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문화원

조로아스터 2018. 7. 9. 20:53

[손기원 박사 周·人·工 四書三經] *<제109강> (2018.06.11.)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제5강)-[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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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역(周易) 공부 ☞ 계사전·하 [제1~2장]


周易 繫辭傳·下 (제1~2장)


<계사전·상(上)>이 주역의 철학적 이론(理論)을 제시한 것이라면, <계사전·하(下)>는 주역이 작용하는 구체적인 삶의 지혜와 사례(事例)를 기술했다. 주역에는 성인(聖人)의 도(道)가 들어있는데, 언(言)·동(動)·창조(創造)·복서(卜筮) 등이 그것이다. <계사전·하>에서는 성인의 문명 창조 즉 제기(制器)에 관한 내용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제1장> ; 괘와 효의 특성과 성인의 역할



[1]-1 八卦成列하니 象在其中矣요 因而重之하니 爻在其中矣요

         剛柔 相推하니 變在其中矣요 繫辭焉而命之하니 動在其中矣라


     팔괘(八卦)가 나열되니 상(象, 64가지의 상)이 그 가운데에 있다.

     팔괘에 인하여 그것을 각각 포개니 효[384개의 효]가 그 가운데에 있다.

     굳센 것과 부드러운 것이 번갈아 밀고 가니 변화가 그 가운데 있다.

     거기에 말을 붙여서 지시하니 행동원리가 그 가운데에 있다.


* [강 설(講說)] ——————

팔괘를 바탕으로 64괘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므로 ‘因而重之’는 팔괘를 각각 겹쳐 주역 64개의 괘를 만드는 원리를 말한 것이다. 예컨대 태괘(泰卦)는, 하괘에 팔괘의 건괘(乾卦, ☰)를 바탕[因]으로 삼고, 거기에 상괘에 곤괘(坤卦, ☷)를 포개어서[重之] 이루어진 것이다. 주역에서 강유(剛柔)는 음양(陰陽)을 이른다. 성인이 주역의 상[괘, 효]에 말을 붙여 하늘의 뜻을 설명한 것이 사[卦辭, 爻辭]이다.


[1]-2  吉凶悔吝者는 生乎動者也요 剛柔者는 立本者也요

          變通者는 趣時者也라

          吉凶者는 貞勝者也니 天地之道는 貞觀者也요

          日月之道는 貞明者也요 天下之動은 貞夫一者也라



      길(吉)·흉(凶)·회(悔)·린(吝)은 인간의 행동에서 나타나는 것이고,

      강(剛)·유(柔)는 근본을 세우는 것이고, 변통하는 것은 시(時)에 따르는 것이다.

      길흉(吉凶)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바탕이 되고,

      천지(天地)의 모든 작용은 역리를 관찰할 수 있는 바탕이 되며,

      해와 달의 작용은 만물을 밝히는 바탕이 되고,

      천하의 모든 움직임은 하나를 실천하는 바탕이 된다.


· ‘趣時者也’은 ‘시중(時中)’을 말한다. ‘때[狀況]에 알맞게 처신하는 것’, ‘중용의 덕’이다

· ‘貞勝者也’에서 ‘貞’은 사계절로 말하면 겨울의 역할에 해당한다. 겨울 동안에 만물은 가만히 있는 것 같지만 사실은 그것이 나머지 세 계절이 작용할 수 있게 하는 바탕이 된다. 이는 만물이 밤에 가만히 있는 것이 낮의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과 같다. 따라서 ‘貞’은 ‘참고 견디다’는 뜻도 하지만, ‘원동력이 된다. 바탕이 된다’ 등으로 번역한다.

‘勝’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는 것’

· ‘天地之道’의 ‘道’는 ‘작용’

· ‘貞觀者也’에서 ‘觀’은 ‘역리를 관찰하는 것’

· ‘貞夫一者也’에서 ‘’은 ‘모든 변화의 근원이 되는 유일자(唯一者), 즉 태극(太極)’


* [강 설(講說)] ——————

삶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길함과 흉함, 후회와 막힘 등은 천지의 작용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굳센 것과 부드러운 것, 즉 음(陰)과 양(陽)은 행동의 근본을 확립하는 것이다. 사람의 기본적인 행동은 선(善)과 악(惡), 미(美)와 추(醜) 등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음과 양, 또는 강과 유로 대표된다. 그러므로 이는 행동의 기준이 되는 것이다.


인간의 삶에서 가장 이상적인 형식과 제도는 태극(太極)을 따르고, 도(道)를 따르는 것이다. 그러나 도(道)는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늘 변화하기 때문에, 한번 만들어진 제도에 안주하게 되면 이미 도(道)에 어긋나게 된다. 따라서 그 때 그 때의 도(道)를 파악하여 부단히 변통(變通)해야 한다. 이것을 ‘때에 따르는 것’이라 했다. ‘때’는 ‘시중(時中)’을 말한다. 도(道)에 일치하는 것을 말한다.


태극(太極)은 천지 운행의 근원임인 동시에 인간 행위의 근본이다. 또한 역(逆)으로 천지만물의 운행과 인간의 행위는 태극를 존재하게 하는 존립근거가 되기도 한다. 비유컨대, 태극이 나무의 뿌리라면, 나무의 잎과 줄기는 천지만물의 모든 운동과 변화에 해당한다. 뿌리가 없으면 줄기와 잎이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역시 잎과 줄기가 없으면 뿌리가 존재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태극은 천지만물을 움직이는 근원이 되지만, 그 자신으로 역(逆)으로 천지만물이 움직임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다. 뿌리와 줄기가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이듯이, 태극과 만물의 존재도 별개의 것이 아니라 하나이기 때문이다.


[1]-3 夫乾은 確然하니 示人易矣요 夫坤은 隤然하니 示人簡矣니

         爻也者는 效此者也요 象也者는 像此者也라

         爻象은 動乎內하고 吉凶은 見乎外하고 功業은 見乎變하고

         聖人之情은 見乎辭하니라


     건(乾)은 확실하여 사람들에게 ‘쉬움’을 보여주고,

     곤(坤)은 부드러워 사람에게 ‘간단함’을 보여준다.

     효(爻)는 이 건곤(乾坤)의 쉬움과 간담함을 본받는 것이고,

     상(象)이란 이것을 본뜬 것이다. 효(爻)와 상(象)은 괘 안에서 움직이고,

     길흉(吉凶)은 괘 밖으로 드러나 사람의 행동의 결과에 적용된다.

     건곤(乾坤)이 사람에게 베푸는 공이나 업적은 변화에서 드러나고,

     성인(聖人)이 사람을 사랑하고 근심하는 감정은 괘사에서 드러난다.


* [강 설(講說)] ——————

건(乾)은 하늘의 작용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로 순환하는 등의 하늘의 작용은 조금도 어긋남이 없이 확실(確實)하다. 그것을 원(元)·형(亨)·이(利)·정(貞)으로 표현했다. 인간의 삶은 그 확연한 하늘의 작용에 따라서 살면 된다. 앞으로 다가올 계절을 대비하여 농사와 장사 등의 삶을 영위하게 된다.


이러한 하늘의 작용은 인간의 본성의 작용과 일치한다. 건(乾)의 원(元)·형(亨)·이(利)·정(貞)이 인간 심성의 인(仁)·의(義)·예(禮)·지(智)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건도(乾道)를 아는 것은 어렵지 않다. 자신의 마음속을 들여다보면 알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의 소리를 듣는 것 역시 지극히 쉽다. 자신의 양심(良心)의 소리를 들으면 된다.


