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2020년 06월

28

이런 저런 일 이별

내 등에 뭔가 그려지는 것이 느껴졌다. 가느다란 손가락이 그려내는 예쁜 하트였다. 뒤 돌아보지 않아도 그녀임을 알 수 있는 J의 마지막 하트, 2년 동안 직장 동료였던 그녀가 내 등에 그려준 하트를 차곡차곡 모아놨으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을 품게 하는 이별의 순간이었다. 가지가지 이유의 이별을 하면서 살아온 내 뒤안길에는, 남겨진 상처의 아픔으로 성숙해지기도 하고, 더러는 잊혀지기도 한 꽤 많은 기억이 있다. 이별이라고 다 상흔을 남기는 고통이 수반되는 헤어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너를 보는 일이 오늘이 마지막일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리움을 사치처럼 여기며 보낸 몇 년의 세월을 보낸 어느 날 문득, 나도 모르는 사이 목까지 꽉 들어차버린 나의 '노스탤지어'는 견딜 수 없도록 고통스럽게 , ..

21 2020년 06월

21

이런 저런 일 남의 밥통 가지고 굿을 한다.

긴 겨울 동안 해바라기 씨앗 담은 통을 새들을 위해 덱에 걸어 뒀다. 보통은 3월 말쯤이면 먹이통을 치우는데, 올 해는\ 6월이 되었는데도 걸어 두게 되었다. 씨앗 포대를 탈탈 비울 때까지 기다렸기 때문이다. 씨앗 남은 것을 서늘한 곳에 보관해 두었다가 생쥐들이 들락 거린 흔적을 발견하고, 포대째 들고나가 몽땅 거름 더미에 쏟아 버린 해가 있었다. 거름더미 위에 수북한 씨앗 껍질들을 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생쥐들을 먹이고 키우며 한 지붕에서 동거했다는 것을 모르고 여름을 보낸 것이 더 기가 막히고 뒷 목이 쭈뼛해졌다. 그런 경험을 하고도 50% 세일을 하게 되면 구매욕을 참지 못하고 생각없이 한 포를 더 사는 미련을 떤다. 아무리 야무지게 보관을 해도 생쥐 코와 날카로운 이빨을 당할 재간이 없다는 현장..

14 2020년 06월

14

그 곳에 가면 강에 카누를 띄우고

물가로 너도나도 몰려 가고 싶은 계절이 되었다. 나는 이때를 잡초의 계절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거센 풀에 힘을 못 쓰고 시들어 가는 꽃들을 살리느라 꽃밭에서 거의 주말 시간을 다 쓰고 있다. 꽃을 돌보는 일은 집안 일과 같이, 해도 해도 끝이 나질 않는다. 그 누구도 이기지 못하는 풀의 왕성한 생명력에 꽃도 지치고 나도 지친다. 집 밖 어딘가로 떠나야 마당에 눈이 가지 않고, 눈으로 안 보면 멈출 수 있는, 풀 뽑는 일이긴 하다. 우리 동네 근처에 2개의 큰 호수가 있다. 여름이면 한 두 번씩 카누를 타러 간다. 지난 주말에는 친구와 호수가 아닌 강에 카누를 띄웠다. 호수는 노를 저어 앞으로 앞으로 가도 같은 풍경이라 재미를 느끼기에 부족하다는 친구의 불평에 올 해는 내가 양보를 했다. 사실은 팬데믹으로..

03 2020년 06월

03

이런 저런 일 뜻 깊다.

우리나라가 '코로나 19'로 연일 뉴스거리에 오를 때 캐나다는 안전지대라고 생각을 했었다. 국토가 넓은 반면 인구가 적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던 모두의 생각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팬데믹'에서는 캐나다도 예외 일 수 없는 국가로 현재 한 자릿수 확진자 순위에 진입해 있다. 급 속도로 확진자가 올라가기 시작하면서 대책을 세워 놓지 않은 정부도 놀라고, 시민들은 불안에 휩싸이는 패닉 상태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경제 봉쇄와 강력 규제에 따라 심리 불안의 물품 사재기는 바이러스보다 더 빠르게 캐나다 전국으로 퍼지기도 했다. 국내외 확진자가 홍수로 강물 불어 나듯 했던 3,4월은 모든 사람들이 매일매일이 불안이고 걱정이었을 것이다. 오로지 "지나가겠지" 하는 한 가닥 희망을 갖는 일만이 큰 위안이었던 하루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