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에 드리운 어둠! 전관특혜를 근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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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20. 4. 30.

 



모든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1조 제1항의 내용입니다. 글자 그대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예외 없이 모두 동등하게 법을 적용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는 단순히 법의 적용그 자체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법률 또한 어느새 서비스의 일종이 된 현재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이 헌법 조항은 법률 서비스의 시작부터 끝까지 확장돼 적용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전관특혜, 법조계에서의 전관예우(이하 전관예우)는 대한민국의 큰 틀인 헌법의 정신에 크게 어긋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관예우의 실체가 확실하게 확인된 사건이나 판결은 아직 없었지만, 현재 대한민국에서 사법부에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인식은 매우 보편적입니다. 201912월에 실시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의뢰인의 95.1%, 변호사 77.8%가 전관예우가 존재한다고 답변하였습니다.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는 심리적인 증거가 매우 강력한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법조계의 전관예우가 정확히 무엇이며 전관예우가 사법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최근 법무부와 법원이 협력하여 내놓은 전관예우에 대한 처방을 소개하려 합니다.

 

전관예우란 판사 또는 검사가 퇴직한 뒤 변호사 일을 하게 되는 경우 현직 판·검사가 재판이나 수사에서 해당 전관 변호사에게 특혜를 주는 것을 말합니다. 쉽게 말하면, 법조계에서 큰 영향력을 지니고 있던 판사 혹은 검사가 퇴직하여 변호사 활동을 할 때 과거의 지위와 인맥을 사용하여 재판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직 대법관이 상고심을 대리한 사건은 일반 변호사의 경우에 비해 심리불속행 기각을 당하는 비율이 1/6밖에 안 된다는 조사 결과가 있기도 했습니다 

 

전관예우가 존재한다면 이전에 국가 요직을 담당한 법조인들은 다른 법조인들에 비해 수임료 혹은 성공보수 등을 통해 압도적인 이득을 독점하게 됩니다. 이는 법률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합니다. 의뢰인들은 성공률이 높은 전관 출신 변호사들을 선호하게 될 것이므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불가피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전관예우는 주로 연고와 네트워크에 의해 존재하는 암묵적인 특혜입니다. 때문에 전관예우가 만연하게 되면 자연스레 사법 체계와 질서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고, 사법부의 폐쇄성도 더욱 짙어질 것입니다. 이는 공직자의 부패행위와 결합될 수 있고, 결국 사법계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낳으며 법치주의를 훼손합니다. 인치(人治)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 또다시 사람에 의해 좌우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입니다.

 

이런 전관예우의 문제점은 사법부가 본격적으로 출범한 이후 몇십 년 동안 끊임없이 지적되어 왔습니다. 우리 정부와 법조계 내부에서도 전관예우를 근절하고자 하는 목소리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시도는 번번이 큰 효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는 법조계가 전문적인 직종이라는 점입니다. 그렇기에 법조계에 한번 속한다면 자연스럽게 관련 계통의 직종에서 일하게 됩니다. 판사와 검사가 은퇴한 후 변호사로 일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바로 이 때문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조직이 좁고 폐쇄적이라는 점입니다. 법조계는 좁기 때문에 내부 사람들과 네트워크가 촘촘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업무 자체가 필연적으로 인맥과 관계 등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검사 조직은 관료 조직이기도 하고, 업무의 특성으로 인해 직위에 따른 권위가 매우 강하게 작용합니다. 직위, 기수 등이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전관예우가 작동하기 쉬운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법조계는 국가의 사법 업무에 대한 독점권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는 국민들이 송사에 휘말리게 되었을 때 선택지가 하나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법 적용의 최전방 통로에 서 있었던 전관이 발휘할 수 있는 영향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전관예우를 해결하고자 하는 시도는 계속되었습니다. 변호사법이나 변호사윤리규정에는 판사 혹은 검사로 있다가 퇴직한 자는 1년 간 마지막 근무지에서 변호사 개업을 못 하고, 현직에 있었던 시절 자신이 맡았던 사건을 수임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제한이 존재합니다. 또한 2015년 대법원은 형사사건에서 성공보수, 즉 의뢰인이 소송에서 이겼을 때 변호사에게 주는 일정 비율의 금액을 받는 것이 무효라고 판결하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관예우는 법조계의 고질적인 문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전관예우는 전직 고위관료에게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어줄 수 있는 무서운 악습입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올해 초, 학계·대한변협·대검찰청 등과 함께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에 관한 대강의 지침을 마련하였습니다. 이 지침은 전관특혜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 사법절차, 특히 형사절차 개선을 통해 전관변호사의 영향력을 최소화하는 방안, 그리고 사후적 감시와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 등에 집중하였습니다. 수임, 변론의 단계에서는 수임제한 기간을 연장하고, 몰래변론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며, 법조 브로커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동시에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조치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또한 수사 단계에서는 변론 내역을 내·외부적으로 공개하여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하고, 변호사 징계 기준을 새로이 정비하고 강화며 법조윤리협의회의 역할 또한 늘리겠다는 지침을 발표하였습니다.

 


오늘은 전관예우가 무엇이며 그것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전관예우를 완전히 없애기 힘든 이유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법무부가 올해 3월 내놓은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방안도 개괄적으로 짚어보았습니다. 물론 전관예우를 없애고 법조계와 법률시장의 완전한 균형을 찾는 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고, 그 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예상될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법은 힘없는 국민들을 위한 마지막 그물입니다. 아무리 힘든 작업이라 할지라도 구조 개혁과 제도 개선을 위한 발걸음을 멈춰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덧붙여 법무부가 발표한 방안이 국민과 사법부의 거리를 좁히는 데 큰 기여하기를 기대합니다.

 

= 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박효준(대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