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반듯한 사회, 행복한 국민

2년전 이 겨울, 조두순 사건이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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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0. 11. 30.

작년에 온 국민을 분노에 떨게 했던 조두순 사건이 2년 전 12월에 일어났던 일이라는 걸 아세요? 이 추운 겨울 날, 피해 아동은 오랜 시간 낡고 작은 화장실에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동성범죄자를 강력하게 처벌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아쉽게도 피해아동의 보호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로 얘기하는 바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모아 선금을 전달하긴 했지만 제2의 제3의 피해자를 어떻게 보호할 지에 대한 얘기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지요.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11월 27일 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범죄 피해아동을 법과 사회가 어떻게 지켜줘야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회가 있었습니다. ‘범죄 피해아동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는 법무부와 아동권리학회,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함께 주최했는데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모시고 피해자인 아동을 어떻게 지켜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펼쳤습니다. (아동 범죄자들에 대한 처벌이 아닌 피해 아동의 보호를 목적으로 한 토론이라서 더 흥미로웠습니다.)

 

 

 

 

헌법 제34조에 아동의 복지가 언급되어있지 않다고요?

 

토론의 처음 시작은 헌법 제34조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헌법 제34조는 국민권익보호와 관련된 내용이 담겨져 있는데, 이 조항에 노인과 여자, 청소년 등은 기술되어 있지만 아동 복지에 대한 언급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헌법 제34조에는 정말 아동 복지에 대해 언급한 내용이 없었습니다. 물론 제1항에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그 아래 노인, 청소년, 여자 등을 특별히 언급한 것과는 비교가 됩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복지에 대해 스스로 소리 높여 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더욱 보호가 필요한데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안타까웠어요.

 

 

 

 

노련한 변호사의 반대신문에 살아남을 수 없어요. 

 

▲ 범죄 피해아동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 모습

 

토론회의 첫 발제를 맡은 사람은 이수정 경기대 범죄 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이 교수는 “어떠한 피학대 아동도 노련한 변호인의 반대신문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무리 똑똑한 아이라고 해도 변호사, 검사 앞에서 제대로 증언을 하기란 어려움이 있을 것입니다. 법정에서는 일단 피고인의 무죄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피해 아동에게 가혹한 질문을 던질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은 이미 상처를 입은 아이들에게 두 번 상처를 입히는 꼴이 돼버리지요. 또 법정의 무거운 분위기는 잘못한 것도 없는 피해아동들을 위축되게 하고 주눅들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때문에 이수정 교수는 아이의 법정출석은 제한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대신 외국에서처럼 법정에 아이가 나올 필요 없이 아이의 진술장면을 찍은 영상녹화물만으로도 증거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우리나라는 영상녹화물을 증거로 인정하고는 있지만, 증거접합성 즉 그 영상물이 얼마나 증거로서 믿을만한가에 대한 판단은 판사에게 달려있습니다. 따라서 아이의 영상녹화물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는 경우도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반대신문을 안 할 수도 없어요. 

 

▲ 아이 얼굴 위로 검은 손이 가득해요. ‘범죄 피해아동 권익보호를 위한 토론회’ 포스터

 

그러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반대신문을 무조건적으로 폐지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견해가 갈렸습니다. 토론자로 참여한 이호중 교수는 반대신문 제도를 무조건적으로 폐지한다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볼 문제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대신문은 권력남용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오랜 시간을 통해 만들어진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또 비디오를 보고도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되거나, 피고인의 무죄 가능성이 보일 때도 반대신문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피해자인 아동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안타깝지만, 그렇다고 해서 증거를 찾는 것을 소홀히 할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자칫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반대신문 폐지에 대해서는 섣불리 판단할 수는 없다고 했습니다.

 

결국 이 날의 토론은 아동을 대상으로 한 반대신문을 무조건 폐지하기 보다는 아이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최선의 정책을 찾아보자는 선에서 결론이 났습니다.

 

 

 

 

법조인 여러분부터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주세요.

 

 

최근 우리사회에서는 아동성폭행에 대한 문제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위해 범죄자를 강력히 처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근절하는 것도 중요한 방법이지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피해자인 아동이 더 이상 상처입지 않도록 아동들의 권리를 보호해주는 것이 아닐까요?

 

시종일관 진지한 분위기로 열띤 토론을 벌이는 여러 전문가들 모습을 보며 이분들이 진정으로 범죄피해 아동들을 걱정하고 우려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까이서 실제 피해아동을 만나고 그 부모를 만나면서 피해 아동의 고통과 문제를 피부로 느끼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토론회에 참가했던 전문가들은 모두 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법적인 문제에 접근할 때 더욱 더 아이들을 생각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요.

 

이번 토론회는 범죄피해아동을 둘러싼 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모두가 공감을 했다는 점에서 그 출발선에 서있습니다. 앞으로 꾸준한 노력을 통해 범죄피해 아동들에게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또한 그 노력들이 올바른 형태와 실천으로 결실을 맺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도 이처럼 전문가들과 경험자들이 어우러져 함께 공감하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이 더욱 자주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 = 배수현, 이연배 기자

이미지 = 법무부 및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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