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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빠가 사실은 엄마였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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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1. 12. 8.

 

 

 

2001년, 국내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 씨가

처음 TV 브라운관에 등장했을 때를 기억하시나요?

당시 한국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며 신드롬을 몰고 왔는데요~

아마도 남자로 태어나 여자가 된다는 것 자체를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사회 분위기 때문이었겠죠? 

 

 

▲ CF를 통해 TV에 첫 등장한 국내 트랜스젠더 1호 연예인 하리수 씨

 

 

■ 트랜스젠더에 대한 외국의 인식은?

 

 

‘트랜스젠더’에 대한 외국의 인식은 어떨까요?

태국에서는 개방적인 사회분위기로 인해 성전환수술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고,

프랑스는 법원 판결에 따라 성전환을 인정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별법을 만들어 성전환 기준을 만든 국가도 있는데요,

1972년 ‘특별한 경우에 있어서의 성의 확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스웨덴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영국 등이 성전환법을 제정한 나라입니다.

 

 

 

 

 

이 밖에 호주는 성전환수술을 한 사람들이 여권에 표시된 성별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외국 공항에서 억류되는 일을 막기 위해

그들을 남자(M), 여자(F)가 아닌 제 3의 성(X)으로

표기하도록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 트랜스젠더, 법으로 보호받는 여성이 되다!

 

 

하리수 씨의 등장 이후 정확히 10년이 지난 지금!

이제 우리나라에서 트랜스젠더라는 단어는 그리 낯설지 않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1993년, 대법원은 성전환자의 성별을 묻는 예비군 중대장의 질의에

‘호적상 성별정정 불가’라는 회신을 했고,

1996년에는 성전환자를 성폭행한 피고인들에게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수술을 받은 자는 강간죄의 객체가 아니다”라며

‘강간치상죄’가 아닌 ‘강제추행죄’를 적용했는데요~

 

하지만, 지난 2006년! 성별 정정을 불허한 원심을 파기하고

‘성전환자의 호적상 성별 정정을 허가한다’는 판결이

사법사상 처음으로 나와 큰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성별 정정 절차를 다루는 법이 따로 마련돼 있지 않지만

성전환 수술을 받아 본래의 성이 아닌 반대 성의 외관을 갖추고 있고

개인ㆍ사회적 영역에서 바뀐 성으로 인식되는 사람이라는 것이 명백하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가 있으며

이것이 공공복리나 질서에 반하지 않다면

전환된 성을 인정해줌이 상당하다.

특히 반대의 성에 대한 귀속감을 느끼며 반대의 성으로 행동하고

성전환증 진단을 받고 정신과 치료를 받아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으며

성전환 수술을 받은 뒤 바뀐 성에 따라 활동하며

주위 사람들도 바뀐 성을 허용하고 있다면

사회통념상 성전환이 이뤄진 것으로 봐야 한다.”

 

 

법이 성(性)을 해석함에 있어서 과거와 다른 입장을 취했다는 것은

트랜스젠더를 바라보는 사회의 시각이 조금씩

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고,

‘약자’ 와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법의 문턱을 낮췄다는 의미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대법원 판결 이후, 인권단체에서도 ‘성적소수의 행복추구권’을

적극적으로 환영하며, 성소수자의 다양한 삶의 양식과

목소리들을 인정하고 들어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 우리 아빠가 트랜스젠더라고요?

 

그런데 여기서 잠깐~!

만약에, 아주 만약에 말이죠.

여러분의 부모님이 트랜스젠더라면 어떨까요?

사회통념상 ‘남자와 여자가 만나 사랑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과거에는 아빠가 여자였고 혹은 엄마가 남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을 경우

정신적인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겁니다.

특히 아직 자아도 형성되지 않은 아이라면 충격은 더욱 클테죠.

이러한 경우를 배려해 지난 2011년 9월,

‘개인의 자유보다 자녀의 복리가 우선이다’라는 판결이 나와 주목을 끌었습니다.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친권자의 성을 법률적으로 평가함에 있어서도

미성년자인 자녀의 복리를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성전환자에게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음에도

성별정정을 허용한다면 미성년자인 자녀의 입장에서는

법률적인 평가라는 이유로 아버지가 남성에서 여성으로,

어머니가 여성에서 남성으로 뒤바뀌는 상황을 일방적으로 감내해야 하므로,

이로 인한 정신적 혼란과 충격에 노출될 수 있음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미성년자인 자녀는 취학 등을 위해 가족관계증명서가 요구될 때마다

바뀐 성별란이 기재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볼 때 성전환자에게 미성년자인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별정정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2011.9.2자2009스117 전원합의체 “자녀의 복리가 우선이다”-

 

 

 

“너희 아버지, 여자였다며?” 혹은

“너희 어머니, 남자였다며?”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 아이들의 표정을 상상해 보셨나요?

미성년 자녀를 이러한 현실에 노출되도록 방치하는 것은

부모로서 기본적인 의무를 포기한 것이라고 해도 무방할 것입니다.

 

특히 가족 간의 유대와 배려를 중시하는 우리나라에서

이번 판결은 ‘스스로의 선택에 의해 가족을 이룬 사람에게 요구할 수 있는

최소한의 배려를 요청하는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변화하는 사회분위기 속에서

성전환자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을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자녀에 대한 기본적인 배려와 의무는 유지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글 = 이지영 기자

사진 = 알트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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