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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 고리타분한 다큐멘터리는 없다. 명품 다큐멘터리의 힘과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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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1. 27.

고리타분한 다큐멘터리는 없다
명품 다큐멘터리 힘과 가능성

 

저예산 독립영화 <워낭소리>는 급격한 도시화로 고향을 떠나야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무의식에 침잠해 있던 감성에 강한 떨림과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화려한 볼거리와 코믹 요소 등 오락적 측면 없이 여든살의 시골 노인과 마흔 살 소(牛)의 교감을 매우 원시적인 구조로 다룬 휴먼다큐 형식의 영화가 300만 명이라는 대박흥행을 거둔 것은 고품격 다큐멘터리 영상물이 가진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웅변한다. 이처럼 가상이 아니라 현실을 카메라에 담는 형식으로 이렇게 많은 사람의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영상물을 특별히‘명품다큐멘터리’라 부른다.

 

 

글·문화평론가 김휘영

 

다큐멘터리 영상물의 변천사
한 세대 전만 해도 다큐멘터리하면 노르망디 상륙작전 등 주로 종군기자들에 의해 채록된 세계대전에 관한 논

픽션 흑백 기록영화 등을 떠올리곤 했다. 그것도 주로 6.25사변일이나 광복절 같은 특별한 날에 공중파를 통해 보곤 했다. 그러나 요즘은 다큐멘터리에 대한 수요와 공급 양측 모두가 급팽창해서그종류와 작품 수를 헤아리

기 힘들정도로 다양해 졌고, 관심만 있다면 케이블 TV나 P2P 등 여러 통로로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내용도 인간, 역사, 문화, 환경, 식생, 경제, 건강의학, 교육, 우주, 과학, 전쟁무기 등 양적으로 팽창하여 그 분야에 따라 각각 휴먼다큐, 역사다큐, 문화다큐, 환경다큐, 과학다큐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또 그 형식에 따라 다큐드라마, 다큐 영화 등으로 세분된다. 이들 중에서 특별히 작품성이 높고 시청률이나 흥행의 측면에서도 성공한, 소위‘명품다큐‘가 많이 등장했고 이런 추세는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또한 3D 등의 영상기술력의 혁신으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는 구성이 가능했으며 이는 현실을 기록한다는 본래적 의미의 다큐멘터리의 차원을 넘어 새로운 차원의 다큐멘터리 기획도 가능해졌다. 예를 들어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인류의 기원이나 고-중생대 동식물을 다룬 과학다큐를 보면 뼈 조각 화석들을 모아 골격을 단순히 추정하던 과거의 차원에서 벗어나 CG로 이를 입체적으로 형상화하고 시뮬레이션 작업까지 해서 이에 파생되는 여러 상황까지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큐멘터리의 무궁무진한 발전가능성을 보여준다.

 

공감과 소통의 콘텐츠-명품 다큐멘터리
이렇게 많은 명품다큐멘터리가 등장한 원인으로는 무엇보다 과거의 전쟁, 인권, 환경 등의 거대담론으로는 채울수 없을 정도로 수용자들의 욕구가 다변화되고 공감과 소통을 중시하는 감성적인 욕구가 폭발적으로 증대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요즘은 여행, 레저 등 좀 더 개인 친화적이고 문화적 욕구의 증가로 다양한 다큐멘터리가 쏟아지고 있다. 게다가 각종 첨단 디지털 촬영기기와 CG 기술의 발달은 이런 세분화된 수요에 호응 할 수있을 만큼 다양하고 품질이 높은 영상콘텐츠의 공급을 가능하게 했다. 최근에는 과거의 건조하고 딱딱한 기록

물과 단순한 지적 호기심의 충족의 일환이었던 전달자와 수용자의 단선적 구조를 넘어, 수용자가 현장을 직접 체험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잘 기획된 콘텐츠를 만나기도 한다. 또한 대중과의 소통을 위하여 친밀도가 높은 유명 스타를 직접 등장시키거나 내레이터로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정보의 전달과 지적인 호기심의 충족과 간접 체험의 효과 이외에도 최근에는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즐거울 수 있는 오락적 요소도 많이 가미되고 있는 추세다. 예를 들어 토속문화가 대상이라면 관혼상제 등의 의식(rituals)이나 축제 등은 필수적으로 등장하고 또 상황에 어울리면서도 리듬감 있는 배경음악을 적절히 가미하기도 한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담은 영상물
미래학자 존 나이스비트 (Jhon Naisbitt)는 이미 수십년 전에 앞으로의 세상은 하이테크-하이터치의 시대로 향해 갈 것으로 예언했다. CG같은 첨단기술이 발전되어 갈수록 이에 대한 반발로 원시적이고 질박한 문화적 욕구에 대한 수요도 동시에 커짐을 말하는데 이런 점은 최근 <워낭소리>, <아마존의 눈물>같은 다큐멘터리 영상물이 각광받고 있는 사실로도 잘 설명된다. 그리고 유통매체의 구조적 측면에서 보더라도 최근 다큐멘터리 상영관이 들어서고 종편 방송국들의 등장에 따라 한국에서도 고품격 다큐멘터리의 수요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이는 따뜻한 가슴과 냉철한 이성을 갖춘 기획자의 의도가 사회적인 객관성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아름다운 빛으로 투영된 명품 다큐멘터리를 더 자주 만날 수 있으리라는 행복한 기대를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