효(爻)는 이와 같은 건(乾)과 곤(坤)의 작용을 본받아, 괘 안에서 작용하는 것이고, 상(象)은 이 건(乾)과 곤(坤)의 작용을 형상화한 것이다. 효(爻)와 상(象)은 각각의 괘 안에서 각각의 작용과 형상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그 효(爻)와 상(象)이 제시하는 실천의 지침을 따르면 길(吉)하지만, 따르지 않으면 흉(凶)하다. 따라서 괘 밖으로 드러나, 사람의 행동의 결과에 적용된다.


[1]-4 天地之大德曰生이오 聖人之大寶曰位니 何以守位오? 曰仁이오.

         何以聚人고? 曰財니 理財하며 正辭하며 禁民爲非 曰義라.

         右는 第一章이라


     천지의 큰 덕(德)은 만물을 살리는 것이고, 성인의 큰 보물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

     무엇을 가지고 자리를 지키는가? 그것이 인(仁)이다.

     무엇을 가지고 사람을 모으는가? 그것이 재물이다. 재물을 다스리고

     말을 바로 잡아 백성들이 잘못하는 것을 막는 것이 의(義)이다.


* [강 설(講說)] ——————

천지(天地)의 작용은 만물에 생명(生命)을 부여하고 기르는 것이다. 만물 전체를 살리기 위해서는 개체(個體)를 죽이지 않을 수 없다. 개체를 다 살리면 전체가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개체의 죽음은 천지가 만물을 살리는 작용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하나의 현상이니, 죽이는 것이 아니라 살리는 것이다. 그래서 ‘천지의 큰 작용은 살리는 것’이라고 했다.


만물을 살리는 천지의 작용을 대행하는 존재가 바로 성인(聖人)이다. 성인은 만인을 사랑하고 살리는 역할을 한다. 그리하여 만인이 성인을 ‘하늘처럼’ 받들게 된다. 성인이 ‘왕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은 하늘처럼 만물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요·순(堯舜)이 그러했고 우·탕(禹湯)이 그러했다. 공자(孔子)는 성인이기는 하지만 왕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공자의 춘추시대는 복잡했고 나라의 규모도 커서, 그가 실천한 인의 효과가 늦게 나타났을 뿐이다. 공자는 나중에 ‘문선왕(文宣王)’으로 추대되었다.


성인(聖人)이 그 위상을 지키는 것은 인(仁, 사랑)을 실천하여 만인의 추앙을 받기 때문이다. 그러면 사랑[仁]을 베푸는 출발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우선 인민을 경제적으로 유족하게 하는 일이다. 공자가 정치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백성을 부유하게 하는 것[民富]’라고 했다. 그리고 맹자도 ‘백성들이 살아 계신 부모를 잘 모시고, 돌아가신 부모를 장사지내는 데 유감이 없을 정도로 경제적 기반을 만들어주는 것이 왕도정치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그래서 사람을 모으고 화목하게 하는 바탕이 재물(才物)이라고 했다.


그러나 백성들을 경제적으로 안정시키는 것만으로 성왕(聖王)의 정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경제는 사람의 육체적인 삶의 조건을 확보해 줄 따름이다. 나아가 중요한 것은 교육을 시켜 정신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인도해야 한다. 정신적인 삶이란 하늘의 작용에 따라 사는 것이고, 역(易)의 진리를 실천하는 것이다. 그래서 ‘재물을 다스리고 말을 바로 잡아서 백성들이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사랑하는 마음이 인이라면, 이 인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원리가 의(義)이다. 그래서 ‘백성들이 잘못하는 것을 막는 것이 의(義)’라고 했다.


<제2장> ; 문명발달 과정에서의 괘의 역할


[2]-1 古者包犧氏之王天下也에 仰則觀象於天하고 俯則觀法於地하며

         觀鳥獸之文과 與地之宜하며 近取諸身하고 遠取諸物하여

         於是에 始作八卦하여 以通神明之德하며 以類萬物之情하나니라.


     옛날에 포희씨(包犧氏)가 천하에 왕이었을 때,

     하늘을 우러러보아 하늘이 드리우는 진리의 형상을 보았고,

     땅을 굽어보아 땅의 법칙을 보았으며,

     새와 짐승의 삶의 이치와 땅의 생리를 관찰하였다.

     가깝게는 자기 몸에서 진리를 취하였고, 멀게는 만물에서 취하였다.

     그리하여 그 진리(眞理)를 표현하는 팔괘(八卦)를 만들어

     신명(神命)의 덕에 통하게 하고, 만물의 실상(實狀)을 분류하고 정돈했다.


· ‘包犧氏’(포희씨)는 옛 전설상의 임금으로, ‘태호씨(太昊氏)’라고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복희씨(伏羲氏)’로 불린다. ‘伏’(복)이라는 글자 대신에 ‘宓’(복) 또는 ‘虙’(복)을 쓰기도 한다.

· ‘觀鳥獸之文’에서 ‘文’은 ‘사는 모습’으로 해석한다.

· ‘與地之宜’에서 ‘宜’는 ‘특성’을 뜻하는데, 문맥상 ‘與[天]地之宜’일 것이다.

· ‘以通神明之德 以類萬物之情’에서 ‘以’의 목적어는 ‘八卦’인데 생략. ‘’는 유형화하다.


* [강 설(講說)] ——————

천지의 운행 원리와 만물의 존재원리를 상징적(象徵的)인 코드로 정리한 것이 역(易)이다. 그리고 사람들 개개인의 삶도 근본적으로 역리(易理)에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의식하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역(易)을 만든 사람은, 하늘과 땅의 이치, 그리고 만물의 이치, 자기의 삶에서 나타나는 근본 이치 등을 두루 관찰하여 역(易)을 만들었다. 역(易)의 괘(卦)는, 어떤 특정한 시기에 특정한 개인에 의해 만들어졌는지 아닌지는 고증할 방법이 없다. — (이기동)


[2]-2  作結繩而爲網罟하여 以佃以漁하니 蓋取諸離하고

          包犧氏沒커늘 神農氏作하여 斲木爲耜하고 揉木爲耒하여

          耒耨之利로 以敎天下하니 蓋取諸益하니라


    노끈을 맺어서 그물을 만들어 새를 잡고 고기를 잡았으니,

    대개 그 이치를 이괘(離卦)에서 취한 것이다.

    포희씨가 죽고 신농씨(神農氏)가 일어나, 나무를 깎아 보습을 만들고,

    나무를 휘어 쟁기를 만들어 보습과 쟁기의 이로움을 천하 사람에게 가르쳤으니,

    대개 그 이치를 익괘(益卦)에서 취하였다.


· ‘作結繩而爲網罟’(작결승이위망고)에서 ‘網罟’(망고)는 ‘그물’이다. 여기에서 ‘結繩’만으로도 ‘노끈을 만든다’는 뜻이 되므로 ‘作’을 연문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王引之의 <經義述問>) 그러나 ‘作結繩’으로 두어 ‘너끈을 만들어서 맺다’로 해도 문맥은 통한다.(이기동)

· ‘以佃以漁’에서 ‘佃’(전)은 ‘사냥’(수렵시대), ‘밭갈이’(농경시대)

· ‘斲木爲耜’(착목위사)에서 ‘斲’(착)은 ‘깎다’. ‘耜’(사)는 ‘보습, 쟁기날’

· ‘揉木爲耒’(유목위뢰)에서 '揉’(유)는 ‘주무르다’. ‘耒’(뢰)는 ‘쟁기’

· ‘耒耨之利’(뇌누지리)에서 ‘耨’(누)는 ‘김매다’

· [30] 重火 離卦  - [42] 風雷 益卦


* [강 설(講說)] ——————

천지만물의 이치는 다양하다. 이 다양한 이치를 원용하여 문화를 창조하고 문명을 발달시킨다. 이러한 이치가 상징적으로 표현되어 있는 것이『주역(周易)』이다. 역에는 물체와 물체를 얽어매어 결합하는 이치도 있고, 편리한 도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베풀어야 하는 이치도 있다.『주역』에서는 전자의 이치를 이괘(離卦)로 설명하고 후자의 이치를 익괘(益卦)로 설명했다.



