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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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를 든 학주와 불량소녀의 추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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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0. 5. 20.

귀밑 3cm 머리와 검은 구두, 흰 양말이 너무나 당연하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치마길이가 무릎을 넘는다거나 하복 상의 허리길이가 너무 짧아도 안 되었고, 남학생도 머리 스타일이 불량하거나 너무 길어도 곧바로 학생부로 끌려가던 시절이었습니다. 여기서 ‘불량’의 기준은 선생님마다 다릅니다.

 

행여나 장난을 치거나 야간 자율학습시간에 땡땡이라도 치는 날이면 바로 엎드려서 엉덩이에서 먼지가 나도록 맞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고, 우리 선생님들과 우리 부모님들도 그렇게 학창시절을 보냈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더 심했다고는 하나,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들은 여전히 ‘학주’로 불리는 학생주임 선생님들 몰래 멋을 부리고, 학주 선생님은 귀신같이 찾아내 멋 부린 친구를 체벌합니다. 그렇다고 그 학생의 태도가 달라졌느냐고요? 아니죠, 이렇게 하면 선생님께 ‘걸린다’는 것을 체득하고 이번엔 선생님이 절대 모를 방법으로 멋을 부리기 시작합니다. 결국, 결론은 없는 악순환인거죠. 아무래도 쫓고 쫓기는 스릴을 즐기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과거에는 조용필 노래에 나오는 ‘비에 젖은 풀잎처럼 단발머리 곱게 빗은 그 소녀’들이 청순하고 예쁘게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세월이 십 수년 지난 지금, 그 고운 단발머리는 ‘촌스러움의 극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의 ‘패션’은 이미 단발머리를 넘어 선지 오래입니다.

 

가끔 외국의 영화를 보면 참 신기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리보다 나이도 어린데 졸업파티라며 남자들과 살을 맞대고 춤을 춥니다. 머리도 길고, 염색도 하고, 귀와 코에 피어싱을 하고 다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잘은 모르겠지만, 학생들이 성인과 같은 자유를 누린다고 해서 우리나라보다 서양의 학생 문제가 굉장히 큰 것 같지도 않습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데 그들에게는 자유가 허락되고 우리에겐 자유가 허락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나라의 그 많은 제재가 학생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과연 무엇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겠다는 걸까요?

 

 

학생인권, 학생의 손으로!

지난 1월 6일 수원에 있는 경기도 교육청에서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학생참여기획단과 경기지역시민단체 들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내용은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원안 통과를 촉구하는 것이었죠.

 

“많은 사람들의 우려와 혹은 인권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말들로 덮으시면서 인권조례 자체를 거부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 저희 플랜카드 앞에서 쓰여 있듯이 가장 인권적인 것이 가장 교육적인 것입니다. (중략) 인권의 시기상조는 없습니다. 오히려 지금의 학생인권조례는 너무 늦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생략)”

 

 

 

▲지난 1월,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원안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학생참여기획단은 인터넷 카페에 약 5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는 단체입니다. 학생참여기획단인 학생들도 있고, 아닌 학생들도 있는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 제정에 목소리를 모으는 일과 학생인권조례를 홍보하고, 제대로 된 내용으로 통과시키기 위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카페지기인 난다(가명, 20살, 직업: 청소년인권활동가)는 학생인권조례를 통해 학생인권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논쟁하고 고민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학생인권조례를 우리 학생들 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의 숨 막히는 현실에 대해 투덜거리고 고발하는 것 그 이상을 넘어 좀 더 발칙하게 현실을 뛰어넘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하며, 경기도 학생인권조례를 계기로 학생들이 스스로의 인권에 대해 깊이 고민해보고 인권을 위해 직접 행동하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학생인권정착, 책임감 있는 행동이 중요

학생인권조례는 비교적 자유롭게 생활하는 서양의 학생들이 부러워서 추진하는 것이 아닙니다. 계속되는 규제, 체벌, 과도한 입시위주의 교육으로 열악해지고, 암울해지는 학생인권의 현실 속에서 학생들에게 좀 더 행복한 학교, 인권이 실질적으로 적용되는 학교를 꿈꾸기에 추진하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독립을 우리 스스로가 쟁취했을 때 더 큰 의미가 있듯이, 학생인권도 학생 스스로의 노력으로 만들어 간다면 더 큰 기쁨이 있을 것입니다. 이 조례가 통과된다면 많은 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자유를 찾고, 학교생활이나 일상생활에 만족감을 느끼게 되지 않을까요? 더 이상 머리 길이로 학교 선생님들과 싸울 필요도 없고, 집회에 참여했다고 학교에서 혼날 필요도 없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이때, 무엇 보다 중요한 것은 방종이 아닌 자유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누릴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우리 스스로의 인권을 찾아달라는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학생들도 그들 자신에 대하여 자유를 누리고, 그 자유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아는 사회가 된다면 ‘학생인권조례’ 라고 구분 짓는 말도 자연스레 사라지게 되겠지요?

그때쯤이면, ‘학생이 공부나 열심히 하지 무슨 자유?’라고 생각하는 어른들도 생각을 바꿔 우리 학생들에게 더 큰 믿음으로 다가오게 될 것입니다.

 

두발 길이 제한, 강제적인 자율학습, 체벌, 수동적인 수업방식 등이 모두 한낱 추억이 되는 날을 기대해 봅니다.

 

모든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이글은 학생 기자의 글로써 법무부 공식 입장과는 무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