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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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폭력 남편 피해 가출한 중국 여성, 억울한 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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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을 꿈꾸는 사람들

2010. 12. 12.

제가 교도관이라는 낯선 분야에 발을 들여놓은 지도 어언 20년의 세월이 다 되어갑니다. 처음 이 직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땐 저 보다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의미 있는 직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곳에서 책으로 몇 권을 써도 모자랄 만큼 많은 사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 중 생각나는 한 여성은 지금 생각해도 마음이 아프고 가슴이 저려옵니다.

 

 

 

 

중국 한족 출신인 그 여성은 결혼상담소를 통해 우리나라 사람과 결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허위 결혼으로 밝혀져 징역 6개월을 선고받은 상태였지요. 우리나라에 온지 2년이 지났다고 했지만 아직 한국어를 잘 구사하지 못해 자신의 의사전달마저 어려워했습니다. 의사소통이 안 되니 같은 방 사람들과의 공동생활도 매끄럽지 못했고 늘 앉아서 울기만 할 뿐이었습니다. 어느 날은 밥도 먹지 않고 계속 벽에 머리를 찧었습니다. 너무 괴로워하는데 직원들은 무엇을 어떻게 도와줘야할지 난감하기만 했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저는 다문화 가정을 이루고 있는 여성들에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여성회를 운영하시는 분과 명함을 주고받았던 생각이 났습니다. 저는 책상서랍과 명함첩을 뒤져 겨우 그 분의 명함을 찾아내었고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명함을 받을 당시에도 그 분은 다문화 가정을 위한 사업과 라디오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계셨습니다. 그 분이라면 중국인 수용자를 도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한 전화였지만 제 근무지가 특수한 교도소라 그런지 그 분은 금방 저를 기억해주셨습니다. 저는 지금 수용자 중에 말이 통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있는데 통역을 도와줄 수 있겠냐고 했더니, 어떻게든 시간을 내어 빠른 시일 내에 방문을 해주시겠다고 흔쾌히 대답을 해주셨습니다.

 

드디어 상담날. 중국인 수용자는 말이 통하는 중국여성이 상담을 위해 방문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잔뜩 기대한 눈치였습니다. 입술을 깨물어 아랫입술을 터져있었지만, 머리는 깨끗하게 빗어 묶어 단정한 모습으로 앉아있었습니다. 그녀는 중국 통역인 메이홍을 보자 말이 통하는 같은 한족을 만난 반가움에 부둥켜안고 쏟아지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습니다. 그동안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 한국 사람들 속에서 얼마나 답답한 게 많고 가슴에 응어리진 것이 많았을까요. 그저 말이 통하는 동족이라는 것만으로도 위안을 얻는 것 같았습니다. 통역인 메이홍과 그녀와의 면담이 이루어지는 동안 저는 그들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 했습니다. 한 30분 쯤 흘렀을까. 중국인 수용자는 조금 진정이 되는 듯 한숨을 돌렸고, 메이홍이 그녀와의 상담내용을 얘기해주었습니다.

 

 

 

 

이야기인즉슨 그녀는 중국에서 결혼을 했으나 남편의 술과 폭력에 시달리다 성장한 1남1녀를 두고 이혼을 하고 얼마간의 돈을 변통하여 한국행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결혼상담소를 통해 결혼한 한국 남자와 한국 드라마에서 보아왔던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길 꿈꾸며 새 출발을 결심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결혼한 남편은 일정한 직업 없이 그녀가 가지고 온 지참금을 탕진하고 돈이 떨어지자 밖에 나가 돈을 벌어오라고 강요하고 돈을 벌어 오지 않으면 중국으로 돌려보낸다고 위협했다고 합니다. 남편의 폭력과 위협에 시달리다 무작정 가출을 하고 나니 남편은 위장결혼으로 신고를 했고, 가출 후 여러 공장을 전전하며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 했다고 합니다. 그러는 사이 1심 재판 기간이 지나버렸고 그녀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형이 확정되어 구속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형을 마치고 나면 돈을 벌어보지도 못한 채 중국으로 추방될 것이고, 그 생각을 하니 그녀는 눈앞이 깜깜하고 오로지 죽을 생각밖에 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통역을 하는 메이홍 역시 그녀와 비슷한 경험이 있어 그런지 그녀의 이야기를 전하며 눈물을 비쳤습니다. 그렇게 1시간 40분의 상담이 끝났습니다. 그 후 그녀는 완전 다른 사람이 되어 처방된 약을 꼬박꼬박 챙겨먹고 식사도 거르지 않으면서 정상적인 생활을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상소권회복 청구가 받아들여져 해당 관할 구역의 기관으로 이송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불행인지 다행인지 한국말을 할 줄 아는 중국인과 같은 거실에서 생활하고 있어 언어 때문에 오는 불편은 겪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일정한 교육 프로그램을 거쳐 활동하고 있는 결혼이주민 통번역사가 있습니다. 결혼이주민 통번역사는 외국인들의 재판과정에서도 통번역일을 해주고 있습니다. 중국인 수용자인 그녀 역시 결혼이주민 통번역사의 도움을 받아 다음 항소심에서 자신의 의견을 정확히 전달해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동안의 고단한 삶에 마침표를 찍고 그녀가 다시 웃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박은옥 ∥ 대구구치소 교회사

 

 

이 글은 교정본부에서 재소자들의 글을 모아 만든 책

‘새길(통권 407호)’에 실린 글입니다.

죄목을 밝히고 싶어 하지 않는 재소자들의 마음을 헤아려

죄목을 밝히지 않음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서 잠깐!

 

교도소에서 복역한 사람들 중에 약 1/4은 3년 내에 또 다시 범죄를 저질러 재복역한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우리나라의 경우 연평균 수용자 수가 4만 8천여명에 달합니다. 이 중 1만 500여명(22.7%)이 3년 내에 재복역하는 인원입니다. 이 수치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상당히 낮은 수치지만, 그래도 아직은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법무부는 수형자를 대상으로 한 ‘재범방지 사업’이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범죄예방 사업’보다 더 효과적이라 판단하고, 수형자들의 건강한 사회복귀를 위해 취업 알선·기술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수형자들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결국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글 = 법무부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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