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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병원 강제입원에 대처하는 4가지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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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테인먼트

2017. 6. 14.


최근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으며 종영한 kbs드라마 완벽한 아내에서 주인공 재복(고소영 분)은 남편을 빼앗으려는 집주인 은희(조여정 분)의 간계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됩니다. 2013, mbc 주말드라마 백년의 유산에서도 며느리 민채원(유진 분)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는 시어머니(박원숙 분)의 이야기가 나오죠. 배우 강예원씨가 열연한 영화, ‘날 보러와요는 영문도 모른 채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된 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드라마 완벽한 아내(2017), 영화 날보러와요(2015), 드라마 백년의 유산(2013)

 

이처럼 드라마나 영화에서 참 자주 등장하는 소재가 정신병원 강제입원인데요. 드라마를 보면서 어쩜 저럴 수 있느냐!”라며 혀를 찰지도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일은 현실에서도 자주 일어나는 일이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는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보호의무자 2명과 의사 1명의 동의만 있으면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을 시킬 수 있다는 게 법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구 정신보건법 제24조 제1항과 제2) 재산이나 관계를 문제 삼아 이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죠.

 

이에 2016년 가을, 헌법재판소에서는 문제가 되는 정신보건법 제24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그 후, 구 정신보건법은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정신건강복지법)’이라고 이름을 바꾸면서 그 관련 내용을 대대적으로 개정하였는데요. 최근 종영한 드라마 완벽한 아내를 통해 어떤 게 달라졌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족 아닌 은희(조여정)가 재복(고소영)을 강제입원 시킬 수 있나?

극중 조여정과 고소영의 관계는 집주인과 세입자 일 뿐입니다. 그런데도 조여정은 계략을 꾸며 고소영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시킵니다. 가족이 아닌데, 이런 일이 가능할까요?

 

신법인 '정신건강복지법 제39'에는 민법에 따른 후견인이나 부양의무자만이 보호의무자로 지정되어 강제입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명시해놓았습니다. 후견인은 민법 제931조에 따라 가정법원의 선임으로 정해지며, 부양의무자는 직계혈족 및 그 배우자나 생계를 같이하는 친족(민법 제974)으로서, 친족의 범위는 8촌 이내의 혈족, 4촌 이내의 인척, 배우자로 명시되었습니다(민법 제 777). 혈족이나 인척 등의 범위는 민법 제767부터 제769조에 명시하고 있습니다. , 조여정은 고소영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없는 사람으로, 입원을 시킨 행위는 명백한 위법행위로서 법적 처벌을 받게 됩니다. 드라마에서는 조여정이 이런 법적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간계를 꾸며 고소영을 입원시키는 내용으로 전개됩니다.

 

    

고소영(재복 역)이 영문도 모른 채 납치되어 병원으로 끌려가는 과정

 

보호의무자와 관련해 부연설명을 하자면, 개정 전의 '구 정신보건법'에서는 부양의무자나 후견인이 없거나 제 역할을 못하면 구시군의 장(지자체 장)이 보호의무자가 될 수 있다는 규정을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삭제함으로서 입원에 있어서 부조리할 수도 있는 인권적 요소를 강화했습니다.

 

그렇다면, 드라마의 내용은 아니지만, 만약 드라마 속 배우자인 윤상현이 보호의무자로서 부인인 고소영을 강제입원 시킨다면 어떨까요? 이 역시 앞으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이번 법 개정으로 강제입원을 악용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법이 잘 마련되었기 때문인데요. 강제입원의 정식 명칭은 '보호의무자에 의한 입원(정신건강복지법 제43)'으로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의 입원권고 소견에 의해 입원하게 되는데, 단순히 이 조건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신건강복지법에서 명시한 구체적인 요건과 절차가 합법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비로소 입원이 가능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납치되다시피 한 입원 절차는 가능한가?

극중 고소영은 길을 걷던 중에 의문의 남성 두 명에게 납치되어 정신병원에 수용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법적으로 허용하지 않으며, 강제입원을 하는데도 법에서 명시한 절차와 조건이라는 게 있습니다.

 

일단 고소영이 강제입원의 대상자가 되기 위해서는 '치료를 받을만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상태와 자해 및 타해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정신건강복지법 제43조 제2)' 모두를 충족해야 합니다. 구 정신보건법에서는 한 조건만 해당하더라도 다른 구체적인 절차 없이 강제입원이 바로 가능했었습니다. 그래서 강제입원의 허술한 조건으로 정신질환자의 무분별한 입원이 발생하여, 자기결정권이 침해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던 것이죠.

 

    

조여정(은희 역)의 간계로 강제입원하게 된 고소영(재복 역)

 

최근 법이 개정되면서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정신질환자의 입원이 자기결정권을 침해받지 않도록 좀 더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했는데요. 우선 대상자가 정말 강제입원을 해야할 상태인지 진단을 하게하는 2주간의 진단입원 기간을 마련하였고, 구 정신보건법에서 정신과 전문의 1인의 진단이 입원 여부에 절대적이었다면, 정신건강복지법에서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2명 이상의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이 있어야만 정식입원(계속입원)을 할 수 있도록 강화했습니다. 또한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를 신설하여 대상자가 입원하는 것이 적절한지 평가할 수 있도록 하였는데요. 개정된 법을 통해 억울한 강제입원 발생률이 낮아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정신병원에 강제입원 되면, 퇴원하기도 어려울까?

정신병원에 입원되어 강제로 주사를 맞고 의식을 잃었던 고소영은 다시 깨어나게 되는데요. 자신이 납치되어 강제입원 된 사실이 기억이 나면서 병실 문을 두드리며 나가려고 합니다. 그러자, 같은 병실에 있는 환자가 그렇게 소란을 피우면 주사를 맞을 수도 있으니 하지 말라고 조언을 합니다.

