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들

겨울아이 2007. 1. 29. 14:15

"에리카 네 언니는 항상 거짓말을 했단다. 아, 그러고 보니 일제가 거짓말을 안 한게 있을까 싶구나."

 

 

"그 애는 초등학교 때 선생님에게 자기가 방이 열개 달린 집에서 살고 있고,

 

 아빠가 아이스크림 가게도 가지고 있다고 말했지.

 

 또 나이 들고 까다로운 여선생님을 아주 젊고 사랑스럽게 생겼다며 허풍을 떨기도 했단다.

 

 이웃집 여자한테는 자기 엄마가 서커스 감독이랑 결혼할 거라고도 했고."

 

 할머니는 어느새 낄낄거리며 웃었다.

 

 

"그리고 학교에서 사귄 남자친구를 얘기한 적도 있었어. 금발에다가 키도 크고 훤칠한 애라고 했지.

 

 그 남자애는 장난감 전자 자동차를 가지고 있다고 했어. 반에서 공부를 제일 잘한다고도 했단다.

 

 그 남자애 이름이 라이너라고 했던가..."

 

 할머니는 낄낄거리다가 웃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조금은 슬픈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라이너라는 아이는 없었단다. 교실엔 키 크고 금발인 애가 없었지. 일제네 반에서

 

 공부를 가장 잘한다는 애는 일제가 늘 화를 내던 키 작고 뚱뚱한 애였단다."

 

 

"그런데 엄마는 왜 언니가 거짓말 한다는 걸 몰랐을까요?"

 

 할머니는 우물쭈물하면서 중얼거렸다. 그러더니 한숨을 푹 내쉬고는 다시 코를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어쨌튼 누가 거짓말 한다는 걸 알아차리려면 그 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야 해.

 

 그리고 잘 돌봐줘야만 하지."

 

 

크리스티네 뇌스틀링거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