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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코프스키가 ‘이혼’에 대해 조금만 더 알았더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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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테인먼트

2010. 9. 1.

 

 

 

 

 

“지크프리트 왕자! 당신은 내 딸과 결혼하기로 맹세했어. 이제는 결혼할 수밖에 없어!”

 

마법사의 목소리는 크고 당당했습니다.

 

왕자는 마법사와 그의 딸에게 말합니다.

 

“무슨 소리, 난 당신의 딸이 오데트인지 착각하고 약혼한 거야. 처음부터 날 속였으니 이제 내 앞에서 사라져 줘! 제발!”

 

 

이것은 차이코프스키가 만든 유명한 발레곡 ‘백조의 호수’의 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오랜만에 접하는 이야기라 줄거리가 가물가물하지 않으신가요? 독일의 전래동화로 알려진 ‘백조의 호수’의 내용을 잠시 정리해 볼까요?

 

한 나라의 왕자인 지크프리트는 무도회장에서 자신의 배우자가 될 사람을 택하기로 합니다. 그런데 이미 왕자의 마음엔 오데트가 있습니다. 오데트는 마법에 걸려 낮에는 백조로 살고, 밤에만 인간으로 돌아올 수 있었지요. 그런데 마법사가 자신의 딸을 오데트로 변하게 만들어 무도회장에 보내고, 왕자는 겉모습에 속아 마법사의 딸과 약혼하겠다고 말합니다. 그때 마법사의 딸이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오고, 왕자는 속은 것을 알고 마법사와 그의 딸에게 사라지라고 소리칩니다. 그 후 왕자는 오데트를 찾기 위해 험난한 시련을 겪게 됩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데트를 되찾아 그녀의 마법을 풀어주고, 두 사람은 행복하게 잘 살았다고 합니다.

 

백조의 호수는 이렇게 끝나지만, 만약 이 이야기가 2010년 한국에서 일어났다면 이야기의 전개가 조금 달라졌을 것 같습니다. 왕자는 마법사의 딸과 결혼하지 않기 위해 오데트를 찾아 험난한 시련을 겪게 되는데요. 사실 자신의 신분을 속인 채 약혼을 하려고 한 마법사의 딸에게 잘못이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간단히 법으로 해결하면 됩니다. 그러니까 이야기의 후반부는 마법사의 딸과 지크프리트 왕자가 재판 공방전을 펼치는 것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지요.

 

ㅎㅎㅎ 어떠신가요? 너무 낭만 없이 딱딱해져 버렸나요~^^

 

 

 

 

 

 

 

 

직업·재산 속였다면 약혼은 무효!!

 

‘약혼(約婚)’은 결혼을 하기로 약속한 것을 말하는데요. 그냥 보통의 약속이 아니라, 민법에도 나와 있는 법적 효력을 갖는 약속입니다. 하지만 약혼을 했다고 해서 모두가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막상 약혼을 한 다음 서로 마음이 맞지 않아 헤어질 수도 있고, 약속이 깨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약혼을 깨고 없었던 일로 하는 ‘파혼(破婚)’이라는 제도도 함께 있는 것인데요.

 

문제는 두 사람이 모두 합의 하에 파혼을 하면 문제가 없지만 ‘백조의 호수’ 이야기에서처럼 한쪽은 파혼을 원하는데 다른 한쪽은 원하지 않는 경우 문제가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파혼 선고를 듣게 되면 그 정신적 충격은 엄청나겠죠? 거기다 가족과 친구들은 모두 결혼하는 줄 알고 있을 텐데 주변 사람들에게 파혼 사실을 알리는 것도 고역이고, 약혼 예물을 교환한 경우 그 물질적 손해배상도 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민법에는 파혼할 수 있는 정당한 이유들에 대해 명시해 놓고 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파혼할 수 있는 사례들】

 

○ 상대가 죄를 지어 교도소에 간다.

○ 돈을 함부로 써서 빚이 너무 많다.

○ 성병·정신병 등 심각한 질병이 있다.

○ 다른 사람과 사귀고 있거나 혼인·약혼 등을 했다.

○ 직업, 수입, 학력 등을 거짓으로 말했다.

○ 아무런 이유 없이 몇 년씩 결혼을 미룬다.

○ 1년 이상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수 없다.

○ 그 외에 결혼을 할 수 없을 만큼 중대한 사유가 있다 

 

 

 

 

 

 

 

 

 

파혼 후엔 이렇게 처리하세요.

 

이제 지크프리트 왕자와 마법사의 딸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까요? 마법사의 딸은 자신을 오데트로 꾸며 왕자를 속였으니 당연히 파혼 당할 수 있습니다. 직업이나 재산, 학력 등을 거짓으로 속인다면 파혼을 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때 파혼에 대한 잘못은 마법사의 딸이 지게 됩니다. 원래 서로 합의 하에 파혼한 경우에는 각자 자기가 받은 예물 등을 상대방에게 반환하면 되는데요. 백조의 호수처럼 한쪽의 잘못으로 인해 파혼했다면, 파혼에 책임이 없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약혼 예물을 반환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 잘못이 없는 사람은 잘못이 있는 사람에게 예물 반환, 약혼비용, 손해배상 등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왕자는 마법사의 딸로부터 받은 약혼 예물은 돌려주지 않고, 정신적·물질적 손해배상을 마법사의 딸에게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만약 마법사의 딸이 손해배상 청구에 응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때는 마법사의 딸이 사는 주소지의 관할 가정법원에 조정을 신청하면 됩니다. 왕자는 법원의 조정을 거쳐 소송까지도 제기할 수 있답니다.

 

 

 

 

 

 

파혼했다고 소송까지? 이건 너무 하잖아~

 

일각에선 파혼한 걸로 재판까지 하는 것에 대해 너무 야박하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약혼은 앞서 밝힌 것처럼 법적 효력을 지니는 약속이므로 처음 체결할 때부터 신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약혼은 가까운 장래에 혼인할 것을 주변에 알리고 또 의무도 지게 되는 행위입니다. 따라서 파혼은 단순히 두 사람이 이별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법적 약속을 깨는 것이며, 주변에 미치는 영향도 큽니다. 파혼에 대한 손해배상을 할 때 ‘정신적 피해’를 포함시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따라서 약혼을 하거나 파혼을 할 때도 마치 결혼과 이혼을 하는 것처럼 신중하게 해야 할 것입니다.

 

 

법무부 법교육팀

법무부·소년조선일보 공동기획

 

 

● 헌법 짱 퀴즈 !

 

지크프리트 왕자는 잘못된 약혼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습니다. 마법사와 마법사의 딸은 어떤 처벌을 받아야 할까요?

 

① 사기죄로 처벌을 받아 교도소에 보낸다.

② 파혼을 했으니 아무런 책임을 물을 수 없다.

③ 왕자는 마음에 생긴 상처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정답은 아래를 드래그 하세요.

 

③ 왕자는 마음에 생긴 상처에 대한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

 

마법사 딸의 행동이 잘못된 것이지만 사기죄 같은 범죄로 처벌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사기죄는 돈이나 재산 등을 목적으로 하는 행동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처벌을 받아 교도소에 가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지크프리트 왕자는 마법사와 그의 딸에게 ‘손해배상’을 받을 수는 있습니다. 마음의 상처에 대한 것과 결혼 비용 등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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