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동네 이야기

법무부 블로그 2020. 3. 17. 09:0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국민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지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뿐만 아니라 각 부처에서 다방면의 대응조치들을 신속히 시행하고 있습니다. 법무부는 지난 1월 31일, 불법체류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의심될 경우 부담 없이 검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요. ‘현행 법령에 따라 출입국과 외국인관서는 검진 정보를 수집하거나 의료기관을 단속하지 않고, 보건소의 담당공무원은 불법체류 사실 등 환자의 신상정보를 알게 된 경우에 통보의무가 면제된다.’라는 것이 그 근거입니다.


법무부는 또한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12월부터 새로이 시행하며 불법체류 중인 외국인의 자진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실제로 요즘 지하철역에서는 아이돌 스타들의 생일 광고 사이사이에서 불법체류 외국인 자진신고를 독려하는 공익광고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법무부의 발표와 정책은 관계 법령과 제도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에게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통보의무면제’와 ‘불법체류 외국인의 자진신고’ 등의 개념은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우리나라의 관리와 대응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봐야 명확히 이해하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본 기사에서는 지난 12월부터 새로이 시행 중인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불법체류 외국인 관련 법령과 정책 방향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한 기존 불법체류 외국인 조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이 시행되기 전 우리나라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는 다음과 같은 법령에 근거하여 실행되어 왔는데요.

출입국관리법

46(강제퇴거의 대상자)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은 이 장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을 대한민국 밖으로 강제퇴거시킬 수 있다.


여기서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외국인’이 바로 ‘불법체류 외국인’입니다. 그러면 지방출입국과 외국인관서는 불법체류 외국인의 소재를 어떻게 파악할까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행정 담당자의 상시 업무 외에 가장 흔한 경로는 바로 ‘신고’입니다. 그런데 일반 국민이 신고를 자발적으로 하는 것과 달리 공무원에게는 통보의무가 있는데요.


출입국관리법

84(통보의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할 때에 제46조제1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이나 이 법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는 사람을 발견하면 그 사실을 지체 없이 지방출입국외국인관서의 장에게 알려야 한다. 다만, 공무원이 통보로 인하여 그 직무수행 본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에 해당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런데 위에서 ‘다만’ 이후의 단서조항을 보면, 이 통보의무가 면제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 상황은 출입국관리법 시행령과 시행규칙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출입국관리법 시행령

92조의2(통보의무의 면제) 법 제84조제1항 단서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유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를 말한다.

1. ·중등교육법2조에 따른 학교에서 외국인 학생의 학교생활과 관련하여 신상정보를 알게 된 경우

2.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2조제3호에 따른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담당 공무원이 보건의료 활동과 관련하여 환자의 신상정보를 알게 된 경우

3. 그 밖에 공무원이 범죄피해자 구조, 인권침해 구제 등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해당 외국인의 피해구제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이제, 지난 31일 법무부의 발표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위 시행령 92조의2에 따라 보건소 등의 담당 공무원이 업무상 환자의 신상정보를 알게 된 경우 통보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의심증 환자는 부담 없이 국가의료기관을 방문하라는 것이 31일 법무부 발표의 요지였습니다. 법무부는 이와 같은 관계 법령을 근거로 불법체류 외국인 또한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부담 없이 가까운 보건소 등 의료기관을 찾아 감염병 여부를 검진받기를 당부하였습니다. 해당 발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의 사각지대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요. 불법체류 사실이 발각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에서도 보건소 등 국가의료기관을 찾아가지 못하는 외국인들의 부담을 덜어주어,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물론 통보의무가 면제되었다고 해서 통보가 금지된 것은 아니니, 보건기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신고하면 결국 불법체류 외국인은 검진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31일 발표는 이러한 허점도 해소하고자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해당 발표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월 28일 질병관리본부에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한 통보의무면제 제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요청하였고, 지방 출입국과 외국인 관서 및 외국인종합안내센터에도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안내하도록 조치하였다고 합니다.




기존 불법체류 외국인 관련 조치의 한계와 단속의 딜레마

그러나 문제는 여기서 또다시 시작됩니다. 이처럼 출입국관리법에 근거해 단속 위주로 불법체류 외국인을 감소시키고, 필요할 때마다 단속을 풀어주는 기존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사실 31일 법무부 발표와 관련 조치도 이 한계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의 사각지대가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 불이익을 받지 않기 위해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국가기관의 시선 밖으로 숨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제도권 밖에 숨은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 등 국가 정책의 맹점이 될 뿐 아니라, 고용주로부터 핍박받거나 법망에서 피하게 해 주겠다는 소위 ‘브로커’에게 이용당하는 등 인권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됩니다. 31일 법무부의 조치처럼 예외 조항을 근거로 정책적 조치를 하여 필요할 때마다 단속과 그로 인한 불이익에서 제외되게 해 준다 해도, 이것은 이미 이슈로 떠오른 사항에 대한 사후 대책이자 임시방편적인 방안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만약 발표 전에 불법체류 외국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되었고, 담당 공무원이 불법체류 사실을 관계부처에 신고할까 싶어 보건소에 가지 않고 생활을 이어나갔다면, 바이러스의 확산은 걷잡을 수 없는 형국에 이르렀을 것입니다.


