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山을 꿈꾸며

아름다운 美山으로 향한 내 소중한 꿈을 담는 공간

23 2020년 09월

23

詩人과 癌과 詩 32차 항암치료기

이젠 덤덤하다 소풍 떠나는 들뜬 기분도 어느덧 사라지고 그저 습관처럼 가고 , 가서 항암주사 맞고, 그냥 그렇게 다녀오는 일산 수학여행 기적같은 기쁜 소식도, 죽음 같은 절망적인 소식도 전해줄 수 없는 그저 그러함. 더 이상도 이하도 아닌 그냥 그저 그러함 그렇게 또 다녀온 32차 항암치료기를 기록으로 남긴다 6번방 20번 자리를 배정 받았다 능숙하게 의자를 조작하고 눕는다 두려움 없이 오른 손등에 주사 바늘이 꽂히고 항암제 사이람자를 받아들인다 맞은 편 나이 든 여자 여럿 두껍게 내리 깐 눈 새로 깊은 시름이 새어 나오고 서른 둘 먹은 여자 표정이 어둡다 넌 죄인이 아냐 그렇게 슬픈 눈 하지 않아도 돼 미안해 하지도 마 되었어 이미 충분해 머리카락 좀 빠졌다고 얼굴 좀 까매졌다고 몸이 좀 더 말랐다고 ..

22 2020년 09월

22

들꽃·하늘·바람·구름·물·산·들·풀... 참 좋은 가을날, 그림 같은

이른 아침 산골 공기가 차다 어느새 입김 허옇게 허공을 수놓는 찬이슬의 계절 한가운데 와 있다 정말 가을하늘다운 하늘을 보며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는 요즘이 참 좋다 산방은 꽃대궐, 마음은 꽃마음, 눈도 귀도 마음도 온통 농익은 아름다움 투성이다 이 좋은 가을날엔 알록달록 물들이고 사랑을 노래할 일, 하늘에 감사할 일, 그저 마구마구 행복할 일이다 밤나무에 가을 걸렸네 주렁주렁 밤나무에 행복 걸렸네 토실토실 지난번에 삽목해 둔 장미랑 다래나무랑 열심히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인가 보다 그네들 곁에 무궁화도 삽목해 두었다 미산의 고마운 인연님들 올 가을엔 부디 꽃 같으시옵길, 부디 건강하고 행복만 하시옵길 32차 일산 수학여행 다녀오겠습니다 꽃 같이 예쁜 소식 들고 오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다녀가신 인연님들..

21 2020년 09월

21

여행 또는 트레킹 홍천 내면 방내 '서각마을' 트레킹

오랜 항암 후유증으로 인해 팔 다리 마비 증세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기는 커녕 조금씩 더 악화되는 상황이다 바닥에 앉았다 일어서려면 나도 모르게 신음을 내뱉으며 겨우 겨우 힘들게 일어나고 처음 5분 여 정도는 걷기조차 힘들어 절망에 빠지기도 한다 지금의 내 손과 다리 상태를 어찌 표현해야하나? 아리고 저리고 아프고 따갑고 그러면서도 무감각하다니 !! 한마디로 말하자면 종합적 표현불가 통증(?) 그래도 걸었다 점 점 퇴화되고 있는 내 다리를 이대로 두었다간 걷는 능력조차 마비되어 영영 걸을 수 없는 불구자가 될 것 같은 불안감에 걸었다 이 악물고 걸었다 오래간만에 트레킹 스케쥴을 짜서 이웃집 김사장님한테 카톡을 보내 오 케이 싸인을 받았다 트레킹 전날 밤, 점심으로 먹을 특제 영양 버거를 사랑하는 안해가 넉..

20 2020년 09월

20

들꽃·하늘·바람·구름·물·산·들·풀... 씨앗의 꿈이 곧 내 꿈이길 바라며

갈무리의 계절 가을이다 육체는 쓸쓸하지만 영혼은 영롱하게 영그는 계절, 가을 산도 들도 하늘도 강물도 짙게, 깊게 묵직해지는 계절, 가을 다시 또 가을이다 가시가 있기에 밤은 반지르르,탱그르르 여물 수 있었다 내 몸의 가시는 무엇일까? 아마도 病, 아픔, 이별, 슬픔 같은 검은 언어들이 아닐까? 이끼 카펫 위에 알밤들을 정성스레 올려놓았다 운유지 바위 위에도 다람쥐들을 위한 식탁을 차려두었다 곤드레 꽃 진자리에 바늘 침 같은 씨앗이 맺혔다 바람과 가을 햇살로 마치 낙하산 펼치듯 사르르 은밀하게 벌더니 비행을 위한 준비를 마친다 씨앗의 꿈이 드디어 비상을 위한 준비를 끝냈다 자세히 보면 보인다 씨앗에 새겨진 그네들의 명찰, '수박풀꽃' 풍선덩굴도 하루가 다르게 탱탱해지고 있다 가슴 가슴마다 새긴 사랑의 정..

