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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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그쪽으로 가시면 큰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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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09. 10. 7.

 

 

 

 

우측통행으로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방향이 바뀌게 된 10월 첫 날.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여 지하철역으로 내려가려는 할아버지가, 평소 습관대로 왼쪽 에스컬레이터로 내려가려고 진입하려고 했다. 이때, 뒤따라가던 학생이 반대로 진입하려던 할아버지를 잡아 세우고는 “우측통행으로 바뀌어서 이제 오른쪽으로 내려가셔야 한다”는 설명을 해 드리고 오른쪽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지하철역으로 내려가실 수 있게끔 도와드렸다. 할아버지는 학생에게 고맙다고 몇 번이나 인사를 했다.

 

지난 5월 27일 정부는 1921년 일제에 의해 시행된 현재의 좌측통행이 우측통행 원칙으로 바뀐다는 보행문화 개선 추진계획을 발표하였다. 9월까지 우측통행에 대한 국민홍보, 10월부터는 공공시설물 및 지하철, 공항, 항만 등의 에스컬레이터, 안내표지 등 시설개선이 완료된 다중이용시설부터 우측보행을 시범시행하고, 주요 보행유도시설 개선을 모두 마친 내년 7월부터 우측보행을 본격 시행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현행 도로교통법 제8조 제2항에서 규정한 좌측통행을 보․차도에서의 ‘우측통행 원칙’ 확립을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한다.

 

이런 계획을 직접 들으니, 차근차근 계획성 있게 진행이 되는 것 같은 생각은 들지만, 실제로 생활에서 우측통행을 ‘갑자기’접하게 된 일반인으로서는 우측통행의 ‘첫 경험’을 좀 더 즐겁게 맞이하지 못한 것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다른 곳은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내가 탔던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에는 우측통행을 알리는 큰 표지판도 없이 작은 화살표만 바닥에 붙어있을 뿐이었고, 우측통행을 안내해주는 안내자도 없었다. 시력 좋고 판단 빠른 젊은이들이야 바로 알고 사용하겠지만, 위의 할아버지 같은 분들은 적잖이 당황하셨을 거란 생각에 씁쓸한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우측통행은 왜 필요하며, 좌측통행에도 불편함이 없는 것 같은데 왜 굳이 우측통행으로 보행문화를 바꾸려는 것일까? 그 이유는 우측통행이 보행자의 보호를 위해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우측통행은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어있는 곳에서는 보행자와 차 모두 “우측통행”을 하게 되지만, 특히 위험할 수 있는 보도와 차도가 분리되어 있지 않은 곳에서 보행자와 차가 “마주보며 통행”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정부는 보행자 안전․편의 및 글로벌 보행문화 정착을 위해 현행 좌측통행 원칙을 ‘우측통행 원칙’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었기 때문에 우측통행을 실시한다고 한다. 즉, 우측통행은 심리적 부담을 감소하고, 보행속도를 증가시키며, 충돌 횟수 및 보행밀도를 감소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기 때문에 안전하고 쾌적한 보행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한번쯤은 교실 문을 열고 나오다가 복도를 지나가던 친구와 부딪힌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학교에서는 좌측통행이기 때문에 교실 쪽으로 통행하는 학생이 교실에서 나오는 학생을 미처 보지 못하거나 피하지 못하여 서로 충돌하게 되기도 한다. 우측통행의 생활화는 이런 작은 진로방해의 문제도 해결해 줄 수 있을 것이다.

평소에 우리가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횡단보도의 통행방법 역시 우측통행이 안전하다. 횡단보도의 파란불이 켜질 때 도로의 자동차와의 안전거리를 더 멀리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 신호를 못보고 계속 주행하는 차량으로부터 조금이라도 보행자와의 거리가 멀게 하기 위함이다.

앞으로 우측보행에 대한 보다 더 지속적인 정부차원의 홍보로 우측통행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내년 7월까지 오랫동안 지속된 좌측통행 변경에 따른 국민의 불편을 최소한으로 하면서 안전한 우측통행이 잘 정착했으면 좋겠다.

 

글 | 정책블로그 기자 · 송경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