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테인먼트

법무부 블로그 2016. 9. 2. 15:00



20.2%의 높은 시청률로 막을 내린 SBS드라마 닥터스는 과거의 상처를 가진 두 남녀가 의사가 되어, 병원 안에서 여러 사건을 겪으며 성장하고 사랑을 시작하는 드라마입니다. 드라마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주인공인 유혜정(박신혜 분)와 홍지홍(김래원 분)이 이끌어 나가지만, 두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그들에게 고난과 시련을 주기도 하고, 기쁨을 주기도 합니다.

  

유혜정은 13년 전에 할머니(김영애 분)를 위암 수술 중에 잃게 되는데요. 할머니의 수술에 직접 참여했던 진명훈(엄효섭 분)은 자신이 할머니의 수술에 최선을 다했고, 의료사고는 없었다고 말합니다. 혜정은 의료사고를 의심하면서도 아는 의료지식이 없고 증거도 없어서 당장 소송을 하지 못하고, 몇 년 후 직접 의사가 되어 할머니의 의료사고에 대한 진실을 파헤치려고 합니다.


         

▲할머니의 죽음과 슬퍼하는 혜정의 모습 / 출처 = SBS 드라마 닥터스’ 3

 

의사가 된 혜정은 진명훈이 원장으로 있는 병원에서 의사로 근무하게 되고, 마취기록지 등 수술 기록을 찾아내어 13년 전 할머니의 죽음이 의료사고에서 비롯되었음을 알게 됩니다.

 

 

13년 지난 의료사고, 소송 가능할까?

혜정이 할머니의 의료사고를 알아냈으니, 이제 소송만 하면 되겠다 싶었는데요. 드라마에서는 결과적으로 할머니의 의료소송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소멸시효때문입니다.

  

민법

766(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

 

불법행위를 한 날로부터 10년을 경과한 때에도 전항과 같다.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27(조정의 신청)

1항에 따른 분쟁의 조정신청은 다음 각 호에 해당하는 기간 내에 하여야 한다.

1. 의료사고의 원인이 된 행위가 종료된 날부터 10

2.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부터 3



민법상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은 위와 같이 3, 10년의 소멸시효가 있기 때문에 의료사고가 발생한 지 10년이 지난다면 민법상의 청구는 불가능하게 됩니다. 또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에서는 의료사고에 대해 소송 등의 분쟁신청을 하려면, 10년 내에 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일반 범죄에 공소시효가 있듯이, 의료사고에 대해서도 소멸시효가 있어서 그 안에 소송을 하지 않으면 의료사고가 있었다고 한들, 법적으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클립아트코리아


의료법 제15(진료에 관한 기록의 보존)에 의거하여 환자의 수술 기록은 10년 동안만 보관하도록 하고 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13년 전의 수술 중의 사고는 아무리 밝혀내도 당시 수술담당 의사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미칠 수 없었던 것입니다.

  

의료법

22(진료기록부 등) 의료인은 각각 진료기록부, 조산기록부, 간호기록부, 그 밖의 진료에 관한 기록(이하 "진료기록부등"이라 한다)을 갖추어 두고 환자의 주된 증상, 진단 및 치료 내용 등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의료행위에 관한 사항과 의견을 상세히 기록하고 서명하여야 한다.

 

의료인이나 의료기관 개설자는 진료기록부등[23조제1항에 따른 전자의무기록(電子醫務記錄)을 포함한다. 이하 제40조제2항에서 같다]을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존하여야 한다.

 

의료인은 진료기록부등을 거짓으로 작성하거나 고의로 사실과 다르게 추가기재수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극 중에서 유혜정은 할머니의 수술 기록지와 마취기록지가 수상하다며 의심 합니다. 하지만 의심만 할 수 있을 뿐, 정확한 정황은 알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할머니의 주치의였던 진명훈은 수술 기록지에 수술 중 일어난 실수에 대해서는 기록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수술방은 멸균지역이고 아무나 드나들 수도 없기 때문에,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든 수술 관계자만 함구하면 아무도 모르는 일이 되고 맙니다. 원래는 진명훈 본인이 휴대폰을 통화를 하다가 실수로 환자에게 출혈이 생겼고, 그것을 잡지 못해 할머니가 죽음에 이르게 된 것이었는데요. 이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던 거죠. 결국, 진명훈은 환자(할머니)가 수술 중에 사망했다는 사실만 상세하지 않게 기록하였고, 진명훈은 그것으로 처벌을 벗어날 틈을 만들어 둔 것입니다.

