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으론 부족할때/미국

2019. 7. 10. 18:37

미국에서 머무는 십여일간... 점심은 대부분 외식이었고 저녁도 때로는 그러했으나 아침은 먼길을 나섰던 날을 제외하곤 모두 집에서 해결했드랬다. 미국에서의 식사는 대부분 느끼하고 기름끼가 절절한 패스트푸드... 닭튀김. 햄버거 혹은 피자 종류였다. 미국가면 흔하디 흔한 것이 파스타라고 했는데... 한번도 먹어보질 못했다. 아니 메뉴에도 없었다. 스페인계 멕시칸의 영향을 깊게 받은 휴스톤 전역에 흐드러진다는... 멕시칸의 '화덕에 구운 빵'도 역시 구경조차 못했드랬다. 풍문으로 나도는, 인터넷에 오르내리는 그러한 것은 내 스스로 찾아 다녀야 했는데... 미국 영화들에 등장하는 흔하디 흔한 노오란 택시를 휴스톤에선 한번도 만난 적이 없었고 교통시설이 그리도 잘되었다고 하는데도 시내버스를 멀리서 바라다 본 것이 전부였으니... 내 스스로 찾아갈 수가 없는터. 해서 결과는 아이들을 대동한 동서 내외와 함께 외식, 아니면 집사람이 차려주는데로 먹어야 했던 것이 미국에서의 나의 식사들이었다.

 

 

켈로그 콘푸로스트 시리얼과 포도

멕시코와 가까운 동남부의 남쪽 해안가, 드넓은 평야에 자리한 휴스톤. 해서 포도 등등이 많이 생산되고 포도의 당도가 높다고 한다. 포도를 좋아라 했던 나는 몇 날의 아침을 이런식으로 먹어야 했다. 바삭한 시리얼에 느끼한 우유를 붓고 그 느끼함을 잡기 위해 당도 높고 씹는 식감이 좋은 포도를 넣고... 이럴 때는 버터를 발라 살짝 구운 마늘빵이라도 있었음 좋겠다 싶다.

 

미국 바나나

나는 세상에서 동남아시아의 바나나가 제일 부드럽고 달달한 줄로 알았다. 그런데... 필리핀에 갔을 때 엄지 손가락보다 조금 굵고 긴 이름하여 몽키 바나나... 그 시큼달달한 바나나에 꿀이나 설탕을 묻혀 불에 굽거나 기름에 튀기고 있었다. 그것을 현지인들은 과자처럼 즐겨했다. 미국의 바나나는 미국인의 덩치만큼이나 크기가 유난했다. 예전에 '바나나를 입에 물면 입안에서 살살 녹는다'는 말이 있드랬다. 그래 그게... 미국 바나나를 두고 했던 말인가 싶었다. 부드러우면서도 새콤함이 전혀 없는 달콤함... 그게 미국 바나나였다. 그러나... 내게는 너무도 크나 큰 미국 바나나. 한 가지만 먹어도 포만감을 안기는 그 바나나를 내가 좋아한다는 말에 라스베가스를 오가는 차안이나 밥상에서 떠나질 않았드랬다.

 

베트남 퍼

베트남도 아닌 미국에서 베트남 쌀국수를 한 두번이 아닌 여러차례나 접했으니... 집사람이 베트남에서부터 국물만 넣으면 먹어도 되는 삶은 국수가락을... 공항 세관원의 오해를 살 정도로 엄청 싸가지고 이모집에 온 탓에 쌀국수가 넘쳐났다. 저렴하면서도 식감이 좋은 미국산 소고기를 두툼하게 썰어 듬뿍 넣은 터라 고기반 국수반의 퍼. 아영이는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퍼를 자주 먹었다. 나도 그랬다. 왜냐면 느끼하고 보기만 해도 부담스러운 미국산 햄버거보다는 한결 친숙한 음식이기 때문이었다. 살짝 익힌 숙주나물이나 시큼한 김치를 넣어 먹으면... 먹을만 한것이 베트남 퍼였다.

 

어느 아침... 내게 주어진 식사

아메리카노라 이름하는 블랙 커피 한잔. 한국같으면 젖소 먹이로나 먹일 쫀득한 식감이 전혀 없는 찐 옥수수 한개. 송이버섯과 소고기를 넣은 무국(집사람은 찌게라고 불렀다) 과 쌀밥 한공기... 나의 미국에서의 어느날 아침 식사였다. 그래도 좋았다. 시리얼로 때우는 아침보다 쌀밥으로 배를 채우는 아침이기 때문이다. 그져 한국인은 얼큰한 국물에 따뜻한 쌀밥이면... 배부를 수가 있다.

