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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산 기부하고 돌아가신 아버지! 자식의 권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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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동네 이야기

2020. 7. 10.

어느 날 법무부 블로그 기자단으로 한 통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며칠 전에 아버지를 좋은 곳으로 보내드린 A라고 합니다.

제 선친께서는 생전 봉사와 나눔의 삶을 사셨던 분이셨어요.

 

당신께서도 여유가 없으셨지만, 말년까지 무료 급식소에 나가서 봉사하시고,

주변에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알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가져다주기도 하셨죠.

작고하시기 전에 당신의 모든 재산을 생전에 봉사를 자주 하셨던 B 기관에 기부하라고

유언을 남기시고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어요.

 

그런데 그 B 사회복지기관에서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선친의 재산을 다 가져가겠다고 연락이 왔어요.

저 역시 아버지를 모시느라 고생을 많이 했고 가진 것도 많이 없는데,

전부 다 가져가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어떻게 할 방법이 없을까요?”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

유언은 사전에 죽음에 이르러 남기는 말이라고 합니다. 법적으로 유언은 만 17세 이상인 대부분의 사람이 할 수 있으며, 효과는 유언자의 사망 후에 발생한다고 명시합니다. 그런데 유언자가 사망하고 난 이후에 유언이 진짜인지, 혹시 누군가에 의해 고쳐지지는 않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 민법은 유언으로 정할 수 있는 사항과 유언의 방식을 구체적이고 엄격하게 규정하고 있으며, 어려운 말로 요식주의라고 합니다.

 

민법
제1065조(유언의 보통방식) 유언의 방식은 자필증서, 녹음, 공정증서, 비밀증서와 구수증서의 5종으로 한다.

 

만약 민법으로 정한 다섯 가지 외의 방법으로 유언을 하게 되었을 때 다툼이 생긴다면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먼저 A 씨는 선대인의 유언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B 사회복지기관에서 선대인의 유증(유언에 따른 증여) 받을 근거가 없어지기 때문에 가져갈 수 없습니다. 따라서 A 씨가 아버지의 뜻을 따라 전부는 아니지만, 꼭 필요한 부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을 다른 방법으로 기부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유류분, 상속인이 마음대로 건들 수 없는 부분

만약 A 씨의 아버지께서 하신 유언이 법적으로 효력이 있다면, 복지기관에서 아버지의 유산을 전부 다 가져가는 것을 막을 수 없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 법은 피상속인(유언자)이 유언으로 자신의 재산을 처분할 자유를 무한정 인정한다면, 상속 제도의 목적인 상속 재산의 형성에 상속인이 기여한 바를 보상하고, 유산으로 유가족의 생활을 보장한다는 취지가 무너질 수 있다고 보아서 유류분 제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유류분은 상속인이 받는 상속 재산 중 일정한 부분을 확보해서 마음대로 처리하지 못하게 반드시 남겨두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 B 기관에 아버지의 재산을 전부 물려주게 되더라도, 일정 비율은 되찾아 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되돌려 받을 수 있을까요?

 

민법

1112(유류분의 권리자와 유류분) 상속인의 유류분은 다음 각호에 의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2.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그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3. 피상속인의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4.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3분의 1

 

1115(유류분의 보전) 유류분권리자가 피상속인의 제1114조에 규정된 증여 및 유증으로 인하여 그 유류분에 부족이 생긴 때에는 부족한 한도에서 그 재산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

 

우리 민법은 상속은 4촌 이내의 방계혈족까지 받을 수 있지만, 유류분은 직계비속(자녀, 증손 등), 배우자, 직계존속(부모, 조부모), 형제자매만 청구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습니다. A 씨의 어머니께서 계시는지 여부와 A 씨의 형제자매 및 자녀의 인원수에 따라 법정상속분이 얼마인지는 달라지지만, 그 상속분의 절반만큼은 B 기관에 유류분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A 씨 아버지의 유산이 10억이라면?!

A 씨의 어머니가 계시고, A 씨의 자녀는 없으며, A 씨의 형제자매도 없다면 얼마의 유류분을 주장할 수 있을까요?

 

민법

1000(상속의 순위) 상속에 있어서는 다음 순위로 상속인이 된다.

1.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1003(배우자의 상속순위) 피상속인의 배우자는 제1000조제1항제1호와 제2호의 규정에 의한 상속인이 있는 경우에는 그 상속인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이 되고 그 상속인이 없는 때에는 단독상속인이 된다.

 

1009(법정상속분) 동순위의 상속인이 수인인 때에는 그 상속분은 균분으로 한다.

피상속인의 배우자의 상속분은 직계비속과 공동으로 상속하는 때에는 직계비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고, 직계존속과 공동으로 상속하는 때에는 직계존속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한다.

 

우리 민법은 피상속인(사자)의 별다른 의사 표시가 없으면, 같은 상속순위에서는 균분상속(같은 비율로 상속)을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배우자는 50%를 가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쉽게 표현하자면, 돌아가신 분이 A 씨의 아버지처럼 가족에게 얼마의 비율로 유산을 나누어주겠다는 말이 없었다면, 법이 정한 상속순위를 따르고, 같은 순위에 있는 사람들끼리는 고르게 나눈다는 의미입니다(배우자 제외).

 

A 씨의 상황에서는 법정상속인이 A 씨와 그의 어머니라고 가정한다면, A 씨가 상속분의 10을 가져갈 때 어머니는 15를 가져갈 수 있으며, 단순한 수학식으로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 A 씨의 법정상속분(법이 정한 상속분)4억 원이 되며, 유류분은 법정상속분의 2분의 1이기 때문에, 2억 원을 B 기관에 청구하여 받을 수 있습니다.

 

알면 알수록 나를 위한 법

어려운 내용이었지만 이해가 되셨나요? 법적 효력이 있는 유언은 강력합니다. 웬만한 이유를 가지고는 유언을 무력화시킬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유류분 제도를 알고 있는 것은 중요합니다. 일각에서는 유언장이 무용지물이 되는 것이 아니냐고 우려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앞서 살펴보았듯이, 사망 직전에 모든 재산을 가족이 아닌 제3자에게 주는 것이 무조건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유가족의 생계만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제도입니다.

 

힘든 상황이 왔을 때 알면 알수록 내게 힘이 되고 해결책을 제시해주는 것이 바로 법입니다. 알아두면 좋은 정도가 아니라 이제는 하나둘씩 알아두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법을 사랑하고, 법을 알고 싶어 하는 욕심이 생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12기 법무부 블로그기자 장민호(대학부)

모든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