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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체육대회! 가장 인기 있는 우승 기념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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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0. 11. 8.

▲전주교도소 체육대회 개회식

 

 

지난 10월 20일 전주교도소(소장 장영석)에서는 수용자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진행된 체육대회는 취업장 별로 팀을 나누어 총 11개 팀이 참가했는데요. 구기 종목과 트랙 종목으로 나누어 열린 이 대회는 농구, 배구, 건구(손으로 하는 미니야구), 족구 등과 서전 릴레이(4선수가 출전하여 1선수가 1바퀴, 2선수가 2바퀴, 3선수가 3바퀴, 4선수가 4바퀴를 도는 릴레이 달리기), 마라톤 등 12종목이 치러졌으며 예선에 44명이 출전해 기량을 겨뤘습니다.  

 

 

 

 

교도소 역도경기는 역기가 아닌 포대자루로?

 

 

▲중량들기(역도).

 

 

그 중 가장 신기했던 것은 바로 중량들기였는데요. 역기가 아닌 모래가 가득 든 포대자루를 머리 위로 높게 들고, 가장 오래 버틴 사람이 우승을 하는 경기였습니다. 이 모래자루는 그 무게가 무려 40kg이나 된다고 합니다. ‘브라운아이드걸스’ 가인의 대외적 몸무게가 43kg이라고 하는데, 그럼 가인을 머리위로 들고 버텨야 한다는 것이나 다름이 없네요!

 

이날 가장 오래 버틴 선수는 무려 10분을 쓰러지지 않고 버텼다고 하는데요. 굉장히 정적인 경기이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긴장감이 고조되고, 경기가 끝난 후에는 박수가 절로 나오는 경기였습니다.  

 

 

 

 

교도소 체육대회, 이런 점이 다르다

 

교도소 체육대회는 연1회 개최되고, 모두가 승리하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는 것에서 일반 체육대회와 비슷하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습니다. 바로 모든 경기가 ‘공개’는 아니라는 것이지요.

 

 

 

 

일반 체육대회는 선수로 뽑힌 사람들 외에 응원만 전문으로 하는 응원단들이 있습니다. 어떤 때는 경기의 열기보다도 응원의 열기가 더욱 뜨겁기도 한데요. 하지만 이와 다르게 교도소 체육대회는 정해진 종목에만 응원단이 있습니다. 즉, 어떤 종목은 수용자들이 함께 응원하며 경기를 지켜볼 수 있지만, 또 어떤 경기는 응원 없이 선수들끼리만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경기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모든 경기를 응원할 수 있도록 해 주면 좋을 텐데, 왜 못하게 하느냐고 물어보실 수도 있는데요. 그 이유는 바로 보안상의 문제 때문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수용자들이, 그것도 죄질이 좋지 않거나 아직 교화가 되지 않은 수용자들까지 무방비 상태로 있게 되었을 경우, 자칫 사고가 일어날 수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체육대회 날이라고 해도 어떤 수용자들은 함께 대회를 즐기지 못하고 특정 선수들만이 경기를 펼치는 경우도 있으며, 나머지 수용자들은 공장 안에서 일을 하기도 한답니다.

 

이날 체육대회의 우승은 농구를 제외한 전 종목에서 제대로 실력을 발휘한 직업훈련 팀이 차지했는데요. 팀을 우승으로 이끈 일등공신 한○○씨와 남▢▢씨 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INTERVIEW | 전주교도소 직업훈련팀 한○○, 남▢▢

 

Q. 우승 축하드립니다. 이번 체육대회 준비는 얼마나 하셨나요?

남씨 : 7~8월부터 준비했어요. 운동도 하고 지구력도 키우고요. 우리 직업훈련 팀은 50명 정도 되는데 그 중에서 기량이 뛰어난 사람들을 선수로 선발했습니다.