 

[30] 重火 離


 [42] 風雷 益


이괘(離卦)의 경우, 상/하괘가 각각 ‘양-음-양, 양-음-양’으로 이루어진 여섯 개의 효가 괘를 이루고 있는데, 음과 양이 교차되는 그 전체의 상(象)이 ‘노끈을 꼰 모습’과 유사하다. 그리고 익괘(益卦)의 경우, 상구와 구오의 양효(陽爻)가 ‘쟁기의 손잡이’이라면, 육사-육삼-육이로 이어지는 세 개의 음효(陰爻)가 ‘쟁기의 몸체’이고, 초구의 양효(陽爻)가 ‘보습, 즉 쟁기날’이 되는 것이다.(손기원)


그러나 실제로 신농씨가 익괘(益卦)를 보고, 그 이치를 파악하여 쟁기와 보습을 만들었다고는 볼 수 없고, 또 고증할 수도 없다. 단지 천지만물의 이치를 원용하여 만들었고, 그것을 만든 이치와 익괘의 이치가 일치한다는 의미로 보아야 할 것이다.(이기동)


[2]-3 日中爲市하여 致天下之民하여 聚天下之貨하여 交易而退하여

         各得其所케하니 蓋取諸噬嗑하니라


    한낮에는 시장을 열어 천하의 모든 사람을 오게 하고,

    천하의 모든 재물을 모아 교환하고 바꾼 뒤에 돌아가게 하여,

    각각 그 필요한 바를 얻으니, 대개 서합(噬嗑)괘에서 취한 것이다.

    [21] 火雷 서합(噬嗑)


* [강 설(講說)] ——————

서합(噬嗑) 괘는 자기에게 있는 불필요한 물건을 물어뜯어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다. 자기에게 불필요한 물건을 제거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과 바꾸는 것이다. 그러므로 서합괘의 이치에서 시장의 원리를 터득했다고 본 것이다.



 

[21] 火雷 서합(噬嗑) 


서합(噬嗑)괘의 상괘의 상(象, ☲)이 ‘日’ 자 모양 즉 ‘해’의 형상이니 ‘해가 떠 있는 한낮’이다. 하괘의 경우, 초효(初爻)가 ‘평평한 땅의 모습’이니 ‘시장’이요 육이-육삼의 음효(陰爻)는 ‘많은 사람들이 모인 모습’이다. 그러므로 서합괘의 전체의 상(象)은 ‘해가 떠 있는 한낮 동안에 많은 사람들이 시장에 모여 거래를 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다.(손기원)


[2]-4 神農氏沒커늘 黃帝堯舜氏作하여 通其變하여 使民不倦하며 神而化之하여

         使民宜之하니 易이 窮則變하고 變則通하고 通則久라

        是以自天祐之하여 吉无不利니 黃帝堯舜 垂衣裳而天下治하

        蓋取諸乾坤하니라.


     신농씨가 죽고 황제(黃帝)·요(堯)·순(舜)이 뒤따라 일어나,

     전대에 사용하던 기물(器物)이나 제도(制度)를 바꾸는 일에 능통하여,

     백성들로 하여금 게으르지 않도록 하고, 신통한 능력을 갖추고

     성인(聖人)의 경지에 올라 백성들로 하여금 올바른 삶을 살도록 유도하였다.

     역(易)의 도리에서 보면, 극한 상황에 이르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는 길이 생기고,

     통하면 오래 지속할 수가 있다. 이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와서 이롭지 아니함이 없다.

     황제·요·순이 저고리와 치마를 늘어뜨리고 가만히 앉아 있어도 천하가 다스려졌다.

     이는 대개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에서 취한 것이다.


· ‘神而化之’에서 ‘化’ ; ‘변(變)’이 양적 변화를 의미한다면 ‘化’는 질적인 변화를 의미한다.『맹자』에 ‘대이화지지위성’이라는 말이 있다. 이때의 ‘化’는 ‘사람의 차원에서 한 번 탈바꿈하여 성인이 되는 것’을 말한다.

· [01] 重天 乾卦  - [02] 重地 坤卦


* [강 설(講說)] ——————

건괘(乾卦)는 하늘의 작용을 상징하고 곤괘(坤卦)는 땅의 작용을 상징한다. 하늘은 만물을 덮어 기르고, 땅은 만물을 실어 기른다. 이 괘의 이치를 보고 황제·요·순 등의 성인은 만물을 살리는 이치를 만들어, 사람들이 마땅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하였다. 전(前) 시대의 문물제도는 당대 사람들에게 맞지 않고, 그 사상은 당대 사람들을 마땅한 삶으로 인도할 수 없다. 시대(時代)가 변하고 상황(狀況)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성인(聖人)이 출현하면 어진 마음으로 새로운 문물제도나 사상을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바람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인도할 것이다.



 

[01] 重天 乾


 

[02] 重地 坤 


극한(極限) 상황이 부딪히면 변화를 모색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길이 생긴다. 황제와 요·순은 새로운 문물제도와 사상을 만들어 백성들에게 시행하였다 하늘같은 마음으로 사람들을 사랑하고 베풀었다. 성왕(聖王)이 적합한 제도와 마땅한 사상을 시행하게 되면, 백성(百姓)들이 그것을 순연히 받아들이고 따를 것이다. 그러므로 ‘가만히 앉아 있어도 천하가 다스려졌다’고 한 것이다. 건괘(乾卦)는 씩씩한 군자의 모습을 표상하거나 성왕의 풍모를 지니고 있고 곤괘(坤卦)는 인군을 따르는 백성들의 모습이다. 군민(君民)이 하나가 되는 것은 모두 건곤(乾坤)이 하나로 어울리는 이치에서 취한 것이다.


[2]-5 刳木爲舟하고 剡木爲楫하여 舟楫之利로 以濟不通하여

        致遠以利天下하니 蓋取諸渙하고

        服牛乘馬야 引重致遠야 以利天下니 蓋取諸隨고

        重門擊柝야 以待暴客니 蓋取諸豫고


   나무를 잘라서 배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서 노를 만들어 배와 노의 편리한 점을 이용하여,

   통행하기 어려운 강물을 건너먼 곳까지 도달하게 함으로써 천하를 편리하게 하니,

   대개 환괘(渙卦)에서 취한 것이다.

   소를 길들이고 말을 타서 무거운 짐을 끌고 먼 곳까지 이르게 함으로써

   천하를 편리하게 하니, 대개 수괘에서 취한 것이다.

   문을 겹으로 하고 목탁을 쳐서 도적을 막게 하니, 대개 예괘(豫卦)에서 취한 것이다.


·刳木爲舟’(고목위주)에서 ’(고)는 ‘쪼개다, 도려내다’

· ‘剡木爲楫’(염목위즙)에서 ‘’(염)은 ‘깎다’. ‘’(즙)은 ‘노, 배 젓는 도구’

· ‘引重致遠’에서 ‘’은 ‘무거운 짐’

· ‘重門擊柝’(중문격탁)에서 ‘’은 ‘(문을) 겹으로 만들다’. ‘’(탁)은 ‘딱딱이’ (夜警 돌 때 울림)

· [59] 風水 渙卦  - [17] 澤雷 隨卦  -  [16] 雷地 豫卦


* [강 설(講說)] ——————

환괘(渙卦)는 얼음이 녹아 물이 되는 상황이다. 그래서 환괘의 상황에서는 건너기 힘든 상황이 점차 풀려 건널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환괘(渙卦)의 이치를 통해 배를 만드는 이치를 얻었다고 이해할 수 있다. 환괘(渙卦)의 경우, 하괘는 감괘(坎卦, ☵)이므로 ‘강물이 흐르는 형상’이고, 상괘는 손괘(巽卦, ☴)이므로 ‘나무’ 즉 ‘나무로 만든 배’를 의미한다. 그래서 환괘의 이치에서 ‘나무로 배를 만들어 강물을 건너는 지혜’가 나온 것이다.