부작용뿐만 아니라, 기존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정책은 불법체류 외국인 감소라는 제도 본연의 취지 실현에도 그 효과를 의심받고 있었습니다. 최근 불법체류 외국인이 전례 없이 급증함에 따라, 법무부는 결국 기존 대응만으로는 가파른 증가 추세를 막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고 합니다.


그러면 단속의 부작용 때문에 불이익을 아예 없애고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 정답일까요? 이는 한눈에도 현실성이 부족한 이상론으로 보입니다. 모든 외국인의 체류를 합법으로 인정하는 것은, 기존의 제도권 속에서 당국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모두 충족시키고 합법적으로 체류 중이던 외국인들에 대한 역차별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사회기반시설 및 공권력의 보호에 의한 기본적인 수혜대상자이자 이런 혜택을 위해 납세하는 주체인 내국인의 거부감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합니다.


설사 인도적 차원에서 이런 이상론이 옳다손 치더라도, 한국에서는 모든 외국인의 수용에 대한 사회적 합의, 즉 국가의 경계를 허물고 세계화를 이루자는 견해에 대한 민주적 결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러한 실정에서 불법체류에 대한 불이익 자체를 없애 모든 체류를 허용하자는 주장이 실현될 가능성은 요원해 보입니다. 이와 관련하여서는 법무부 이민조사과장이 신문에 기고한 사설에서 설득력 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캐나다의 저명한 다문화주의학자 킴리카는 "어떤 나라가 다수의 불법 이민자나 정치적 망명 신청자의 유입에 직면했을 때 사람들이 적절한 국경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느끼면 다문화주의는 더욱 비판적인 논쟁이 된다"고 하였다. 국경관리와 이민정책에 있어서 인도주의적 접근만을 할 경우에는 자칫 감당하기 어려운 부작용이 초래되어, 미래 세대에 부담이 되거나 국민의 반외국인 정서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번 정책에 한계가 전혀 없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합법인력제도의 틀 내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할 것이지, 무조건적인 합법화 등을 통해 기존 제도의 틀을 무너뜨리는 것은 더 큰 문제가 초래될 것으로 생각한다.



- 오마이뉴스, 2020.1.28. 법무부 이민조사과 서기관 반재열,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 불법체류 합법화 주장에 대한 반론 : 이상과 현실>



불가역적인 불이익 부과도, 무분별한 합법화도 합당하지 않다면, 불법체류 외국인들을 법의 범위 내에서 처우할 수 있는 올바른 방법은 무엇일까요?

 


새로운 정책의 핵심은 ‘자진신고 그 이후’

12월 11일부터 시행된 법무부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을 짧게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들에게 합법적인 체류자가 될 ‘기회’를 보장해 주는 한편, 불법체류 외국인과 합법적인 체류자의 구분을 엄격히 하여 ‘기회’를 붙잡아야만 하는 당위를 부여한다.” 여기서 ‘기회’에 해당하는 제도가 바로 자진신고 제도입니다.


기존 자진신고 제도는 그 미비함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어왔습니다. 자진신고 제도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체류 사실을 자진해서 신고하면 불이익에서 면제해 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기존 자진출국제도(12월 11일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 시행 이전)는 범칙금 면제, 입국금지기간 완화 등 자진출국 유도에만 그쳤습니다. 법무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러한 제도는 자진출국 시 불이익이 없는 점을 악용하는 신규 불법체류 기도자가 대거 입국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합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불법체류 기도자가 자진출국 후 재외공관에서 비자 발급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최근에는 외려 자진출국하기를 꺼리는 사례도 발생하여 출입국행정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제도의 실효성에도 한계가 있었다고 합니다.


새로운 제도는 이러한 미비함을 보완하여 현재 존재하는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자진출국을 활성화함과 동시에, 이후 그들이 불법 체류자가 아닌 합법 체류자로서 한국에 입국하도록 유도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이 시행됨에 따라 불법체류 외국인들은 2019년 12월 11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자진 출국할 경우, ‘자진출국 확인서’를 발급받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은 범죄경력, 감염병 등의 다른 문제가 없다면 단기방문 비자로 재입국 기회를 얻게 됩니다.


