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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결정! 어떻게 바뀐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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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19. 8. 28.


낙태에 대한 처벌과 제한적 허용

2019411, 헌법재판소는 헌법불합치 4, 단순위헌 3, 그리고 합헌 2인의 의견으로 임신한 여성의 자기낙태를 처벌하는 형법 제269조 제1(이하 자기낙태죄 조항’)과 제270조 제1항 중 낙태를 한 의사를 처벌하는 부분(이하 동의낙태죄 조항’)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다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습니다. 지난 1953년에 제정된 이후 66년 동안 유지된 낙태 처벌제도가 사라지게 된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낙태는 모자보건법과 그 시행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서만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데, 그 허용 범위는 다음과 같습니다.

 

모자보건법

14(인공임신중절수술의 허용한계) 의사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본인과 배우자(사실상의 혼인관계에 있는 사람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동의를 받아 인공임신중절수술을 할 수 있다.

1.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

2. 본인이나 배우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전염성 질환이 있는 경우

3. 강간 또는 준강간에 의하여 임신된 경우

4. 법률상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 간에 임신된 경우

5. 임신의 지속이 보건의학적 이유로 모체의 건강을 심각하게 해치고 있거나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



모자보건법 시행령

법 제14조에 따른 인공임신중절수술은 임신 24주일 이내인 사람만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낙태는 제한적으로 허용되고 있는데, 그 범위를 넘어선다면 어떻게 될까요?

 

형법

269(낙태)

부녀가 약물 기타 방법으로 낙태한 때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자도 제1항의 형과 같다.

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7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270(의사 등의 낙태, 부동의낙태)

의사, 한의사, 조산사, 약제사 또는 약 종상이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어 낙태하게 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부녀의 촉탁 또는 승낙없이 낙태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1항 또는 제2항의 죄를 범하여 부녀를 상해에 이르게 한때에는 5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사망에 이르게 한때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3항의 경우에는 7년 이하의 자격정지를 병과한다.



 


 

현재의 이번 결정과 종전 판례를 통한 비교

이처럼 예외적으로 법이 허용한 범위 넘어서서 임의로 낙태수술을 하는 경우, 기존의 법제 아래서는 산모뿐만 아니라 의사도 형사처벌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낙태를 처벌하는 근거규정인 형법 조항의 일부가 헌법에 합치되지 않는다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계기로, 앞으로는 어떻게 달라질지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번 헌법재판소 결정의 주요내용을 보시겠습니다.

 

 

헌법재판소 결정(2017헌바127)

1. 자기낙태죄 조항에 대한 판단

. 제한되는 기본권

헌법 제10조 제1문이 보호하는 인간의 존엄성으로부터 일반적 인격권이 보장되고, 여기서 개인의 자기결정권이 파생된다. 자기결정권은 인간의 존엄성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인간이 자신의 생활영역에서 인격의 발현과 삶의 방식에 관한 근본적인 결정을 자율적으로 내릴 수 있는 권리. 자기결정권에는 여성이 그의 존엄한 인격권을 바탕으로 하여 자율적으로 자신의 생활영역을 형성해 나갈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고, 여기에는 임신한 여성이 자신의 신체를 임신상태로 유지하여 출산할 것인지 여부에 대하여 결정할 수 있는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 침해 여부

(2) 침해의 최소성 및 법익의 균형성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정가능기간 중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를 이유로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전면적·일률적으로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하고 있다.

따라서, 자기낙태죄 조항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태아의 생명 보호라는 공익에 대하여만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우위를 부여함으로써 법익균형성의 원칙도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과잉금지원칙을 위반하여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2.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한 판단

자기낙태죄 조항은 모자보건법에서 정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 결정가능기간 중에 다양하고 광범위한 사회적·경제적 사유로 인하여 낙태갈등 상황을 겪고 있는 경우까지도 예외 없이 임신한 여성에게 임신의 유지 및 출산을 강제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한다는 점에서 위헌이므로, 동일한 목표를 실현하기 위하여 임신한 여성의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낙태하게 한 의사를 처벌하는 의사낙태죄 조항도 같은 이유에서 위헌이라고 보아야 한다.

 

3. 소결

태아의 생명을 보호하기 위하여 낙태를 금지하고 형사처벌하는 것 자체가 모든 경우에 헌법에 위반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각각 단순위헌 결정을 할 경우, 임신 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됨으로써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게 된다.