 

해산물 파티

휴스톤은 갈베스톤이라는 남해와 남동해에 위치한 텍사스시와 인접한 탓에 해산물이 풍요롭다. 특히 텍사스시 연해인 동해에선 양질의 바다게와 랍스터가 많이 잡히고 있단다. 해서 오늘은 바다게 그리고 아영이 주먹만큼이나 됨직한 소라로 찜을 하고 쭈꾸미+송이버섯+소고기 찌게 파티다

 

참치 회

그 바다의 먼곳에선 참치도 많이 포획되고 있다는데... 해서 다른 지역보단 매우 싱싱하다 그러나 참치 가격이... 장난이 아니다. 생각보다 너무 비싼 터라도 딱 한번밖에 먹질 못했다. 가격을 먼저 봤드라면 그마져도 기회가 없었으리라. 그러면 베트남의 저렴한 참치는 뭐지? 가장 맛없는 가장 낮은 가격의 참치 부위이든가? 아니면 그것조차 중국산? 혹시 중국산으로서... 가짜?

 

아침을 먹는 아영이

아~ 미국까지 와서 집에서처럼 쌀국수를 먹어야 한단 말인가를 표정으로 웅변하고 있는 아영이다. 그러나 어쩌랴... 아영이야 햄버거나 피자를 좋아하지만 아빠는... 기름 절절하고 느끼함이 가득한 패스트푸드가 싫은 것을... 그런 아빠를 위한 바나나와 첼리도 있다. 

 
 
 

베트남으론 부족할때/미국

2019. 7. 6. 14:23

밤을 꼬박 새워 휴스톤에서 타이페이로... 맑은 아침 햇살을 받으며 타이페이에서 호치민으로... 그렇게 26시간여를 날아 내 집이 있는 호치민으로 왔다. 몸은 하나였지만 짐은 3개나 되었던 것을 찾아 밖으로 나오니 매케한 냄새가 내 코로 스며들고 후덥한 공기가 나를 감싼다. 시끌한 소리와 혼돈 그 자체인 무질서.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친 아이는 앵앵 울어대고 돗대기 시장같은 주변을 정리하고자 하는 경비원의 호루라기 소리도 삑삑 울어대고... 한 명의 가족이 외국 나들이에서 돌아오는데 대여섯은 족히 넘을 일가 친척들이 나와 환영을 하는 호치민 공항 밖의 모습. 눈에 익숙한 모습 그대로 였다. 이러함 속에서 아는 이를 쉽게 만난다는 것이 경이로울 뿐이다.

 

 

북새통을 이루고 있는 손님기다리는 사람들

때로는 멋진 폼으로 입국장 밖으로 나오는 사람에게 밝은 웃음으로 닥아서지만 막상 상대는 '누구...?'하며 멈칫 거린다. 이어서 자신의 통성명을 하면 그제서야 '아... 너구나~'하며 서로를 얼싸 안는다. 그러면서 입국자는 눈을 들어 다른 사람을 찾는다. 그러니까 가깝지 않은 사람이라는 이야기고... 그러하듯이 몰려든 사람들이 대부분 그러했다. 그러다 보니 정작 입국자는 1명인데 반기는 자는 대여섯명이나 되다 보니 입국자 숫자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밖에서 웅성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개중에는 껓다발을 들고 까치발을 하며 누군가를 찾는 젊은 여인도 있고, 이사람같기도 하고 저사람같기도 하고 해서 두리번거리는 아저씨도 있고, 멋드러지게 손을 흔들며 입국장 밖으로 나왔으나 누구하나 자신을 반기는 사람이 없어 멀춤하게 멍하니 서있는 오랜 외국 나들이에서 돌아온 할머니도 있다.

 

 

길을 재촉하는 집사람의 친구

집사람의 친구라고 했다. 나이는 아마 60이 넘었으리라. 전쟁 끝난 뒤부터 여지껏 공항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항공사에서, 면세점에서, 이젠 짐이나 불편한 사람들을 돕는 도우미로 일하시고 있다. 그러니까 나이에 따라 점점 밀려나 마지막까지 내려오셨으리라 싶은데 그러나 그럼에도 짤리질 않았다. 지 맘에 들지 않으면 제깍 세이 굳바이를 외치는 베트남 엘리트 집단에서 아직도 건재하게 근무를 하고 있다. 오랜 세월 공항에서만 일한 터라서 공항에선 모르는 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공항에서 필요한 모든 것, 짐이 오버된다거나 일반 카운터는 밀리는데 비지니스 라인은 텅텅 비어 있다거나 마시던 물을 출국심사장 넘어로도 갖고 가야할 필요성이 있을 경우... 가능하다. 그런 집사람의 친구인지라 수많은 짐속에서 내짐을 척척, 입국장에서의 또 한번의 짐조사도 없이 밖으로 가지고 나오셨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이다.

