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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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과 함께

2020. 4. 6.

캐나다의 삶은 줄 서기부터 익숙해 져야 한다는 것은 학습이 아닌 생활 속에서 배웠다.

이 들의 보기 좋고 아름다운 문화는 아직도 나에게는 인내심을 요구 하게 한다.

줄을 서야 한다는 것은 기다림은 필수지만 마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게 되면

문화고 뭐고 발칵 역정이 일어 난다.

너도 나도 같은 조건이거나, 행동이 부자연 스러워 지체 해야만 하는 경우는

서두르지 말라는 표정으로 웃음을 보내며 얼마든지 기다려 준다.

 

은행은  오다 가다 들려 보는, 세월아 네월아 하며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 인 곳이 아니다.

날씨에 대해 묻는 것은 호감의 인사이고 평범한 일상의 언어인 줄은 알지만

긴 줄을 보면서도 직원과  깔깔 거리며 시간을 지체 하는 행동은, 바다 같은 마음 가지고도

참기가 어렵다.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눈총을 보내면 시정이 되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둘러 보지만, 그들도 그 자리에 서면 같은 행동이 나오는 사람들일 뿐이다. 

 

불평 했던 이 시절이 호 시절이었음을 깨닫게 하는 2미터 간격의 새로운 줄서기가

시작 되었다.  낯선 이 질서는 인내심이 아닌 불안감이 참아 내라고 한다.

장을 본 한 사람이 나오면 한 명 들여 보내고, 장 본 물건을 장 바구니에 담아

캐쉬대를 완전히 떠날 때까지 기다려야만 하는 일이 때가 때이니 만큼

당연한 일로 받아 들여지나 극기 훈련 같이 여겨진다.

 

마트에는 모든 것이 넉넉히 다시 채워져 쌀과 배추, 여분의 화장지도 눈치 보지 않

카트에 담을 수 있었다. 김치와 쌀만 있으면 얼마든지 장을 안 봐도 지낼 수 있는

식단으로 바꾸었다. 모든 채소거리는 자급자족 하기 위해 냉장고에 보관 했던

 

씨앗들을 꺼내어 모판을 준비 했다.

건사 할 수 있을 정도만 심어야지 했던 마음을 바꾸고, 닫았던 밭을 다시 열지 않아도

열려 있는 밭에 키울 수 있는 만큼 가득 키워야 겠다.

넉넉히 잘 자라 '푸드뱅크'에 나눔 할 수 있기를 기대 하며, 따듯한 날씨가 되는 5월을 기다린다.

 

모종을 잘 내어 보려고 72개가 들어 있는 지피를 구입 했다.

모종으로 잘 자란 것은 나눔 하고, 씨앗을 밭에 직접 뿌려

자라는 채소는 내 차지다.

 

싹이 나오면 애들을 알아보기 위해 이름표를 달았다.

밭에 심을 때 작물의 크기에 따라 줄서기 시키는데 쉬울 것 같다는 

나름 똑똑한 생각 같다.

 

일 주일 지나 어두운 곳에 두었던 것을 꺼내 뚜겅을 열어 보니,

곰팡이 핀 씨앗도 있고 ...저리 머리카락 처럼 자란 애들은 정상인지

한 참 들여다 보았다. 햇빛을 보면 달라 지겠지

두고 보는 수 밖에 ....

 

아직 바람이 찹다. 사다리를 접어 창고에 들이고 싶은데

혹시 모를 일이다. 5월 되기 전은 날씨를 믿을 수 없다.

지금 같은 시기에는 인터넷을 지키는 일이 

화장지 확보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다. 

 

마늘이 건강해 보인다. 수확을 해 봐야 우량인지 가름이 되겠지만

어린 떡잎부터 알아 본다는 말이 그냥 있지 않음을 믿는다.

꽃 나무들을 뽑아 옮겼다.

채소가 자리 잡으면 또 다른 기쁨을 주리라 생각 하며..

 

삶의 소재는 기다림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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