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역사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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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들 이야기

2019. 12. 31.



우리집 두 녀석들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북유럽 여행을 떠났다.

공항에서 배웅해주고 돌아오는데 얼마나 마음이 심란하던지..

큰애 둘째 군대보내고 돌아올때처럼

알수없는 허전함과 불안함 안스러움.. 그런 많은 감정들로 인해 많이 힘들었다.

누가 애들 잘 떠났냐고 안부라도 물으면 울컥~ ㅜㅜ

아침에 눈을 뜨면 우울함과 불안감이 밀려와 한참 마음을 다잡곤 한다.


올 3월부터 샘이(둘째)가 한달여간의 북유럽 여행을 계획하고 준비를 했다.

결이는 형만 믿고 공부에만 집중했고 거의 모든 준비를 샘이가 했다.

샘이는 알바를 해서 결이는 장학금 받는 돈으로 모두 인터넷으로 예매를 했고

결이가 기말셤이 늦게 끝나서 떠나기 전날 여행계획을 보다가

샘이가 계산하지 않은 헛점들을 발견을 했고 그일로 노르웨이에서 여행해야 할 부분을

취소해야 하는 일이 생겼다. 오로라를 보고 싶다고 계획한 스발바르제도와

트롬쇠쪽을 취소하고 샘이가 얼마나 자책을 하는지..ㅜㅜ

목표가 있으면 한가지 생각밖에 못하는 자신이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그래서 자격지심이 심하고 그런 자신의 약점을 다른 사람에게 들키지 않으려

늘 신경쓰고 산다며 답답해 했다.

반면에 이동하는 시간과 비용과 식대까지 꼼꼼하게 계산하는 결이..

예술하는 녀석과 공대생의 사고는 많이 다르다.

두 녀석의 목표는 부모님의 도움없이 스스로 여행비용을 마련하는거였으니~

계산적인 부분이 약하고 감성에만 치우쳐 계획을 짠 샘이..

나도 둘째의 그런 부분에 대해 평소에 잔소리를 많이 했던 일이라

내가 그 녀석의 자격지심을 더 키운것이 아닌가 싶어 너무 자책이 되었다.

사실 샘이의 그런 무모한 도전이 없었다면 이런 여행을 결이는 꿈도 못꿨을 일인데

샘이 기를 살려주고 칭찬을 했어야 했는데..

암튼 이번일로 나도 반성을 많이 했고 샘이도 많은 공부가 되었길 바란다.


 출발부터 둘째가 마음을 다친거 같아 지금도 내마음이 무겁다.

그렇게 무리하게 계획을 짜지만 않았어도..

둘째가 너무 기가 죽어 있는거 같아서 우리는 용돈을 두배로 챙겨 주었고

혹시라도 여행중 무슨일이 생길까 싶어 마스터 카드도 챙겨 보냈다.

남편은 아이들 걱정이 1도 안된다고 하는데

나만 전전긍긍하고 있으니 내 성격에 문제가 있는건가?


블라디보스톡 공항에 내려 버스를 타고 숙소로 한시간 걸려 이동했고

 숙소도 잘 찾아가고 블라디에서 하루동안 여행하며 사진을 올렸는데~


바다위를 결이가 걸어가고 있다.

세상에~ 바다가 얼어있다. 어떤 추위인지 상상이 안된다.


(블라디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 타기전~)



구글맵이 있어서 여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고 실시간으로 가족톡방에 사진을 올리고 있다.

29일 저녁에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는데 지금 현재 지나고 있는곳은 -37도이고

쉬는 역에서 물을 사려고 슬러퍼를 신고 나갔다가 발이 잘려져 나가는 듯한 경험을 했다고 했다.

정신없는 녀석이라고 문자를 보내면서도 다 새로운 경험이겠구나 싶어 웃음이 난다.

생각해보니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천에 옮긴 샘이도 대단하고

소소한 부분까지 비용계산을 하는 결이에게도 사실 너무 대견했다.

멋진 녀석들~~


(근데 저런 추위에 저 반팔반바지에 슬리퍼차림의 남자분은 뭐지? ㅎㅎ)


여행을 통해 샘이가 많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렇게 오랫동안 가고싶어 했던 여행이니..

감성만 발달한 샘이를 보디가드처럼 지키며 따라간 결이도

특별한 경험이 되길 바란다.


저녁시간에 두 녀석이 집에 안들어 온다는 사실이 적응이 안됐는데

하루가 지날때마다 감정이 옅어지고 차츰 두 녀석의 부재가 익숙해져 간다.

처음으로 아이들이 없는 연말을 보내게 되었다.

이렇게 세 녀석들은 부모에게서 서서히 분리해 나갈테고

우리는 나이든 부모가 되어 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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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지나면 새로운 해가 시작되네요.

저의 블로그에 오시는분들~ 새해에도 소망하시는 일들

모두 성취하시길 바라고 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