 

 

시내에서 공항으로 들어가는 고가도로변에 설치된 광고판

베트남의 축구 열기는 가히 뜨겁다. 요 며칠전 매직 감독 히딩크와 같이 일했던 박항서 감독의 매직으로 인해 베트남 청소년 축구가 아시아 축구의 정상에까지 갔었던 일로 인하여 더더욱 뜨거워졌지만 그 이전부터도 베트남의 축구는 열풍이었다. 베트남 TV의 정규방송으로 축구 체널이 여러개나 될 정도이다. 허나 언감생심 월드컵이나 올림픽은 바라볼 수가 없고. 아시안 게임은 물론 동남아시아 권에서조차 정상에 서보지 못한 이들의 축구지만 그럼에도 무려 18개의 프로 실업팀이 있어 V리그를 치뤄낸다. 즉 이들에게도 당당히 구단의 지원을 받는 프로축구팀이 있다는 말씀이다. 한 때는 영국의 아스날 축구팀과 유소년 자매결연을 맺어 텔레비죤이나 길거리 광고에 아스날 선수들이 등장하곤 했는데... 미국을 다녀온 며칠 사이에 간판이 바뀌었다. 이청용이 소속된 크리스탈 팔래스 축구팀으로... 해서 이청용이 활짝 웃고있는 광고판이 공항 입구에 큼직하게 서있다.

 

이제 차를 타고 20여분만 가면 내가 살고지고 하는 내 집에 도착한다.

 
 
 

베트남으론 부족할때/미국

2019. 7. 2. 20:55

타이페이 공항엔 타이완 현지 시간으로 오전8시가 조금 넘어 도착했다. 그리곤 타이페이에서 호치민행은 9시10분이었다. 공항밖으로 나갈 수도 없게 되었지만 설령 나갈 수 있다 하더라도 나갈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타이페이의 면세점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스넥들이 많다는 이야길 들었었다. 그것을 사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었으나 그럴 시간조차 마땅치 않았다. 출발시간 1시간전. 보딩 시간까지는 40여분 남짓의 여유로는 우선은 호치민으로 가는 출구를 찾아 그 앞에서 대기하여야 했다. 그것도 부지런히 서둘러야만 했다. 이미 휴스톤에에서 티켓팅을 하는 과정에서 타이베이발 호치민행도 같이 체크인이 된 상태이지만 여유롭게 면세점을 거닐고 조금이라도 마음 편히 쉬고 싶음은 그져 마음 뿐이었다.

 

휴스톤에서 출발 타이페이를 거켜 호치민으로 가는 탑승자들의 출구

항공기에서 내려 화장실을 이용한 것 외에는 곧장 이곳으로 달리듯 와야 했다. 탑승구가 어디있는가를 물어볼 필요도 없었다. 나와 함께 내린 탑승자의 상당수가 동행자들 였으니 말이다. 그렇게 찾아온 출구 앞에는 공항직원들이 항공권과 여권을 재확인하고... 또 한번의 개인 짐을 체크한다.

 

내가 휴스톤에서 이용했고 호치민까지도 이용하게 될 에바 항공기

공항 밖으로 나갈 사람들의 수화물만 내리고 공항 내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야할 사람들의 수화물은

항공기 안에 그냥 그대로 놔두어야 하는데... 그 짦은 시간에 어찌 제대로 분류를 할까?

 

항공기 안으로 향하는 탑승자들

환승자 대부분은 아시안 특히 베트남인이 많았는데 종종 서양인도 보인다.

또한 환승이라서 개인용 가방 뿐인 이들의 짐들이 간편하다

 

춮발 준비 모습의 이모저모와 창가쪽의 내 자리

내릴 사람 내리고 내릴 화물 내리고, 실어야 할 화물 실고 타야할 탑승객들이 올라가고

승무원도 교체된 항공기를 차량으로 끌고가더니 활주로 어림에 세운다.