 

[59] 風水


 

[17] 澤雷 隨


[16] 雷地 豫 


수괘(隨卦)는 주어진 여건을 활용하여 임기응변(臨機應變)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수괘의 이치에서 소나 말을 이용하는 이치를 터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수괘의 경우, 하괘는 진괘(震卦, ☳)이니 ‘말’의 주역 코드이고, 상괘는 태괘(兌卦, ☱)인데 뒤집으면 손괘(巽卦, ☴)가 된다. 손괘는 ‘소’의 주역 코드이다. 뒤집어진 손괘(巽卦)는 곧 소가 따르고 복종하는 형상이다. 수괘(隨卦)의 전체의 상(象)으로 보면 ‘소를 복종시켜 길들이고 말에 올라타 있는 모습’을 연상할 수 있다. 그래서 여건에 따라 ‘말과 소를 이용하는 응변(應變)’이 만들어진 것이다.


예괘(豫卦)는 다음의 시대를 대비(對備)하여, 미리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므로 예괘의 이치에서 도둑이나 강도 같은 난폭한 자를 미리 대비하는 이치를 터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한밤중에 딱딱이를 쳐서 도적을 경계하여 지혜가 바로 예괘의 이치에서 나온 것이다. 예괘(豫卦)의 경우, 상괘는 진괘(震卦, ☳)이고 하괘는 곤괘(坤卦, ☷)이다. 유일한 양효인 구사(九四)가 ‘딱딱이’의 진원(震源)이 되어 울리면 그 소리가 아래와 위로 퍼지에 된다. 위로는 육오와 상육의 음효(陰爻)의 중간이 열려있어 소리가 위로 퍼져 나가고, 아래로는 육삼-육이-초육의 모든 음효(陰爻)가 중간이 열려있어 소리가 아래로 퍼져 나간다.



[2]-6 斷木爲杵하고 掘地爲臼하여 臼杵之利로 萬民以濟하니

         蓋取諸小過하고

         弦木爲弧하고 剡木爲矢하여 弧矢之利로 以威天下하니

         蓋取諸睽하니라



     나무를 잘라 공이를 만들고, 땅을 파서 절구를 만들어,

     절구와 공이의 편리함으로 모든 백성들이 도움을 받게 되었으니,

     대개 소과괘(小過卦)에서 취한 것이다.

     나무를 휘어 활을 만들고 나무를 깎아 화살을 만들어,

     활과 화살의 위력으로 천하를 위엄 있게 다스리니

     대개 규괘(睽卦)에서 취한 것이다.


· ‘斷木爲杵’(단목위저)에서 ‘’(저)는 ‘절구공이’

· ‘掘地爲臼’(굴지위구)에서 ‘’(구)는 ‘절구’

· ‘弦木爲弧’(현목위호)에서 ‘’(현)는 ‘휘게 만든다’, ‘’(호)는 ‘활’

· [62] 雷山 小過卦   - [38] 火澤 卦 


* [강 설(講說)] ——————

소과괘(小過卦)는 어떤 일에 다소 문제가 생기면, 평상시보다 좀 더 힘을 기울어야 하는 상황이 된다. 수확한 곡식을 거친 껍질 채 먹기는 어렵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노력하다 보니 곡식을 찧어서 먹을 수 있는 지혜가 생긴다. 곡식을 찧기 위해서는 절구와 절구공이를 만들어야 한다. 절구에 곡식을 찧어야 하는 이치는, 기왕의 노력에서 좀더 노력을 기울인 소과괘의 이치에서 터득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소과괘(小過卦)의 경우, 전체의 괘상을 보면 가운데의 구삼-구사의 양효가 ‘나무로 만든 절구공이의 형상’이다. 절구공이가 나무인 것은, 내호괘(이효-삼효-사효)가 ‘나무’의 주역 코드인 손괘(巽卦, ☴)이고, 외호괘(삼효-사효-오효)가 뒤집어진 손괘가 되어 역시 ‘나무’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62] 雷山 小過


 

[38] 火澤


규괘(睽卦)는 크게 반목하는 상황이다. 이 괘의 상황을 보고 그 반목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위엄(威嚴)을 보여야 한다. 활을 잘 쏘는 것은 뛰어난 능력이므로 그것으로 권위(權威)를 세울 수 있다. 규괘(睽卦)의 경우 괘의 전체의 상(象)으로 보면, 초효[陽]-삼효[陰]-오효[陰]는 아래로 향하는 ‘화살의 형상’이다. 그리고 그 화살촉인 초효(初爻)을 제외하고 이효[陽]-삼효[陰]-사효[陽]-오효[陰]-상효[陽]가 사효(四爻)를 중심으로 휘어진 ‘활의 형상’을 이루고 있다. 그러므로 규괘는 전체의 상이 ‘활시위에 화살을 걸어 당기는 형상’이라고 말할 수 있다.


[2]-7 上古에는 穴居而野處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宮室하여

        上棟下宇하여 以待風雨하니 蓋取諸大壯하니라

        古之葬者는 厚衣之以薪하여 葬之中野하여 不封不樹하며 喪期无數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棺槨하니 蓋取諸大過하니라

        上古에는 結繩而治러니 後世聖人이 易之以書契하여

        百官이 以治하며 萬民이 以察하니 蓋取諸夬니라 右는 第二章이라

 

     아주 옛날에는 굴속에서 살고 들판에서 거처했다.

     후세에 성인(聖人)이 이것을 궁실[집]로 바꾸어 위에는

     용마루를 얹고 아래에는 처마를 쳐서 바람과 비를 대비케 하였으니

     대개 대장(大壯)괘에서 취한 것이다.

     옛날에 장사(葬事)지내는 방법은

     섶으로 두껍게 싸서 들판에 매장하여 봉분도 하지 않고 나무도 심지 아니하였으며,

     장례를 치르는 기일도 일정하지 않았는데,

     후대에 성인이 관곽(棺槨)으로 바꾸었으니 대개 대과(大過)괘에서 취한 것이다.

     아주 옛날에는 노끈을 맺어 만든 결승문자(結繩文字)룰 이용하여 천하를 다스렸는데,

     후대에 성인이 그것을 글자와 부호로 대치하였으니,

     관리들이 이것을 가지고 백성을 다스렸고 만민들이 이것을 가지고 번거로운 일을 살폈다.

     이는 대개 쾌괘(夬卦)에서 취한 것이다.


· ‘上棟下宇’에서 ‘’(동)은 ‘용마루’. ‘’는 ‘지붕, 혹은 처마’

· ‘易之以書契’에서 ‘’(역)은 ‘바꾸다’. ‘’는 ‘글자’. ‘’(계)는 ‘약속한 부호’

· [34] 雷天 大壯卦  - [28] 澤風 大過卦  -  [43] 澤天 夬卦


* [강 설(講說)] ——————

대장(大壯)괘는 축적된 역량을 바탕으로 하여 문명(文明)을 크게 일으켜 발전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대장괘의 이치에서 혈거(穴居)하거나 야생(野生)의 생활에서 벗어나 집[宮室]을 짓고 새로운 생활을 시작해야 하는 이치를 터득했다고 볼 수 있다.


