
블로그 방명록에 말씀해주세요.

오늘도 즐거운 하루 되세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담아갑니다^^
오랜만에 끝가지 읽었습니다. ^^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 좋은 하루 되세요!
국민이 보고있도록 할것이 아니라 이러한 일에 종사하는 종사자들 즉 법을 다루는 자들이 매일 출퇴근 하면서 공정성을 다짐하도록 종사자들이 볼수있도록 설치하는것일텐데...
좋은 내용 도움이 되었습니다.<img src="http://cafeimg.daum-img.net/pie2/texticon/texticon30.gif" value="^^" />
잘봤습니다. 덕분에 흥미진진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요. 우리나라 정의의 여신상에 담긴 속뜻 처럼 우리나라 법조계도 진정한 정의를 구현하는 그 뜻을 받들어야 할텐데요. 즐겨찾기해서 간간히 들르겠습니다.
신이라서 눈을 뜨고도 공정히 할수있다?
그리이스 신화의 신들이 얼마나 이기적이고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지는 제우스만 봐도...
어쨌든 우리나라 대법관 앞의 여신상도 눈을 가렸음 싶은 소망이 있소.
칼을 들면 눈을가리고.. 책들면 눈을 떠야 하지 않을까요.. 죽음과삶을 결정해야 한다면.. 한치의 오차도없이 누구에게도 공평하게.. 아버지라고 봐주고 친구라고 봐주엇다는 오명이 생기기에..
무슨말인지는 잘 알겠는데요... 만약 그런 논리 라면...
전지전능한 신이 굳이 저울과 칼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이라 하겠습니까!?ㅎ
어디까지나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눈을 감기고 저울을 들고 법전을 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의의 여신상이 비판을 받고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지만, 그 오해를 해소하는 논리도 시원시원하네요~~~ 메인글중에 간만에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즐겨찾기에 추가하고 종종 들리겠습니다. ^^.
정의의 여신상이 법원에 대한 비판을 온몸으로 막고 있는듯한 기분이 드네요..;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지 동상은 동상일뿐,,,
글 내용 처럼 동상 순기능을 강조해야한다는 생각에 공감합니당 ㅋㅋㅋ 추천~~ @
좋은글 감사합니다. 마침 정의의 동상과 관련된 논문을 쓰고 있는데 출처를 밝히고 참조를 해도 될지요...
예, 괜찮습니다^^
女身상...;
솔직히 뉴스에서 위의 동상을 볼때마다 대한민국이 부끄럽다.
저울의 균형은 법은 만인에 평등하다는 뜻 아닌가?
근데 실지는 어떤가 유전무죄 무전유죄아닌가? 비리,부정,횡령,사기,세금포탈등을 일삼는 정치가들의 손아귀에 놀아나는 대한민국인데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저 동상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뜨고 코 베이는 세상에 눈 감고 있으면 판새들이 더욱 기승을 부리겠지요..
글 잘 읽고 가져가요 좋은 하루 엮어가세요.
지금껏 아스트라이아인줄 알았는데 디케였군요.
비밀댓글입니다
정의의 여신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판사 대법관이 인간이라는 사실입니다...신영철 대법관 사건에도 보듯이...그들이 신이 아니라는 사실이 중요하지 않을까요???지금까지 사법부가 전혀 과거를 깊이 반성하지 않고 지금까지 왔던것이 이번 신영철 사건을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과거 박정희 유신시절,전두환의 쿠테타와 대량학살.....그동안 사법부가 국가 부당한 권력과 힘에 국민과 함께 저항하고 견제했는지 똑갘이 국가의 권력과 힘으로 남아있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