 

출발한다

항공기를 정비하고 항공기를 수신호로 유도하던 공항 직원들이 잘 가시라고 손인사를 하고

 

드디어 이륙

가속을 내어 냅다 달리더니 서서히 땅을 박차고 허공으로 날아 오른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때가 가장 무섭다. 누군가로부터 이륙 순간의 16초가 마의 시간이라는 소릴

듣고 난뒤로부터는 더더욱 그러했다. 내려 앉을 때보다 더 긴장되는 순간이다.

 

타이페이 전경이 눈에 들어찬다.

 

타이페이 시내의 이모저모

 

항공기 유리창 가득히 들어차는 타이페이 항만

 

나를 태운 항공기는 하늘 높이 올라간다. 얼마나 높이 올라가는 걸까?

 

구름 아래로 보는 어느 산천

 

곧이어 등장하는 또 다른 산천

타이페이에서 호치민까지는 2시간이 소요된다. 또한 타이완과 베트남은 1시간의 시간차가 있었다. 비행기가 적정 상공에 이른 뒤 부지런히 배식을 하는 승무원들을 통해 아침을 해결한 뒤 잠시 의자를 눕혔다. 그렇게 깜박 졸았는가 싶은데... 창 밖을 보니 구름 아래로 또 다른 산천이 보이기 시작한다.

 

눈에 읶은 황토빛의 샛강과 넓은 평야

어느새 베트남에 도착했다. 하루 쥔종일을 날아야 하는 휴스톤 - 타이페이 구간을 경험한 뒤로는 불과 2시간만에 도착한 타이페이에서의 호치민은 아주... 지루하지 않고 비행의 느낌도 적당하게 느끼고 끼니를 건너지 마시라고 주는 아침을 먹고 차 한잔 마시다 보니... 어느새 다 왔다. 이 정도의 거리면 비행기도 탈만하다는 생각을 갖어본다. 두어시간은 괜찮다. 호치민에서 인천의 너댓시간도 때론 지루하다.

 

호치민시 전경

위의 사진에서 윗쪽은 구룡강이라고도 불리우는 메콩강이다. 중국 넘어 티벳에서 발원되어 동남아시아 대부분의 나라를 구비돌아 베트남 남부로 와선 태평양으로 사라지는 메콩강. 그리고 아랫쪽은 메콩강의 사잇강인 사이공강이 호치민 도심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다. 혹자는 사이공강을 프랑스 파리의 세느강이라고 표현하기도 할 정도로 현지인을 비롯한 프랑스 미국 및 한국 군인들의 희노애락을 품은 사이공강. 호치민시에 없어선 안될 젖줄인 사이공강의 야경은 아름답다. 설래는 만남과 서글픈 헤어짐을 담고 있는 그 강변에서 나누는 정담과 따듯 혹은 시원한 커피 한잔이 그리운 곳이다.

 

사이공 강이 구비돌아 나가는 호치민 시 전경

 

내집이 있는 동네... 그곳으로 비행기가 내려간다.

 

착륙

덜커덩. 우당탕탕. 끼기긱. 좌우로 흔들거리다가 몸이 앞으로 밀리는 브레이킹.

그런 이후부터 서서히 굴러간다. 무사히 착륙했음으로... 기장의 신나라 멘트카 쏟아진다.

 

도착.

공항 직원의 수신호에 따라 길을 찾아가는 항공기

 

짐을 찾으러 가자

긴 여정도 이젠 끝나는가 싶다. 짐을 찾아 집으로 가면 된다. 오늘 이후로도 두달여 이후에나 돌아올 집사람과 아영이. 그들을 생각하니... 조금은 아쉽다. 미국이 좋아서가 아닌 아빠없이 지내야할 두 여자. 두 여자없이 혼자 지내야 할 나를 생각하니 더더욱 아쉽다. 그럼에... 먼 하늘을 바라다 본다.

 

돗대기 시장같은 수화물 찾는 곳

미국 휴스톤 공항에선 주인들이 다 찾아가고 난뒤에 우리 짐을 비롯한 몇몇 짐들만이 주인을 애타게 기다리는 한적함이 있었는데 베트남에서의 짐 찾음은 혼돈 그 자체였다. 더욱이 미국행 항공 수화물이 개인당 50키로이다 보니 탑승자 대부분의 수화물은 서너개씩이나 되었다. 해서 각자 짐을 찾느라 정신이 없고... 그런 모습을 곁에서 누리면서 '아~ 집에 왔구나'를 응얼거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