집은 ‘용마루’를 포함한 ‘지붕’을 만들어 짓는다. [34] 뇌천(雷天) 대장(大壯)괘는 상괘가 진괘(震卦, ☳)이고 하괘가 건괘(乾卦, ☰)이다. ‘집’이나 ‘지붕’의 주역 코드는 간괘(艮卦)인데, 대장괘의 상괘를 뒤집으면 간괘(艮卦, ☶)가 된다. 지붕의 ‘용마루’는 건괘(乾卦, ☰)이니 상·하괘의 형상을 생각하여 ‘용마루를 포함한 집의 형태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34] 雷天 大壯 


 

[28] 澤風 大過

 

[43] 澤天


대과(大過)괘는 크게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이다. 인간의 삶의 과정에서 가장 크게 힘을 써야 하는 상황은 친족의 장례(葬禮)를 치르는 때이다. 그러므로 대과괘의 이치를 통하여 관곽을 만들어 경건한 장례의 원리와 절차를 터득했다고 볼 수 있다.


옛날에는 친족의 시신(屍身)을 섶으로 덮어 그냥 들판에 버렸다. 후세 성인이 장례를 경건하게 하기 위하여 관곽(棺槨)을 만들어 시신을 안치시켰다. [28] 택풍 대과(大過)괘는 상괘가 태괘(兌卦, ☱)이고 하괘가 손괘(巽卦, ☴)이다. 손괘는 ‘나무’의 주역 코드이므로 ‘나무로 만든 관(棺)’을 뜻하고 상괘의 태괘를 뒤집으면 손괘(巽卦, ☴)가 되어 ‘나무로 만든 관의 뚜껑’이 된다. 태괘(兌卦, ☱)를 뒤집는다는 것은 ‘관의 뚜껑을 덮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쾌괘(夬卦)는 척결(剔抉)해야 하는 상황이다. 문자를 만들어서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문맹을 퇴치하는 등의 일을 이 쾌괘(夬卦)에서 이치를 터득했다고 볼 수 있다.


아주 옛날에는 정사(政事)를 처리할 때 이루어진 일과 이루어지지 않은 일을 줄에 매듭으로 만들어 표시했다. 후세의 성인은 그것은 부호나 문자로 바꾸어 처리했다. [43] 택천(澤天) 쾌괘(夬卦)는 초효-이효-삼효-사효-오효는 모두 양(陽)인데 상효만이 유일한 음(陰)이다. 쾌괘는 음(陰)이 제일 윗자리에서 양(陽)의 진로를 가로막고 있다. 그러므로 상육(上六)은 척결(剔抉)해야 할 대상이다.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는데, 상육(上六)이 미결(未決)이다. 이렇게 쾌괘(夬卦)의 괘상을 보고, 기결(旣決)과 미결(未決)의 상황을 부호로 표시하였을 것이다. 그것이 발전하여 글자가 만들어지고 문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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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역(周易) 공부 <계사전 제5강

 ☞ 계사전·상 (제12장) / 하 [제1~2장]  <끝>


출처 : 동양철학 나눔터 - 동인문화원 강의실
글쓴이 : 백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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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문화원

조로아스터 2018. 7. 9. 20:52

[손기원 박사 周·人·工 四書三經] *<제109강> (2018.06.11.)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제5강)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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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역(周易) 공부 ☞ 계사전·상 [제12장]

 

周易 繫辭傳·上 (제12장)


<제12장> ; 역의 비전과 마음의 자세


[12]-1 易曰 自天祐之라 吉无不利라하니 子曰 祐者 助也니

          天之所助者 順也요 人之所助者 信也니 履信思乎順하고

          又以尙賢也라 是以自天祐之吉无不利也니라


      역(易)의 효사[大有卦 上九]에서 말하기를

     “하늘로부터 도와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하였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우(祐)란 돕는다는 뜻이다.

      하늘이 도와주는 것은 하늘의 뜻을 따르는 사람의 경우이고,

      사람이 도와주는 것은 미더운 사람의 경우이다.

      믿음을 실천하고 하늘의 뜻에 따를 것을 생각하며,

      또한 그러한 마음으로 어진 사람을 숭상하는 것이다.

      그 때문에 하늘로부터 도와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


· ‘順也’는 ‘順天’이다. ‘하늘의 뜻’은 만물을 살리는 것이므로, 사람은 스스로 행복하게 살고 또 다른 사람을 나처럼 행복하게 하는 것이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에게 남긴 마지막 말씀이 “너희는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하셨다.(요한 15,12) 그리고 또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르코 22:39)”고 하셨다. 모두 주역의 진리와 같은 맥락의 말씀이다.

· ‘履信思乎順’은 역(易)을 대하는 마음의 자세를 말한 것이다.『맹자』에서 말하기를, “정성스러움 그 자체는 하늘의 작용(作用)이고, 정성스럽게 되기를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도리(道理)이다.” 지극히 정성스러운데 남을 감동시키지 못하는 것은 있지 않으니, 정성스럽지 못하면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것이 있지 아니하다. (誠者天之道也 思誠者人之道也 至誠而不動者未之有也 不誠未有能動者也)”고 하였다. 또 이와 관련하여『중용』에서는 “성(誠)은 하늘의 도(道)이고 성(誠)해지려고 하는 것은 사람의 도(道)이다.(誠者 天之道也 誠之者 人之道也 )”라고 했다. 모두 사람[誠之者]이 하늘의 뜻을 따르는 마음의 자세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 ‘又以尙賢也’에서 ‘以~’의 목적어는 ‘履信思乎順’이다.


* [강 설(講說)] —————

하늘은 모든 존재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명력(生命力)’이며, ‘삶의 의지(意志)’이다. 다시 말하면 ‘하늘’로 표상하는 우주대자연은 모든 존재(存在)를 살리고 행복하게 살게 하는 힘의 원천이다. 그러므로 자연의 원리에 따라서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을 따르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삶이 충만해진다. 이것이 바로 ‘하늘이 돕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이는 삶의 모든 양상에 적용될 수 있다.


인간의 삶은 사랑받고 인정받을수록 충만해진다. 그래서 자신을 사랑해 주고 인정해 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기울게 마련이다. 마음이 가면 도와주고 싶어진다. 그래서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은 그 만큼의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게 된다. 남을 사랑하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지속적으로 가지고 있는 것이 ‘신(信)’이다. 신의가 있는 사람은 남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게 된다. 그것을 역에서는 ‘하늘로부터 도와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고 한 것이다.


* [易曰 自天祐之라 吉无不利라] —— [13] <火天 大有괘> 上九의 효사


[火天 大有]

 

大有, 元亨

  ‘上九, 自天祐之, 吉无不利

  ‘六五, 厥孚交如, 威如, 吉

  ‘九四, 匪其彭, 无咎

  ‘九三, 公用亨于天子, 小人弗克

  ‘九二, 大車以載, 有攸往, 无咎

  ‘初九, 无交害, 匪咎, 艱則无咎


[14大有] 크게 소유하는 상황이다. 크고 밝은 마음으로 임해야 한다. 상구(上九)는 덕(德)을 갖춘 원로이다. 육오(六五)에게 이념을 제공하는 정신적 지주이다. 육오(六五)가 물질적인 부(富)를 통하여 경제성장을 꾀할 때 상구(上九)는 정신적인 덕(德)을 수행하여 강조한다. 상구(上九)가 정신적인 감화력을 발휘하므로 육오(六五)는 상구(上九)를 존경한다. 그래서 상구는 모두가 필요로 하는 존재이다. 모두가 필요로 하는 존재는 하늘이 돕는다. 그래서 '상구(上九)는 하늘에서부터 도움이 있으니 길하고 이롭지 않음이 없다'



[12]-2 子曰 書不盡言하며 言不盡意니 然則聖人之意를 其不可見乎아. (子曰)

聖人이 立象하여 以盡意하며 設卦하여 以盡情僞하며 繫辭焉하여 以盡其言하며

變而通之하여 以盡利하며 鼓之舞之하여 以盡神하니라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글은 말을 다하지 못하며, 말은 생각을 다하지 못하니,

    그렇다면 성인의 생각을 알 수 없는가?”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성인은 상(象)을 세워서 생각을 나타내고, 괘(卦)를 설치하여

    참과 거짓을 가려내며, 말[卦辭, 爻辭]을 붙여서 자기의 할 말을 다하고,

    변화하고 통하여 이로움을 다하며, 북치고 춤추게 하여 신령스러움을 다한다.”