따라서 자기낙태죄 조항과 의사낙태죄 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 결정을 하는 대신 각각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다만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하는 것이 타당하다. 입법자는 늦어도 2020. 12. 31.까지는 개선입법을 이행하여야 하고, 그때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위 조항들은 2021. 1. 1.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헌법재판소는 위와 같이 모자보건법에서 제한하고 있는 범위를 넘었을 때 전면적으로 낙태에 대해 처벌한다는 것이, 임신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결정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종전에는 어떻게 결정하여 왔을까요? 과거의 헌법재판소 결정을 보시겠습니다.

 

 

헌법재판소 판결(2010헌바402)

판시사항자기낙태죄 조항이 임부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여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인간의 생명은 고귀하고, 이 세상에서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인간 존재의 근원이며, 이러한 생명에 대한 권리는 기본권 중의 기본권이다. 태아가 비록 그 생명의 유지를 위하여 모()에게 의존해야 하지만, 그 자체로 모()와 별개의 생명체이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인간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므로 태아에게도 생명권이 인정되어야 하며, 태아가 독자적 생존능력을 갖추었는지 여부를 그에 대한 낙태 허용의 판단 기준으로 삼을 수는 없다.

한편, 낙태를 처벌하지 않거나 형벌보다 가벼운 제재를 가하게 된다면 현재보다도 훨씬 더 낙태가 만연하게 되어 자기낙태죄 조항의 입법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될 것이고, 성교육과 피임법의 보편적 상용, 임부에 대한 지원 등은 불법적인 낙태를 방지할 효과적인 수단이 되기에는 부족하다. 나아가 입법자는 일정한 우생학적 또는 유전학적 정신장애나 신체질환이 있는 경우와 같은 예외적인 경우에는 임신 24주 이내의 낙태를 허용하여(모자보건법 제14, 동법 시행령 제15), 불가피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태아의 생명권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나아가 자기낙태죄 조항으로 제한되는 사익인 임부의 자기결정권이 위 조항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비하여 결코 중하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자기낙태죄 조항이 임신 초기의 낙태나 사회적·경제적 사유에 의한 낙태를 허용하고 있지 아니한 것이 임부의 자기결정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자기낙태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와 같이 종전에는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이 태아의 생명권 보호라는 공익에 비하여 중요하다고 보지 않았습니다. 종전의 결정이 지금의 결정으로 바뀌게 된 것은 (1) 임신이 여성의 삶에 근본적이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문제이고, (2) 태아가 임신 22주 내외부터 독자적인 생존이 가능하기에 국가가 생명을 보호하는 입법적 조치를 취함에 있어 인간생명의 발달단계에 따라 그 보호정도나 보호수단을 달리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잠깐! ‘헌법불합치란 무엇일까요?

헌법재판소는 자기낙태죄 조항과 동의낙태죄 조항에 대해서 헌법불합치결정을 내렸는데요, 헌법불합치란 무엇인지 알아보겠습니다. 헌법불합치란, 단순위헌결정에 의한 법적 공백상태가 가져올 법질서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내리는 결정을 말하는데, 만약 낙태죄에 대해 단순위헌 결정을 내려버린다면, 임신 기간 전체에 걸쳐 행해진 모든 낙태를 처벌할 수 없게 되어 용인하기 어려운 법적 공백이 생기기 때문에 헌법 불합치 결정을 함으로써 해당 조항들의 위헌적인 부분을 제거하기 위해 일정기간의 입법기간을 둔 것입니다.

 

이번 결정의 내용을 보면 헌법불합치를 받은 낙태죄 조항들은 20201231일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되고, 그 기간 내에 입법자들은 위헌적인 부분을 제거하여 입법을 하여야 합니다.

 

 


새롭게 바뀐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절대 바뀌지 않을 것 같은 것도 바뀌는 것이 세상의 흐름이고, 그것이 곧 법률의 흐름으로 이어 집니다. 태아도 곧 사람이고 태아의 생명권이 절대적으로 우선시되었기에 그동안 임산부의 자기결정권은 상대적으로 인정받기 어려웠습니다. 종전의 결정에 귀속되어 살아가는 것이 대세적이지만, 이번 결정을 계기로 새롭게 조명하여 낙태에 대하여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이 변화될 미래에 대처할 수 있는 하나의 해결책이 되지 않을까요?

 

= 11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박성하(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