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아리 기자단/만남&이야기

따스아리 2013. 5. 8. 16:21

 

 

흑백 일색이다. 사진 속에는 인물만이 부각되어 있을 뿐 단순하기까지 하다. 어찌 보면 획일적이라고 말 할 수 있는 인물 사진이지만 인물들의 표정, 눈빛 속에는 많은 것이 담겨 있다. 사랑, 희망, 꿈, 인연 등등… 벌써 10년째다. 그가 사진을 통해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 특별한 사진전을 지속한지도 말이다. 입양아들과 스타들이 함께하는 ‘천사들의 편지’ 사진전으로 유명한 조세현 사진작가(55) 이야기다. 이러한 그가 얼마 전 사진을 통한 메시지 전달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에게 사진을 가르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 뜻이 있는 사람들과 힘을 모아 ‘조세현의 희망프레임’이라는 비영리단체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단순히 사진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다. 사진을 통한 사회공헌 확산, 이 것이 그의 새로운 도전이자 목표다. 그의 새로운 도전이 궁금했다. 4월의 어느 토요일, 그를 만났다.

 

조세현 작가는 ‘천사들의 편지’ 사진전 이야기로 운을 땠다. 한 지인의 부탁으로 하던 입양아들의 백일사진 촬영이 사회공헌에 관심을 갖도록 자신을 변화시켰다고 했다. 본인 스스로도 지금의 자신이 신기한 듯 했다. “저도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요. 예전에는 미친 듯이 돈만 벌었었죠. 입양아의 백일 사진을 찍어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제가 거절했다면 지금의 저도 없었을 겁니다.” ‘천사들의 편지’ 사진전을 진행해 오면서 사람의 삶의 가치도 배우고 나눔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고 말하는 그. 이제 그에게는 스타들의 화보나 광고보다도 사진으로 하는 나눔 활동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는 듯 했다. 이러한 매력은 그를 다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이끌었다. 현재 조세현 작가는 문화적 혜택에 취약한 저소득 가정 아동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또 노숙인들을 대상으로 사진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조 작가는 먼저 교육을 받는 노숙인들을 ‘분신’이라고 표현했다. 그가 심혈을 기울인 부분은 단순히 사진의 기술이 아니었다. “인물사진을 찍으려면 상대방과 직접 소통해야 하잖아요.” 조 작가는 사람들과의 소통이 노숙인들의 상처 치유는 물론 사회로 나오게 하는 큰 원동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잠재력을 찾고 그리고 희망을 찾기도 합니다. 삶의 목표도 뚜렷해지고 빠른 속도로 다시 일어서게 되는 거죠.” 조 작가는 다른 직업을 가질 만큼 성숙해지고 적응하는 노숙인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고 밝게 웃었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그린프레임’ 활동은 좀 더 특별하다. 조세현 작가의 경험이 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그는 한 자폐아동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여느 자폐아동과 다를 바 없이 무언가에 집중을 하지 못했다는 아이.

 

가족사진을 찍으려는 그의 요구에 이리 저리 뛰어다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 “아이를 사진기 앞으로 끌고 와서 아이의 손으로 사진기의 셔터를 누르게 했어요. 그 순간 아이의 눈빛이 바뀌더군요. 아이는 사진기의 셔터를 연신 눌렀습니다. 누를 때마다 사진기에 다르게 나타나는 모습들이 아이에게는 하나의 감동으로 다가왔던 것이죠.” 그 후 사진을 배우면서 아이의 자폐증은 차츰 치료가 되었다고 했다. 조세현 작가는 이 경험을 통해 사진을 통해 아이들에게 무엇인가 해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했다. 자신이 무엇을 가르쳐야 할지도 분명히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린프레임 활동의 시작이나 목표가 설정되는 순간이었다. 그는 사진 촬영을 위해 초점을 맞추고 프레임을 찾듯 아이들이 자신만의 프레임을 설정하고 정체성과 목표를 찾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선택할 수 있는) 꿈을 하나 추가시켜주는 겁니다. 뭐가 되고 싶으냐고 물으면 대부분 의사, 선생님, 대통령 같은 직업을 말하잖아요. 그린프레임 교육을 통해서 아이들은 사진사라는 또 하나의 목표를 갖게 되고 그러면서 희망도 가지게 되는 거죠.” 이어서 그는 “아이들은 사진교육을 통해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접근하고 전달하는 법을 배우게 된다”고 덧붙였다. 자신감도 얻게 된다고 했다. 실제로 그가 말한 교육 목표는 ‘그린프레임’ 수업에 참가중인 아이들의 행동과 표정에서 확인 할 수 있었다. 하나같이 손에서 카메라를 떼 놓지 않는 아이들의 눈빛은 진지했다. “이건 너무 넓게 나왔잖아 다시 한 번 찍어봐” 친구가 찍은 사진을 보며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은 아이들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졌다.

 

조세현 작가는 “자신은 물론 조교들도 아이들에게 사진 찍는 것과 관련해서 뭐라고 하지 않는다”고 교육 방식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아이들이 스스로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존중하고 자신감을 키워주기 위함이라고 했다.  그 대신 칭찬은 아끼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아낌없는 지원도 이루어졌다. 수업을 수강하는 모든 아이들이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오픈스튜디오를 하는 것도 아낌없는 지원의 일환이었다. “특히 주말에 여유가 있는 아이들이라면 부모님과 함께 극장도 가고 야구장도 가고 하겠지만 소외계층 아이들은 힘들잖아요.” 그는 오픈스튜디오는 아이들이 사진을 찍고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어울리는 놀이 공간이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조세현 작가는 앞으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했다.

 

 

인터뷰 내내 “하는 일에 만족하고 있다”며 사회공헌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입소문을 통해 여러 기관에서 교육 요청이 들어오는 상태라는 말도 들을 수 있었다. 특히 장애인 기관에서 계속해서 문의가 들어온다고 했다.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에게 사진 교육은 어려울듯하지만 그는 ‘절대 아니라’고 힘주어 말했다. “몸이 불편해서 사진기를 들고 셔터를 누르는 것이 어렵지만 힘겹게 셔터를 누른 후의 장애 아동들의 얼굴에는 세상을 다 가진 표정이 나타나죠.” 사진이 장애아동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는 조세현 작가. 그는 장애아동들을 위해 더 가볍고 편한 사진기를 구할 방법을 계속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자신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 사진작가를 배출하고 싶은 바람도 살짝 내비치기도 했다.

 

자신에게 교육을 받은 이들이 또 다른 사진을 통한 나눔 전도사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그의 바람은 이미 이루어지고 있는 듯 했다. 지난 3월 사진교육을 받은 노숙인들이 서울희망사진관 1호점을 개소하고 광화문 광장과 청계천 일대에서 시민들의 웃음을 사진에 담아주기 시작 했다. 또한 사진을 배운 아이들 역시 다른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자로 스스로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들이 사진을 통해 희망을 찾고 또 전파할 것으로 확신하는 이유다. 그들의 행보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이수연 따스아리 기자

suyun59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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