· ‘其不可見乎’에서 ‘’(견)은 ‘알다’의 뜻이다.

· ‘立象’에서 ‘’(상)은 주역에서 음(陰)·양(陽)의 코드를 기호로 나태낸 것이다. 역에 담긴 뜻이나 성인의 마음을, 상징적인 사물의 상(象)으로 표현했다. 상(象)은 회통의 수단이다.

· ‘繫辭焉’에서 ‘’는 지시적 어조사이므로 ‘거기[괘나 효]에 말을 붙인다’는 뜻이다.

· ‘鼓之舞之’는 ‘신명나게 고무(鼓舞)한다, 동기부여(動機附輿)를 한다’는 뜻이다. 분위기를 진작하여 고무하고 ‘동기부여’하는 주역의 괘는 ‘뇌지(雷地) 예괘(豫卦)’의 구사(九四)이다.

* ‘豫’(예)는 ① ‘기다리며 기뻐하다’ ② ‘기뻐하게 하다’ 등으로 해석할 수 있다. ①의 경우는 전체가 침체된 상황에서 새로운 능력자를 기쁘게 기다리는 상황이고, ②의 경우는 ‘능력자’가 전체에 동기(motivation)를 부여하는 상황이다. 가라앉은 다른 구성원들을 고무(鼓舞)하여 힘을 북돋워주는 것이다. 실권자인 육오(六五)가 유일한 능력자인 구사(九四)로 하여금 능력을 발휘하게 지원하면, 구사는 전체를 위하여 동기를 부여한다. 구사(九四)는 그 상(象)으로 보면, 그 아래·위의 음효로 이루어지는 진괘(震卦, ☳)의 진원(震源)이 되기 때문이다.


* [강 설(講說)] —————

『주역(周易)』은 하늘의 뜻을 우리 인간에게 전하는 지혜(智慧)롭고 신비(神秘)스러운 경전이다. 사람은, ‘하늘’로 표상되는 태극(太極)은 그 자체로는 인식할 수 없으니, 말로 표현할 수도 없다. 단지 음양(陰陽)의 형태로 인식할 수 있을 뿐이다. 음양은 모든 변화의 양상을 두 가지로 유형화하여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말이나 글로 표현할 수 없다. 만약 음을 좌, 양을 우라고 정의한다면, 그것은 음과 양의 지극한 작은 한 부분만 말한 것이다. 그리고 이 규정으로 인하여 동정(動靜), 명암(明暗), 남녀(男女) 등등의 나머지 내용들이 모두 은폐되어 버린다. 그래서 음양으로 파악된 태극의 내용은 ‘말’로 표현 불가능하다. 더욱이 글[서]은 시·공간적 제한성으로 인해 말의 모든 내용을 표현할 수가 없다.


따라서 성인은 태극의 내용을 추상화하여 음(陰, ��)·양(陽, —)이라 상징적 기호로 표현하고 그것을 결합하여 사상(四象)으로 세분화화여 표현하였다. 이 상징적 부호가 주역(周易)의 상(象)이다. 그래서 ‘성인이 상(象)으로써 생각을 나타냈다’고 했다.


그러나 이 상(象)만으로는 사람들은 그 뜻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래서 이 상을 더욱 세밀화하여 팔괘(八卦)를 만들고 그것을 다시 중첩하여 64괘를 만들어 하늘의 뜻과 인간의 삶의 양상을 코드화하였다. 괘(卦)를 통해 상(象)을 보는 올바른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러나 괘(卦)만을 보고 하늘의 뜻[易理]을 파악하기 어려우므로, 이에 성인은 다시 거기에다 말[卦辭나 爻辭]을 붙여 말로 가능한 것을 다하였다.


괘사나 효사를 통하여 모든 변화하는 상황과 통하는 상황을 표현하여 태극(太極)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것을 보고도 사람들은 태극의 진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실천하지 않으니, 태극을 실천하는 것이 자기에게 이롭다는 것을 유도하고 고무(鼓舞)시켰다. 그리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무궁한 역리를 실천하도록 고무하고 격려했기 때문에 신령스러움을 다했다고 했다.


[12]-3 乾坤은 其易之縕耶인저 乾坤 成列而易이 立乎其中矣니

          乾坤이 毁則无以見易이오 易을 不可見則乾坤이 或幾乎息矣리라



    건곤은 그 역리가 심오함이여! 건곤이 배열을 이루어 역리가 그 가운데에서 확립된다.

    건곤의 이치가 허물어지면 역리를 알 수 없다. 역리를 알 수 없으면

    건곤의 이치도 거의 멈추어 버린다[발휘되지 못한다].


· ‘其易之縕耶’에서 ‘’(온)은 ‘온(蘊)’과 통용, ‘쌓다[蘊蓄], 간직하다’는 뜻도 있고 ‘심오(深奧)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 ‘乾坤 成列而易’은 주역 64괘의 건괘·곤괘가 근간이 되어 배열된 체계라는 것을 말한 것이다. 건괘나 곤괘 이하의 62괘는 건·곤괘의 효가 변하여 만들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 ‘立乎其中矣’에서 ‘’는 ‘건괘와 곤괘’이니 ‘其中’ ‘건괘와 곤괘 가운데’라는 뜻이다.


* [강 설(講說)] —————

역(易)은 천지, 자연, 만물의 변화의 양상과 그 대처 방안을 예순 네 가지로 유형화하여 설명한 것이다. 그리고 이 64괘의 변화 유형 기중이 되는 것이 바로 건괘(乾卦)와 곤괘(坤卦)이다. 건(乾)의 하늘의 운행 원리이고 곤(坤)은 땅의 이치를, 그리고 나머지 62괘는 만물의 삶의 원리를 형상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만물은 모두 하늘과 땅의 움직임을 바탕으로 하여 존재한다. 그래서 ‘건괘와 곤괘에 역리(易理)가 온축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므로 천지와 만물의 역리는 건괘와 곤괘의 변화에 모두 포괄된다. 그러므로 이 때문에 ‘건괘(乾卦)와 곤괘(坤卦)가 없으면 역리(易理)를 알 수 없다’고 한 것이다.


[12]-4 是故로 形而上者를 謂之道요 形而下者를 謂之器요 化而裁之를 謂之變이요

           推而行之를 謂之通이요 擧而措之天下之民을 謂之事業이라


    이런 까닭에 형체(形體)로 나타나기 이전의 상태를 도(道)라 하고,

    형체로 나타난 이후의 상태를 기(器)라한다.

    기(器)를 도(道)의 입장으로 승화시켜 마름질하는 것을 변(變)이라 하고,

    미루어 가서 참모습을 행하는 것을 통(通)이라 하며,

    들어서 세상 사람들에게 사용하도록 놓아두는 것을 사업(事業)이라 한다.


