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해지는 법

반듯한 사회, 행복한 국민

장애인은 보험가입이 안된다?

댓글 8

법동네 이야기

2013. 11. 6.

 

<사례1> 지적장애인 A씨는 최근 운전자 보험에 가입하기 위해 홈쇼핑에 가입문의를 했다. A씨는 상담원과 통화하는 도중, 자신이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알렸다. 그 순간 상담원이 "지적장애요?"하고 놀리듯이 웃었다. 모욕감을 느낀 A씨와 그의 배우자는 보험사에 전화해, 상담원을 통한 직접 사과를 요청했다.

 

<사례2> 뇌병변장애인 B씨는 지인인 보험설계사를 통해 실손의료보험을 가입하고자 장애1급임을 고지하고, 복지카드까지 첨부해 가입 신청을 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장애인이므로 보험가입이 안 된다'는 답변을 했다.

이후 M씨가 보험 거절의 구체적인 사유를 요청하자, 지부장이 나와 해당 설계사가 잘못한 것이라며 사과를 했고, 보험 가입이 가능하다고 말을 바꿨다.

 

 

<사례3> 주부 김모(40)씨의 딸 정은(9)양은 발달장애 1급이다. 김씨는 딸 명의로 의료실비보험에 가입하려고 여러 번 보험사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보험회사들은 “현행법상 장애인은 보험 가입이 성립이 안 된다.”고만 했다. 한 보험설계사는 “자녀가 약관을 직접 읽고 이해해야 하는데 장애 때문에 어렵다.”면서 “심사에 올려봐야 탈락할 게 뻔하다.”고 말했다.

 

     

▲ MBC뉴스 화면 캡처

      

이처럼 보험 가입에 대한 장애인 차별이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지적장애인 박 씨(21)가 ㄱ보험사에서 운전자보험 상담을 받던 중 지적장애인이며

정신과 처방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하자

지난 5월 28일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에 인정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인권위가 지적장애와 정신과 처방약 복용만을 이유로 운전자보험 가입을 거절한 것은 차별이라며

이에 대한 시정을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http://www.humanrights.go.kr/)

 

 

인권위 조사 결과, ㄱ보험사는 진정인의 장애와 보험사고 발생률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심사를 하지도 않은 채

박 씨가 지적장애가 있고 정신과 치료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운전자보험 가입을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15조(재화ㆍ용역 등의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

① 재화·용역 등의 제공자는 장애인에 대하여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 아닌 사람에게 제공하는 것과 실질적으로 동등하지 않은 수준의 편익을 가져다주는 물건, 서비스, 이익, 편의 등을 제공하여서는 아니 된다.

②재화·용역 등의 제공자는 장애인이 해당 재화·용역 등을 이용함으로써 이익을 얻을 기회를 박탈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17조(금융상품 및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의 차별금지)

금융상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금전대출, 신용카드 발급,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 된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5조와 17조에서는 '금융삼품 및 서비스의 제공자는 보험가입 등

각종 금융상품과 서비스의 제공에 있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인을 제한·배제·분리·거부하여서는 아니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인권위는 "보험회사는 보험 상품을 제공함에 있어 정당한 사유 없이 장애를 이유로 장애인을 차별해서는 안 되며,

검증된 통계 또는 과학적이고 의학적인 자료 등 합리적 근거,

그리고 피보험자의 개별적인 장애상태 및 판단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험인수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라고 전했습니다.

 

§ 보험업법

제97조(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관한 금지행위)

10. 정당한 이유 없이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 따른 장애인의 보험가입을 거부하는 행위

 

또한 금융위원회위원장에게는 '보험업법' 제97조를 위반한 ㄱ보험사 대표에게 과징금 및 과태료 부과 조치를 취하고

앞으로 유사한 차별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지도·감독을 철저히 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사실 인권위가 이와 같은 조치를 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인권위는 장애인 보험가입 거절과 관련해 지난 2005년과 2012년에도 정책권고와 함께

보험회사 및 감독기관에 재발방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를 권고한 바 있지만 제대로 실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과 보건복지부의 ‘장애인 생활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애인들이 가장 많은 차별을 받고 있는 분야로 ‘보험 계약’이 꼽히고 있습니다.

     

 

 

▲ 지난해 7월 25일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장애인 보험차별 시정을 촉구하는 집단진정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한겨레 방송화면 캡처)

 

한편 상법 제732조가 지적 장애인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약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습니다.

 

§ 상법

제732조 (15세미만자등에 대한 계약의 금지) 15세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

 

상법 제732조에는 ‘15세 미만자, 심신상실자 또는 심신박약자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조항은 지적 장애인들이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제약해

장애인차별금지법에 위배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는데요.

      

법무부는 법제처에서 심사중인 상법 개정안에 장애인 등의 생명보험 가입조건 등을 규정한 상법 732조를 고쳐

지적 장애인의 생명보험 가입이 가능토록 하는 방안이 포함돼 있다고 하며,

이 조항을 삭제하는 상법 개정안이 발의돼 국회에 계류 중에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에는 정신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보험 가입을 거절당한 피해자에게

보험사가 손해배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6조(손해배상)

① 누구든지 이 법의 규정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로 인하여 피해를 입은 사람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진다. 다만, 차별행위를 한 자가 고의 또는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이 법의 규정을 위반한 행위로 인하여 손해가 발생한 것은 인정되나 차별행위의 피해자가 재산상 손해를 입증할 수 없을 경우에는 차별행위를 한 자가 그로 인하여 얻은 재산상 이익을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로 추정한다.

③법원은 제2항에도 불구하고 차별행위의 피해자가 입은 재산상 손해액을 입증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 해당 사실의 성질상 곤란한 경우에는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의 결과에 기초하여 상당한 손해액을 인정할 수 있다.

 

이번 사건의 원고인 박아무개 씨는 지난 2009년 8월 ㄱ생명보험과의 보험가입상담 중

정신장애로 약물을 복용한다는 사실을 밝히자 보험가입이 거절되고,

이후 박 씨는 장애인차별상담전화로 이 사건을 의뢰했고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이 사건에 대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법무법인 지평지성은 지난 2010년 제기한 정신장애인 보험가입 차별구제청구 소송에 대해 지난 8월 30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100만 원을 지급하라는 내용으로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판결에서 재판부는 ‘원고가 약물을 복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수를 거절한 것이지

장애를 이유로 차별한 것은 아니다’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정신장애의 특성상 재발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요구되는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사항들이 개별적·구체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에도 상품의 인수가 일률적으로 거절되는 점 등은

주된 원인이 장애라고 인정된다”라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

제47조(입증책임의 배분)

②제1항에 따른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의 상대방이 입증하여야 한다.

 

 

이어 재판부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그 차별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에 관하여는 피고에게 증명책임이 있음(장애인차별금지법 제47조 제2항)에도 기록상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 거절을 당하는 것은 명백한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인 만큼

보험사는 장애인의 고충을 깊이 이해해 정당한 사유 없이 보험 거절을 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장애인 보험가입 차별해소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장애인 차별을 막기 위한 제도개선방안과 함께

장애인 복지를 위해 우리 모두가 지속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