 

Q. 경기를 펼칠 동안 동료들의 응원이 절실했을 것 같은데요?

한씨 : 사실, 함께 응원하는 사람이 있어야 경기하는 재미도 있는 것인데, 선수로 뽑히지 않은 사람들은 경기 관람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요. 경기를 모두 관람하지는 못하더라도 결승에 오른 팀이 있다면, 그 팀은 선수들 뿐 아니라 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응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가 국가대항전을 치르는데 경기를 못보고 일만 하고 있어야 한다면 너무 안타깝잖아요? 물론, 국가대항전은 아니지만, 교도소 체육대회도 우리 팀이 우승을 하느냐 마느냐가 걸린 경기를 치를 때, 그 경기를 보지 못한다면 정말 속상할 것 같아요.

 

Q. 교도소 체육대회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하면 좋을까요?

남씨 : 수용자 대표들과 직원 대표들 간의 경기가 하나쯤 있었으면 합니다. 물론 앞에 네트가 쳐 있는 경기여야지요. 직원들과의 원활한 소통이 되었으면 싶고 수용자와 지도감독자의 신분을 떠나 그저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 대 사람으로, 정정당당한 경기를 치러보고 싶습니다.

 

 

 

 

 

교도소 체육대회, 상품은 무엇일까?

 

학교에서 운동회가 끝나면 온갖 학용품 꾸러미를 짊어지고 집에 오게 됩니다. 그렇다면 교도소 체육대회가 끝나면 과연 어떤 상품이 주어질까요?

 

이번 체육대회에서 우승한 직업훈련팀이 받은 상품은 라면과 비누 같은 생활필수품이었습니다. 몇 개월 동안 연습하고 예선을 거쳐 본선, 결승까지 진출하여 어렵게 우승을 따낸 팀에게 주어지는 부상이 ‘겨우’ 라면과 비누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수용자들에게 라면과 비누와 같은 생활필수품은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것이기 때문이지요.

 

 

 

특히 라면은 수형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상품이라고 하는데요. 그것 말고 다른 상품을 원하지 않느냐는 물음에 남씨는 손사래를 치며 “수형자들이 라면을 좋아해서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더 바랄 것이 없느냐고 재차 물어보자, 굳이 더 준다고 한다면 체육대회 로고가 찍힌 기념수건 한 장과 칫솔 세트를 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런 생필품들이 감히 ‘라면’의 아성을 무너뜨리진 못하겠죠? 어릴 때나 컸을 때나 ‘먹을 것’ 만큼 좋은 상품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교도소에서 경쟁의 소중함을 배우는 수용자들

 

교도소 체육대회는 한정된 공간에서 단체생활을 해야만 하는 수용자들의 단합차원에서도 상당히 중요합니다. 또한 특수한 환경에서 빛을 보고 운동을 할 시간이 현저히 부족한 수용자들이기에 이런 체육대회가 일상에 활력을 주고 스트레스도 해소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요. 경기를 통해 배우는 정정당당한 페어플레이 정신은 사회에서의 규칙과 경쟁이 얼마나 중요한지도 알 수 있게 해줍니다.

 

 

▲전주교도소 체육대회 ‘족구’

 

 

취재를 마치며 인터뷰에 응했던 남씨가 마지막으로 했던 한마디가 기억납니다.

"만약 우승 기념으로 가족을 한 번 더 만날 수 있다거나 기대할 뭔가가 있다면 살아가는 희망이 더 강해지겠죠. 생활도 충실해지고 아마 체육대회를 지금보다 굉장히 많이 기다릴 겁니다. 지금 우리에겐 이런 체육대회가 큰 즐거움이거든요."

 

일상에서 즐거움을 찾지 못하다가 비로소 교도소에 들어와서야 진정한 즐거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수형자들! 참 아이러니하지만, 그래도 진짜 웃고 즐기고 스트레스를 풀 줄 알아야 건강한 사회생활도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수용자들의 몸과 정신을 맑고 바르게 하는 교도소 체육대회가 앞으로도 수용자들의 수형생활에 더욱 큰 힘이 되었으면 합니다.

 

글·사진 = 유영희 기자

일러스트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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