· ‘形而上者’에서 ‘形’은 ‘형체,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 ‘上’은 원래 공간적·시간적 개념이지만 여기서는 ‘인식의 범주로 들어오기 이전의 상태’이니 ‘形而上者’는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形而下者’는 ‘눈으로 볼 수 있는 것’을 말한다.

· ‘化而裁之’의 ‘化’는 ‘질적인 변화’, 여기서는 ‘도(道)의 상태로 승화되는 것’. ‘’는 ‘마름질하다, 재단(裁斷)하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결단하다’의 뜻이다.

· ‘謂之變’에서 ‘變’은 ‘양적인 변화’, 여기서는 앞에 화를 통해 변한 것이므로 ‘질적·양적 변화’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기(器)는 고정되어 있는 것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사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는 도(道)를 표현한 것이므로 ‘변화하고 있는 상태임’을 읽어야 한다.

· ‘推而行之 謂之通’에서 ‘推’는 ‘미루어 가는 것’. ‘기(器)의 내용을 미루어가서 기(器)의 참뜻에 이르면 모든 것이 도(道)와 하나가 된다.’ ‘通’은 ‘하나로 통하는 것’, ‘회통(會通)’이다.

· ‘擧而措之’에서 ‘之’는 ‘道로서의 器’를 뜻한다. 그리고 ‘之’ 다음에 ‘於’가 생략되었다.

· ‘措’는 ‘놓다, 조치하다’의 뜻이지만, 역학자 고형(高亨)은 ‘베풀다(措 施也)’로 주석했다. 그러므로  ‘擧而措之天下之民’은 ‘(성인은) 도를 들어서 천하의 모든 백성들에게 베푼다’는 뜻이다.

· 그러므로 ‘事業’은 이익을 추구하는 비즈니스가 아니라 ‘사람들의 잘못된 삶을 바로잡고 교화하여 모든 사람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을 이르는 말이다.


* [강 설(講說)] —————

역리(易理)가 구체적으로 표현되기 이전의 상태[形而上者]는 태극(太極)인데 여기서는 도(道)라고 했다. 도(道)는 인식의 범주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에, 음양(陰陽)의 형태로 바꾸어 인식할 수밖에 없다. 또 음양의 형태를 상세하게 인식하기 위해 세분한 것이 사상(四象), 팔괘(八卦), 그리고 64괘이다. 인식의 범주로 들어오기 이전의 상태인 태극(太極)이 도(道)이고, 음양, 사상, 팔괘, 64괘 등 인식의 대상으로 구체화한 것이 기(器)이다.


그러나 도(道)와 기(器)는 분리된 별개의 것이 아니다. 다만 인식의 범주에 들어오지 않은 상태를 표현할 때 도(道)라 하고 그 범주에 들어 와 있는 상태를 기(器)라고 할 따름이다. 그러므로 기(器)는 도(道)를 인식할 수 있는 하나의 방편이 된다. 그러나 도(道)와 기(器) 사이에 어떤 선후나 우열의 관계가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이 논의는 어떤 물체를 인식할 때에도 적용된다. 예컨대,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새’를 보았을 때, 사냥꾼은 그것을 보고 사냥감으로, 사진작가는 작품의 피사체로, 예술가는 예술품으로 인식할 것이고, 벌레들은 자기를 잡아먹는 공포의 대상으로 인식할 것이다. 그러므로 아무도 ‘새’ 그 자체의 본래면목은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생각건대 아무런 인식범주를 갖고 있지 않은 아기의 눈에 비쳤을 경우에만 그 새 자체가 인식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때는 ‘새’로서 인식되지 않을 것이다. 이 경우 인식의 범주에 들어오지 않은 ‘새’ 자체는 도(道)이고 인식의 범주에 들어온 ‘새’라는 개념은 기(器)에 해당한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잠시도 머물러 있는 것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며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모든 존재 그 자체를 인식할 수 없다. 단지 인식하는 것은 대상을 고정시켜 인식의 범주에 끌어들인 다음 인식할 뿐이다. 움직이는 물체를 정지시킨 상태로 담는다. 시간(時間)의 흐름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이다. 지구가 태양을 한 번 도는 것을 대략 일 년으로 규정하고 이를 넷으로 구분하여 고정시킨 뒤, 봄, 여름, 가을, 겨울 등으로 인식한다. 그러나 엄밀히 보면, 봄의 끝 부분과 여름의 첫 부분은 분리할 수 없다. 사계절을 가능한 한 정확하게 보려면 먼저 계절에 대한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역리(易理)를 파악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음(陰)과 양(陽)을 구분하여 별개의 것으로 인식한다면 도(道)를 아는 것이 아니다. 음(陰)과 양(陽)은 고정되어 있지 있지도, 그 경계가 있지도 않다. 음은 양으로, 양은 음으로 변해가는 과정(過程)에 있다. 그러니 음(陰)에서 양(陽)을 보고 양(陽)에서 음(陰)을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도(道)의 입장으로 끌어올려 음(陰)·양(陽)을 파악하고 실천해야만 음(陰)과 양(陽)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이는 팔괘(八卦)나 64괘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든 괘를 고정된 것으로서가 아니라 변화(變化)하고 있는 과정(過程)으로 보아야 한다. 도(道)를 음(陰)으로 인식해 음(陰)으로 대처하면, 그 순간 이미 양(陽)의 방향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에 도(道) 그 자체를 인식할 수도 실천할 수도 없다.


음양, 사상, 팔괘, 64괘 등은 도(道)를 인식하기 위하여, 그것을 ‘인식의 범주’ 안에 끌어들여 구분한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음양, 사상, 팔괘, 64괘는 모두 도(道)를 표현한 것이다. 따라서 64괘를 볼 떼에도 64괘 자체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각각의 괘를 통해서 도(道)를 읽어야 한고 태극(太極)을 읽어야 한다. 그러면 모든 괘(卦)가 하나로 통한다. ‘추(推)’는 ‘’미루어 생각하고 미루어 적용해 나간다‘는 말이다. 각 괘의 이치를 추극(推極)하여 도(道)의 입장이 되면 모두가 ’하나‘로 통하는 것이다. 성인(聖人)의 사업(事業)은 이러한 역리를 모든 사람들에게 제시하여 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12]-5 是故로 夫象은 聖人이 有以見天下之賾하여 而擬諸其形容하며

          象其物宜라 是故謂之象이요 聖人이 有以見天下之動하여 而觀其會通하여

          以行其典禮하며 繫辭焉하여 以斷其吉凶이라 是故謂之爻니라.



      성인이 역리로써 세상의 만사만물 가운데에 깊이 감추어져 심오한 이치를 알고,



      그 형용되는 모습에서 역리를 잘 견주어 설명하며,

      그 사물이 역리에 마땅하게 되어 있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표현한다.

      그런 까닭에 그것을 상이라 한다. 성인은 역리로써 천하의 모든 움직임을 알고,

      그것이 모두 하나로 모여 통하는 것을 살펴, 그 보편적인 전거(典據)를 실행하며,

      말을 붙여 그 길하고 흉함을 단정한다. 그런 까닭에 효라고 했다.


* [강 설(講說)] —————

<제8장>의 문장이 중복되어 나왔다.


[12]-6 極天下之賾者는 存乎卦하고 鼓天下之動者는 存乎辭하고

          化而裁之는 存乎變하고 推而行之는 存乎通하고 神而明之는 存乎其人하고

          黙而成之하며 不言而信은 存乎德行하니라 右는 第十二章이라


     천하의 모든 심오한 이치를 다 밝히는 것은 괘에 있고,

     천하의 모든 움직임을 고무시키는 것은 사에 있고,

     도의 차원으로 승화되어 마름질하는 것은 변에 있고,

     미루어 도를 행하는 것은 통에 있고, 신묘하게 밝히는 것은 그것을 실행하는 사람에게 있다.

