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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세 수형자의 고백, 나도 직업을 찾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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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3. 5. 16.

 

         

 

“저는 기계과 출신입니다. 친구들은 좋은 회사에서 잘 나가는데 저만 이러고 있습니다.

기회만 주어진다면 새 삶을 살아보고 싶습니다.”

 

지난 14일, 수원구치소 연무관에서 만난 P씨(29세)가 걱정 반 기대 반으로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강도 미수로 1년 반을 구치소에서 생활한 그는 6월 말 출소를 앞두고 있는데요.

제조업체 ‘D산업’에서 그에게 관심을 보였습니다.

 

“본가와 회사의 위치가 상당히 가깝네요. 기계과를 졸업했으면 우리 회사에서 일을 배워보면 어때요?

기숙사와 중식을 제공하고 기계 기술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겁니다.”

 

D산업 측은 망설임 없이 취업 약정서를 P씨에게 내밀었고 P의 얼굴엔 미소가 번졌습니다.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에서 P씨는 희망을 보았습니다.

 

 

법무부 교정본부는 출소예정자의 원활한 사회복귀 지원 및 재범을 방지하고,

인력난에 처한 중소기업에게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기 위해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개최 했습니다.

 

5월 13일부터 15일 까지 3일간, 17개 지역별 거점 교정기관에서

5‧6월 가석방예정자 등 700여명을 대상으로 중소기업 220여개 업체의 참여가 이뤄졌습니다.

 

               

 

이날 행사는 법무부와 고용노동부, 신용회복위원회,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등

유관기관이 함께 참여해 개인 신용상담, 구직 신청, 직업적성검사와 같이

취업 및 사회적응에 필요한 다양한 상담서비스도 제공했는데요.  

행사에 참여한 출소예정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K (23세)

 

“출소를 두 달 앞두고 제일 걱정됐던 게 앞으로 어떻게 사느냐 하는 거였어요.

직장 구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같이 지내는 형님들이 말씀하시길 ‘그래도 너는 어리지 않냐.’ 하시는 거예요.

그 말이 왜 그렇게 힘이 됐을까요.

그래 나는 어리다. 철없는 실수를 저질렀다. 하지만 여기서 인생 끝나지 않는다.

나는 다시 태어난다. 주문처럼 다짐을 했습니다.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손꼽아 기다린 이유입니다.

몇 군데 면접을 보았는데 희망이 보입니다. 저 다시는 죄 짓지 않을 거예요.“

 

S (42세)

 

“제가 이력서를 쓸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집사람이 이 이야길 들으면 얼마나 기뻐할지…

취업성공패키지를 하면서 이력서 쓰는 법도 배우고 면접 하는 것도 배우고

처음엔 귀찮다고 생각한 일들이 나중엔 너무 재미있어지더군요.

특히 직업심리상담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가 알 수 있었던 게 정말 기억에 남습니다.

저는 사실 내일 모레 출소예요. 오늘 이 자리에서 직장을 정할 순 없을 것 같지만

출소하고도 꾸준히 준비해서 좋은 직장 잡아야지요.

그리고 제가 채무 문제가 좀 복잡합니다. 오늘 신용상담하면서 숨통이 좀 트이네요.

어떻게 살아야할지 막막했는데 조금은 길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P (29세)

 

“저는 강도 미수라는 어마어마한 죄를 지은 놈입니다.

그런 제가 직업훈련을 받으면서 기계제작 쪽의 재능을 알게 되었어요.

교도관님의 추천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고 오늘 채용 협의서를 쓰게 됐습니다.

집과도 가깝고 근무조건도 나쁘지 않은 회사예요.

제가 정말 이런 기회를 얻어도 되는 걸까 죄송한 마음도 들지만

열심히 잘 사는 모습 보여드리는 게 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6월에 출소하면 바로 일할 계획 이예요.

회사 측에서 기다려 준다하니 정말 감사할 뿐입니다.

어머니가 제 취업 소식을 들으면 정말 기뻐하실 거예요. 효도하고 살아야죠, 이제! “

    

 

법무부 교정본부는 참여기업과의 면접을 주선하고 채용이 약정된 출소예정자들에 대해

채용 협의서를 작성하도록 하여 출소 후 성실히 사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관련기업과 유기적으로 협조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번 행사에 참여한 기업들은 대부분 출소예정자들에게 일반 구직자들과 같은 근무조건을

제시했는데요. 과거의 잘못으로 한 사람을 평가하기보다 미래의 가능성을 보자는

사회 기여적인 취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얘들아, 기술을 배워야 한다. 기술을 배우면 굶어 죽지 않는다.”

 

주방가구제작 업체 ‘B기업의’ P사장은

아버지의 마음으로 형님의 마음으로 상담하는 출소예정자들에게 당부를 했습니다.

     

“순간의 실수로 저지른 죄의 대가가 평생 붙어 다니는 죄인의 꼬리표라면 너무 가혹한 것 아닙니까?

이들에게 먹고 살 직장을 준다면 그들은 범죄의 유혹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요?

저는 그들에게 직업을 주려는 것이 아닙니다. 새 삶을 주려는 것입니다.”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은 구직을 희망하는 출소예정자들에게 실질적인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구인 희망업체와 유관기관 및 취업위원들이 직접 상담에 참여해서

보다 현실적인 협력체계를 조성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요. 

 

수원구치소 한경화 부소장은 “강력범들의 경우 순간의 실수로 죄를 지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재활에 노력을 하고 구직 희망자도 많은 편이다.” 라며 “출소 예정자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사회에 뿌리내릴 수 있는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재범방지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 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을 통해 채용이 약정된 인원이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 한명의 출소자라도 새 삶의 발판을 찾을 수 있다면 이 행사는 의미가 있을 것” 이라며

“실패 사례를 연구하고 출소자의 성공적 사회정착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전과자에 대한 편견과 냉대로 이들이 사회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출소예정자 구인∙구직 만남의 날’ 행사를 통해 사회의 부정적 인식을 개선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