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나의 하느님/하느님말씀

소사 체칠리아 2007. 10. 23.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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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의 동식물] 38 - 성실한 사람들 상징인 꿀벌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사진설명)
초대 교회에서는 부활의 신비를 꿀을 가득 채운 벌집에 비유하기도 했다.

 

 

 옛날 사람들은 꿀벌이 사는 삶의 방식에 경탄을 금치 못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예로부터 꿀벌은 공중을 나는 동물 중에서 아주 작은 존재지만 꿀벌 사회는 인간이 모방할만한 모범 사회라고 생각했다.

 

 꿀벌은 사회성이 아주 높은 곤충이다. 꿀벌은 항상 봉군(蜂群)이라는 하나의 기능적 집단 생활을 하고 있다. 봉군은 한 마리 여왕벌과 계절에 따라 그 수가 변하는 수 만 마리 일벌, 그리고 번식기 4∼9월에 나타나는 2만∼3000마리 수펄이 모여 하나의 독립된 왕국을 이루고 산다. 꿀벌 사회는 철저히 분업화돼 있다.

 

 따라서 한 곳에 꿀벌이 여러통이 있다 해도 각 통마다 별개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꿀벌은 자기 집단을 위해 이웃 벌통을 약탈 공격하기도 한다. 여왕벌과 일벌은 모두 암컷이다. 여왕벌은 일벌보다 몸이 길고 무거우며 오로지 산란만 한다. 여왕벌은 증식기 4∼7월에는 하루 2000~3000개 이상 알을 낳는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역할은 꿀벌 사회를 통솔하는 것이고, 보통 여왕벌 수명은 3~5년 정도이다.

 

 보통 꿀벌은 산지의 나무구멍 등에 집을 만든다. 꿀벌은 인도 북부 지역이 원산지로, 밀원을 찾아 이동하면서 동양종과 서양종으로 진화했다. 동양종은 열대 및 아열대성으로 한국, 중국, 일본에 분포했다.

 

 한국에서도 양봉이 시작된 것은 약 2000년 전 고구려 태조 때 중국에서 꿀벌을 가지고 와서 기르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한다. 꿀벌에서 채취한 벌꿀은 인류가 자연에서 얻은 초기 식품이다.

 

 이집트에서는 꿀벌에서 채취한 꿀은 시신 방부제, 미이라 제작, 과실 보존 등에 사용했다. 꿀에는 악령을 접근하지 못하게 하며 악마를 쫓는 능력이 있다고도 생각했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꿀벌이 만들어낸 꿀에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고 생각해 병을 치료하는 약으로 쓰였다. 이처럼 벌꿀을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화에 등장하는 신비로운 음식을 만드는 동물로 생각했다. 그래서 로마인들도 벌꿀을 일종의 '만나'라고 생각하며, 우주의 나무에서 방울져 떨어지는 이슬과 같다고 신비스럽게 표현했다. 이처럼 고대 민족에게 있어서 꿀벌은 치료약이며 신비로운 음식이고 죽음과 부패에서도 죽지 않는 생명의 상징이 되었다.

 

 꿀벌의 생태적 특성 때문인지 가장 오래된 수메르 상형문자에서는 왕을 나타내는 기호가 꿀벌 형상이다. 이집트에서는 사람들이 초기 왕조 지배자들을 '꿀벌의 임금'으로 부르기도 했다. 또한 이스라엘 사람들은 자녀가 출생하면 무엇보다 먼저 그 자녀에게 이름 지어주는 것을 중요한 일로 여겼는데 만약에 아기 이름을 '드보라'라고 지었다면 '꿀벌'처럼 잘 자라달라는 부모의 소망이 담겨있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꿀벌을 근면하고 성실한 곤충으로 생각했다.

 

 성경에 꿀벌은 단 한 번 등장한다. "꿀벌은 날짐승 가운데 작지만 그가 만든 것은 단 것 중에 으뜸이다" (집회 11,3 참조). 물론 성경에 나오는 꿀벌은 당연히 야생이다. 이처럼 꿀벌은 날짐승 중에서 가장 작지만 그들이 만드는 음식은 어느 것과도 비교되지 않는 으뜸으로 보았다. 또한 꿀벌은 성실하게 생활하는 사람의 모범이고 힘은 약하지만 놀랄만한 재주를 드러내는 상징이었다.

 

 초대 교회에서는 부활의 신비를 꿀을 가득 채운 '벌집'에 비유하기도 했다. 이처럼 사도시대 이후 꿀벌은 그리스도를 통한 하느님 구원을 가져다주는 상징적 동물로 비유되기도 했다.

 

[평화신문, 제910호(2007-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