 

의료 기록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면 문서위조 아닌가요?

그런데 말입니다. 실제로 의료 기록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면 허위작성을 한 것이니, 문제가 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지는 않나요? 맞습니다. 실제로 의료 기록지를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수술 과정에서 중요한 사실을 일부러 누락시키고 진료기록지를 작성하는 것도 처벌 대상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의료법

88(벌칙) 19, 21조제1, 22조제3, 27조제3·4, 33조제4, 35조제1항 단서, 59조제3, 64조제2(82조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 69조제3항을 위반한 자 또는 제82조제1항에 따른 안마사의 자격인정을 받지 아니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안마를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다만, 19, 21조제1항 또는 제69조제3항을 위반한 자에 대한 공소는 고소가 있어야 한다.


 

그렇다면, 만약 소멸시효 10년이 지나지 않았더라면 법적인 처벌과 함께 배상금도 지불될 수 있을까요? 드라마에서는 혜정이 할머니의 죽음과 관련하여 소송여부를 상담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변호사는 그녀에게 부모가 할머니의 죽음에 대한 합의금을 받았고, 그것 때문에라도 소송을 제기하기 어렵다.”는 얘기를 합니다. 합의금을 받았으니 이제 더 이상 그 것을 문제삼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하지만, 합의금을 미리 받았다 하더라도 추후에 배상금을 더 받을 수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합의금이 현저히 적거나 수령 자체만으로는 손해를 전부 배상받았다고 볼 수 없을 때가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하지만 통상의 경우, 합의금 명목으로 금전을 수령하면서 법적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내용의 합의를 하게 마련이며, 이는 민사소송법상 부제소 합의, 원칙적으로 이러한 합의를 한 경우에는 드라마 속 변호사가 설명한 것처럼 다시 소송을 제기할 수 없습니다. 추가적으로 소송을 하기 위해서는 위의 부제소 합의가 가해자의 종용으로 이루어졌다든지, 합의 액수가 손해에 비해 지나치게 적다든지 등의 사정을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 것입니다.


            

▲혜정이 진명훈원장의 수술에 참여함으로서 두 사람은 화해의 첫 발을 내딛는다. / 출처 = '닥터스'마지막회

  

드라마는 돌고 돌아, 진명훈이 유혜정에게 사과를 하고 끝이 납니다. 사실 혜정도 법적 처벌이 아닌 진심어린 사과를 듣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드라마이기에 해피엔딩을 맞이하긴 했지만, 이것이 드라마가 아닌 현실이라면 이런 해피엔딩을 맞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의료행위에 대해 의구심이 들고, 소송을 진행해야 할 경우가 있다면 섣불리 합의를 진행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또한, 10년 유효기간 내에 소송을 진행해야 하고, 환자 가족이 진료기록지를 열람할 수 있는 기간도 10년뿐이라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만약, 제대로 알지 못하고 기한 내에 진행하지 못하면 억울함을 풀길이 없어질지도 모르니까요.

 

= 8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정경은(고등부)

감수 = 법무부 대변인실


                  



의료사고는 소멸시효, 범죄자는 공소시효....결국 같은말 아닌가요? 의료사고는 범죄로 볼 수는 없기때문에 다른건가... 흠 ㅎㅎ 재미있게 본 드라마였는데 덕분에 좋은 상식 배워 갑니다!
소멸시효와 공소시효는 적용이 다르지만, '시효'라는 점에서 비슷하게 느낄 수도 있겠네요! 방문과 관심의 글 감사합니다.
시효 폐지가 되면 좋겠지만, 폐지가 안되면 그만큼 비효율적인 업무가 많아지는 건가요?
시효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건에 대한 증명력이 떨어지게 된다는 점과, 피고인도 헌법상 보장된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등 여러가지를 적용해 볼 때 무조건 폐지해야한다고만 할 수도 없답니다. 그렇다고 해결되지 않은 사건을 비효율이라고 할 수도 없을 것 같고요.^^;; 과거에는 과학기술이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일정 기한이 지나면 사건에 대한 증명력이 떨어졌지만, 요즘에는 과학기술이 발달해서 꼭 그렇지만도 않은 듯 합니다. 기술의 발달에 따라 시효도 적정히 유동성을 보여야 하지 않을가 생각됩니다. 의료사고의 소멸시효 역시 탄력적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이네요.^^ 이건, 블로그지기 개인의 의견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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