법무부는 범죄경력과 감염병 등의 여부를 비자 발급 조건으로 둔 것이 우리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밝혔습니다. 심사를 통한 비자 발급과 입국을 통해 외국인에 대한 국민의 반감을 완화하고, 동시에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도 기여하는 것이 그 기대 효과로 보입니다. 또한 법무부는 재입국 후에도 법 위반 없이 비자 기간 내 재출국하는 경우, 보다 나은 비자를 받고 재입국할 기회를 열어 둠으로써 신뢰를 통해 선순환 할 수 있도록 정책적 고려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 더 이상의 불법체류 외국인 유입에는 단호한 ‘NO’

이처럼 법무부는 현존 불법체류 외국인들의 자발적인 제도권 내로의 편입을 활성화하는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해당 대책은 시행 한 달 만에 자진출국 외국인이 시행 전과 비해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눈에 띄는 성과를 보였는데요. 이쯤에서 드는 의문점이 있습니다. ‘기존 불법체류 외국인들에 대해서는 자진출국 및 재입국 비자 발급으로 대응한다고 치고, 신규 불법체류 외국인은 어떻게 대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법무부는 새로운 자진출국제도에 따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은 대책 시행일 현재 국내 불법체류 외국인에 한정한다고 밝히며, 신규 불법체류 외국인의 유입은 엄정하게 방지하겠다는 뜻을 내비쳤습니다. 제도 시행 사실을 조기에 인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여 대책 시행 1개월 내 신규로 불법체류로 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혜택을 적용하고 자진 신고 시점에 따른 범칙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후 불법체류하는 외국인은 새로운 자진출국에 따른 혜택에서 제외하고, 자진출국하는 경우에도 감경 없이 원 범칙금액을 부과하고 범칙금 미납시 입국금지 기간도 상향하여 불법체류 신규유입을 억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 시행, 지금이야말로 자진출국의 골든타임

이번 대책에 따른 자진출국의 신청서류나 절차는 간단하여 업무대행업체의 도움이 필요 없다고 합니다.


영어, 태국어, 중국어, 베트남어, 러시아어 등 5개 언어로 출입국 외국인 정책본부 홈페이지 (http://www.immigration.go.kr)와 하이코리아(http://www.hikorea.go.kr)에 안내된 신청서류 및 제도안내에 따라 본인이 작성하여 신고만 하면 됩니다. 이와 관련하여 정보 취약계층인 외국인에게 정책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거나, 정책 절차에 대한 무지를 악용하는 브로커가 개입할 우려가 있는데요. 법무부는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법무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번 선순환 정책에 따라 자진출국하는 외국인이 증가하고 있어 자진출국 기간 막바지에 일시에 몰리면 항공권 구입이 어렵고, 재외공관의 비자 발급이 지연될 수 있다고 합니다. 불법체류 외국인이라면 가급적 자진신고를 서둘러야 합니다. 그리고 2019년 12월 11일부터 2020년 6월 30일이라는 선순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의 자진출국 기간을 지키지 않을 경우, 단속된 경우는 물론 이후의 자진출국자에게도 단계적으로 범칙금을 부과하는 등 조치가 취해진다고 합니다.


자진신고 기간이 언제든 다가오리라는 생각에 출국하지 않고 제도를 악용하는 부작용을 막아 법질서를 확립하고자 하는 의도로 보입니다. 법무부는 이번 자진신고 기간 종료 후에는 정부합동단속 등 범정부적인 새로운 단속체계를 가동하여 외국인 체류질서를 세워나갈 방침이라고 합니다. 지금이야말로 불법체류 사실을 자진신고할 ‘골든타임(golden time)’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진신고 기간이 시작된 때로부터 어느덧 2달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기대된 것처럼 이제 불법체류 외국인들이 합법적인 절차를 밟고,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국민의 우려가 해결될 수 있을까요? 선순환 「불법체류 외국인 관리 대책」이 그 정책 입안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됩니다.



이번 대책과 관련하여 현장방문 설명회, 사업장방문 계도활동, 홈페이지·페이스북 등 온·오프라인의 각종 채널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과거와 달리 일일이 해당국 언어로 번역하여 각종 홈페이지나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파되고 있기 때문에 무지를 이용하는 브로커의 개입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하지만 만약에 있을지도 모르는 브로커 활동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적발 시에는 엄단할 예정이다.


- 오마이뉴스, 2020.1.28. 법무부 이민조사과 서기관 반재열,

<불법체류 외국인 문제,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 불법체류 합법화 주장에 대한 반론 : 이상과 현실>






글 = 제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김민제(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