 

    

가까스로 정신병원을 탈출해 야산에 숨어있는 고소영(재복 역)

 

고소영은 세상과 단절된 채로 병원 밖을 나갈 수 없는 답답한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강제로 입원된 것도 억울한데, 세상과 소통할 수도 없고, 퇴원도 할 수 없다니! 너무한 것 아닌가요? 개정되기 전의 법에서는 사실, 입원은 쉬운 반면 퇴원은 어려웠던 게 사실입니다. 어렵사리 퇴원을 해도, 집 앞에서 다른 정신병원 직원이 다시 잡아가는 회전문 입원이라는 말도 있었죠.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계속입원 연장절차를 개선하여 이러한 부조리를 해소하게 되었는데요. 구 정신보건법에서 첫 입원기간을 6개월로 두고, 입원연장심사를 매 6개월마다 시행했다면, 개정된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첫 정식입원(계속입원)의 기간을 3개월로 개정하고, 2번째 연장심사 시에 3개월 더 연장하도록 한 후, 3번째 연장심사 부터는 6개월마다 볼 수 있도록 규정해 놓았습니다.

 

또한 기존 입원연장 진단 시에 전문의 1인의 진단이 필요했다면, 정신건강복지법에서는 처음 치료입원을 진단했던 것과 동일하게 서로 다른 정신의료기관 소속 2명 이상의 전문의의 일치된 소견과 보호의무자 2명 이상이 동의가 있어야 입원연장이 가능하도록 하고 있어, 까다로워진 입원연장심사로 하여금 병원을 벗어나지 못하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강제입원을 당했다면?

정말 있어서는 안 될 일이지만, 만약 강제입원을 당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4가지만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가장 기본적인 대처방법으로는 퇴원심사를 청구가 있습니다. 이것은 정신건강복지법 제53조에 따라 지자체장이 정신건강심의위원회를 두어 정신건강과 관련한 심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인데요. 동법 제55조에 따르면 환자나 그 보호의무자는 지자체장에게 퇴원 등 또는 처우개선을 심사청구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청구를 받은 지자체장은 접수일로 15일 이내에 심사결과를 통지(동법 제59)해야 합니다. 물론 퇴원결정이 나면 즉시 병원을 벗어날 수 있겠죠.

 

두 번째로, 면회나 통화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74조에는 기존에 있던 통신과 면회를 제한 가능하다라는 법령을 개정하여, 치료목적으로 전문의 지시에 의하지 않는 이상 통신과 면회의 자유를 제한할 수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 본인의 불법 감금을 알리고, 도움을 구할 수 있도록 전화나 면회를 보장하고 있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위급한 상황에 대비해서 주요한 연락처는 암기해두는 것이 요긴할 것 같습니다.

 

세 번째로는 인신보호법 인신구제청구가 있습니다. '인신보호법 3'에는 피수용자에 대한 수용이 위법하게 개시되는 등의 경우에 본인을 포함한 법이 지정하는 사람은 법원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있는데요. 본인의 기본적인 신상정보 및 위법사유 등을 서면으로 작성해 관할 법원에 제출하면 법원 출두명령을 통해 정당한 판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때 경제적 어려움으로 변호인을 선임하기 곤란하다고 해서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3조 제2항에 "법원은 피고인이 빈곤 그 밖의 사유로 변호인을 선임할 수 없는 경우에 피고인의 청구가 있는 때에는 변호인을 선정하여야 한다."라고 적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밖에 인신보호절차에 대해 문의를 원할 시에는 인신보호제도 통합콜센터 1661-9797 로 전화하여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국가가인권위에 진정·민원을 넣는 방법이 있습니다.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0조에는 인권침해나 차별행위를 당한 사람 등은 진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있습니다. 불법적인 강제입원 역시 대상자의 신체의 자유와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진정가능한데요. 간단한 진정방법으로는 국가인권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진정신청을 누른 후, 진정인과 피진정인 및 피해자의 신상정보와 침해요지를 제공된 양식에 맞게 작성하고 증거자료가 있으면 첨부하여 진정신청을 하면 됩니다. 인권과 관련하여 상담을 받고자 한다면 1331 로 전화하여 안내받을 수 있습니다.

 

    

강제입원의 절차를 도식화한 그림 / 자료=국립정신건강센터

 

멀게는 타인이나 지인에서부터 가깝게는 가장 신뢰해야하는 가족에게까지 재산 분쟁이나 악의적 이유 등으로 병원에 강제 입원되는 비극이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정신건강증진을 위해 마련된 기존 '구 정신보건법'의 맹점을 악용하는 사람들로 인해 한 사람의 기본적 권리인 자유와 행복을 잃게 되는 사례들이 늘고 있어 정신질환자를 돌보는 저로서는 마음이 아픕니다.

 

최근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라는 책을 통해서 대상자를 대하는 태도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환자를 환자라 부르지 않는 의사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환자의 ''은 아플 환()이잖아요. 자꾸 환자라고 하면 더 아파요. 이전의 건강했던 직함을 불러드리면 병마와 싸우려는 의지를 더 굳게 다지셔요."라고 했다며, 사람의 말 한마디가 의술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세월 앞에 우리가 늙고, 쇠약해지는 것이 우리의 잘못에 의해 나타는 현상이 아닌 것처럼 정신질환자의 질환도 그들의 잘못으로 얻은 형벌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다름에 대한 구분이 틀림이나 차별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시 말해 정신질환이 강제적 입원이 되지 않도록 하는 우리 모두가 감시자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 9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웅철(일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