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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퀼트 흉내내기

2020. 3. 29.

 재봉틀 앞에서 명상을 즐기시던 엄마 모습이 떠오른다.


막내 딸이 첫 월급으로 사드린 

해 묶은 돋보기 속 우물에 빠지신 듯

'똑 ,똑 또독...또독..'

실 밥 뜯어져 나가는 소리로 주위가 더욱 고요해 지던 

엄마의 명상 법이셨다.

 

굳게 다무신 입가 주름에 깊이 고이던, 

깨어 나실 것 같지 않던 엄마의 무아몽,

"큰 것아 한 번 걸쳐 봐.."

깊은 잠에 빠졌던 주변이 일 시에 깨어나는 시간이었다.


더 이상 바느질 명상을 하시지 못 하게 된 엄마와 함께

올케의 생각과 남동생의 목공 기술의 합작 품이었던

아늑한 둥지도 옮겨 갔다.


남은 여름 끝나고 겨울이 되면서 

엄마의 기쁨인 손자들은 뿔뿔이 학교로 돌아 갔다.

먼 거리에 벌려 놓은 남동생의 가게들도 변화가 생기고

유일 했던 엄마의 낙은 기다림으로 바뀌었다.


이런 변화에 엄마와 나는 섬을 벗어나지 못하는 유배지의 느낌을

체험 학습 하는 시간이 주어졌다. 

쇼크에 말씀을 잃으시고 인형처럼 작아지신 몸을 소파에 부리고 

커다란 거실 창으로 내다 보이는 남동생 가게에 들고 나는 사람들을

 해가 질 때까지 바라 보셨다.


그런 엄마가 만들어 내시는 고요함은 

외로움과 쓸쓸함까지 초대 해 

어느 때나 친해 지도록 하는 일상을 만들어 주었다.

잠 잘 때나 그들과 헤어질 수 있겠으나 이런 친구가 삶을 붙들고 있으면

깊은 밤에도 이불 속에 들기가 쉽지 않다. 


모니터 안의 목사님 메세지와 내 마음을 읽어 내는 찬송 

그리고 재봉틀 소리가 밤의 고요를 몰아내 주는 좋은 무기였다.

그런 밤에 칼 질로 조각조각 상처 낸 천 조각들을 

다시 이어 붙이는, 생각 해 보면 별 난 행동이다.


며칠 전 외로움의 두려움을 잊으려 무작정 

조각 맞추기 했던 것들을 마무리 지으려고 꺼내 보았다.

엄마의 명상 법을 시작 했다.

돋보기를 코에 걸치고... 엄마처럼....

엄마의 세상이 보이는 듯 했다.




이 중에 크기가 가장 큰 것을 붙들었다.

그 조각 이어 붙일 때가 떠오른다.

2015년 남 동생이 살 던 주에서 시리아 난민을 많이 받아 주었다.

그리고 여러 품목들을 기부 받는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 중에 이불이 가장 요긴 한 물품이라고 했다.

이불을 만들어 기부 하려고 시작 했었던 것인데 완성도 못 하고 

엄마와 한국으로 갔다.


이 이불을 누비면서 어째 이리 길까?  

폭은 왜 이리 짧은 거지?

완성해서 벽에 걸어 놓고 보니 이불로 쓰기에는

반 폭이 부족 하다.


규격에 맞추지 않고 주먹구구로 만든 것이 표가 난다.

그러나 내 마음의 사 계절은 담겨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 



엄마와 형제들과 보냈던 짧은 시간

이제는 그리운 순간이 되었다.

http://blog.daum.net/mind2025/3128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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