19 2020년 09월

19

들꽃·하늘·바람·구름·물·산·들·풀... 아, 넘치게 아름다운 山房이어라

씨앗은 내가 뿌렸지만 대체 저 오묘한 아름다움은 누가 부린 재주런가? 오묘하고 오묘하고 또 오묘하여라 산방 뜨락에 나가 휘이~~둘러보고 있노라면 눈도 마음도 곱게 물드는 요즘이다 하늘도 땅도 온통 아름답게 수놓은 황홀지경은 정녕 누구의 재주란말가? 아, 넘치게 아름다운 山房이어라 꽃을 보고 있노라면 눈물이 난다 봐라, 꽃이다 가르쳐주지 않아도 그들은 절로 피더라 혼자 피더라 모두가 잠든 밤 잠들지 않고 남몰래 몰래 길어오더라 별빛 한 줌 달빛 한 줌 바람,이슬,공기, 그리움,사랑 마치 홀로 우는 강물처럼,나무처럼, 그리고 홀로 아픈 나처럼 꽃이 아름다운 것은 지기 때문이다 사랑 또한 그러하다 사람 또한 그러하다 달도 별도 지기 때문에 아름다운 것이다 지지 않는 별은 별이 아니다 지지 않는 달도 달이 아니..

18 2020년 09월

18

山房살이 이모저모 씨앗 모으는 남자, 풀 깎는 여자

가을이 날로 깊어만 간다 生老病死, 그리고 봄 여름 가을 겨울, 기승전결 우리네 인생과 계절을 연결시켜 보니 가을은 病인 셈이런가? 굳이 병든 아픔이 아니어도 가을은 떠남을 목전에 둔 쓸쓸한 계절인갑다 나고(生) 자라고(老) 시들고 병들다(病) 끝내는 죽음(死)에 이르는 인생 여정 이 또한 순리일 터, 슬퍼하거나 마음 아파할 일이 아니다 찬란하던 산방의 꽃들이 서서히 시들어가기 시작했다 그네들에게도 쓸쓸한 가을이 온 것이다 이별, 그리고 떠난 자리에 남은 것 혹은 남긴 것들 난 요즘, 그들의 영혼 모으기로 가을날의 쓸쓸함을 달래고 있다 나는 씨앗 모으는 남자가 된 것이다 꽃들은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리고 그들 떠난 자리엔 꽃들의 영혼이 검은 침묵을 머금은 채 긴 잠에 빠져들었다 꽃씨들의 가벼운 영혼을 그네..

17 2020년 09월

17

들꽃·하늘·바람·구름·물·산·들·풀... 아, 가을인갑다

산골의 가을은 어느날 성큼 키다리 아저씨 걸음처럼 다가온다 매일같이 즐기던 산방 앞마당 밤 그네 타기는 어느새 추워 추워 꺼리게 되고 쉬임없이 울어대던 풀벌레들 소리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 쓸쓸함이 서서히 물들기 시작했다 아, 가을인갑다 가을이다 어느새 가을엔 아프지 말자 쓸쓸함 짙어지는 가을엔 그저 노랗게 발갛게 물들이고 아픔을 숨길 일이다 단풍 든 아픔은 또 얼마나 아프겠냐마는 그러다 하얀 겨울이 그림처럼 펼쳐지면 아픔도 그리움도 하얗게 숨어버릴 터, 그러니 아프려거든 차라리 하얀 겨울에 아플 일이다 아, 벌써부터 붉게 물드는 가을앓이를 난 어찌 감당해야 하는가? 붉게 꽃 피는 身熱을 나 홀로 어찌 감당해야 하지? C야 ======================================== 산방 ..

16 2020년 09월

16

山房살이 이모저모 겨울새들을 위한 조조식당을 생각하며

산방 주변의 풀을 베어내기 전, 풀씨들을 모았다 강아지풀, 피 같은 풀씨들을 비롯해서 해바라기, 아마란스 등의 씨앗들을 모았다 내년 봄에 풀씨들을 텃밭에 뿌리고자 함이 아니라 눈 덮인 하얀 겨울, 먹이를 찾아 힘든 날들을 보낼지도 모를 산방 손님들(새, 鳥)을 위하여 지금부터 조금씩 모아두려고 하는 것이다 산방에는 새들을 위한 공짜 보금자리 '조조호텔'을 비롯하여 무료 급식소인 '조조식당'을 오래 전부터 운영하고 있다 (아마 미산의 오래된 인연님들은 잘 알고 계실 터이다) 오늘은 산방지기 미산의 소꿉놀이 같은 일상, 새들의 겨울식량을 준비하고 있는 꿈 꾸는 소년 미산의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새들을 위한 풀씨들을 모아놓고는 안해는 본격적인 제초작업, 나는 열무 솎음질 가만, 역할이 뒤바뀐 것 아닌가 몰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