     묵묵하게 이루며, 말하지 않는 것은 미더운 것은 덕행에 있다.


· ‘極天下之賾者’에서 ‘’은 ‘극진히 하다, 마스터하다’. ‘’(색)은 ‘심오한 이치’

· ‘鼓天下之動者’에서 ‘’는 ‘고무하다, 진작하다’


* [강 설(講說)] ——————

주역에서는, 인식할 수 없는 세계의 모든 원리(原理)를 인식의 범주에 끌어들여, 상징적인 상(象)으로 표현한 것이 괘(卦)이다. 괘가 있어도, 그 괘의 진리를 사람들이 따르지 않으니, 괘에 설명문[卦辭나 爻辭]을 붙인 뒤에, 그 괘의 진리를 따르면 길(吉)하고 따르지 않으면 흉(凶)하다고 단정함으로써 사람들이 괘의 진리에 따라 살기를 고무(鼓舞)시켰다. 그런데 아무리 성인이 진리를 설파한다 해도 그 진리를 실행하는 것은 결국 사람에게 달려 있다.


역리(易理)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시 말해, 말로 역리(易理)를 알 수는 없다. 묵묵히 언어를 세계를 초월(超越)해야만 언어로는 표현이 불가능한 진리를 이를 수 있다. 진리를 이루어 실천하는 것이 바로 덕행(德行)이다. 덕행이 있으면, 말로 표현하지 않는다 해도 모두가 그를 믿는다. 마치 봄에 하늘이 ‘다음에는 여름이 올 것이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모두 여름이 올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것과 같다. …♣


출처 : 동양철학 나눔터 - 동인문화원 강의실
글쓴이 : 백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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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문화원

조로아스터 2018. 7. 9. 20:51

[손기원 박사 周·人·工 四書三經] *<제108강> (2018.06.04.)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주역(周易) 계사전(繫辭傳) (제4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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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역(周易) 공부 ☞ 계사전·상 [제11장] <별첨>

 

周易 繫辭傳·上 (제11장) - [별첨] 河圖와 洛書



[1]「하도(河圖)」와 복희역(伏羲易) ;「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


「하도(河圖)」는 중국 고대 전설의 제왕인 복희씨(伏羲氏)가 황하에서 용마(龍馬)의 등에 나타난 상(象)을 보고 그린 것이다. 복희씨는 이를 바탕으로『주역(周易)』팔괘(八卦)를 지었다고 전해진다. 유교의 주요 경전인 『주역(周易)』과는 별개로 북송시대의 역학자 소옹(邵雍, 邵康節)은「하도(河圖)」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진「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를 제시하였다.「복희팔괘도」는「복희팔괘방위도」「복희팔괘차서도」「복희64괘방위도」「복희64괘차서도」의 네 가지 괘도(卦圖)로 구성되어 있다.


       복희팔괘차서도              복희팔괘방위도             복희64괘차서도                       복희64괘방위도


「복희팔괘방위도」의 문헌적 근거는 주역 <설괘전(說卦傳)>이다. “하늘과 땅이 올바른 위치에 자리 잡고 산과 못이 서로 기(氣)를 통하고 우레와 바람이 서로 접근하고 물과 불이 서로 싫어하지 않는다.”「복희팔괘도」에서는 수(數)에 괘(卦)와 방위(方位)를 결부시켜, 보다 깊고 포괄적인 우주 생성의 체계를 설명하였다. 소옹(邵雍)에 따르면, 일(一)은 건괘(乾卦)와 남방(南方), 이(二)는 태괘(兌卦)와 동남방(東南方), 삼(三)은 이괘(離卦)와 동방(東方), 사(四)는 진괘(震卦)와 동북방(東北方), 오(五)는 손괘(巽卦)와 서남방(西南方), 육(六)은 감괘(坎卦)와 서방(西方), 칠(七)은 간괘(艮卦)와 서북방(西北方), 팔(八)은 곤괘(坤卦)와 북방(北方)을 각각 의미한다. 수(數)와 방위(方位)의 관계를 통해 우주 만물이 생겨나고 변화한 방식과 순서를 설명했다.



「복희팔괘차서도」는 <계사전·상> 제11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역(易)에는 태극(太極)이 있으니, 이것이 양의(兩儀)를 낳고, 양의는 사상(四象)을 낳고, 사상은 팔괘(八卦)를 낳고, 팔괘는 길(吉)함과 흉(凶)함을 정하며, 길흉은 대업(大業)‘을 이루게 한다.(易有太極 是生兩儀 兩儀生四象 四象生八卦 八卦定吉凶 吉凶生大業)” 양의(兩儀)는 음양(陰陽)을 말한다.


* <복희역(伏羲易>이란「하도(河圖)」와 이를 바탕으로 후대에 등장한「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의 역학 체계를 의미한다.「하도(河圖)」의 내용을 보면, ‘하얀 동그라미’는 홀수[奇數]로서 양(陽)을 표상하고, ‘검은 동그라미’는 짝수[偶數]로서 음(陰)을 표상한다. 그리고 방위, 계절, 오행 등이 포함되어 있다. 다시 말하면,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를 통해 우주의 원리로 도식화한 것이다. ‘5와 10’의 사각형을 중심(中心)으로 ‘1과 2’, ‘3과 4’가 안쪽에서 서로 마주 보고, 1·6, 2·7, 3·8, 4·9, 5·10이 각각 짝을 이룬다. 이렇게「하도(河圖)」는 음양(陰陽)의 조화를 맞춘 수를 배열하여 창조(創造)의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계사전> 제9장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하늘은 1이고 땅은 2이다. 하늘은 3이고 땅은 4이다. 하늘은 5이고 땅은 6이다. 하늘은 7이고 땅은 8이다. 하늘은 9이고 땅은 10이다. 하늘 수는 다섯이고 땅 수도 다섯이다. 다섯 자리를 서로 얻었으며 각각 합함이 있으니, 하늘 수의 합은는 25이고, 땅 수의 합은 30이다. 하늘 수와 땅 수가 55이다. 이것이 변화를 이루고 귀신의 작용을 행하는 연유이다.(天一 地二 天三 地四 天五 地六 天七 地八 天九 地十이니 天數는 五이고 地數는 五이니 五位相得하며 而各有合하니 天數는 二十有五이고 地數는 三十이라. 凡天地之는 五十有五이니 此 所以成變化하며 而行鬼神也라)


「하도」에서 바깥의 양수(陽數)인 9에서 시작하여 7, 3, 1, 중심점의 순서로 선을 긋고, 다시 음수(陰數)인 8에서 시작하여 6, 4, 2, 중심점의 순서로 선을 그어서 그 끝에 화살표를 그어보면 기운이 회전하면서 안으로 통일되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중요한 점은 각 방위별로 음수와 양수가 짝을 이루고 있으면서, 5를 중심(中心)으로, 1은 북방(北方)의 수(數)이고, 2는 남방(南方), 3은 동방(東方), 4는 서방(西方)에 배치하였다. 이를 생수(生數)라고 하는데, 이는 만물을 태생시키는 수(數)이다. 5는 음과 양의 두 가지 성질을 보유하고 있다. 치우치지 않는다. 즉 동방의 3과 남방의 2가 모이면 5가되고, 서방의 4와 북방의 1이 모이면 5가 되는 것이다. 이를 우리는 토(土)라고 중앙에 배치한다. 생수(生數) 1, 2, 3, 4, 5가 중앙의 5와 결합이 되어 성수(成數) 6, 7, 8, 9, 10를 만든다. 중앙 5, 10 토(土)의 ‘土’는 어원상 ‘十’과 ‘一’의 결합으로 무극(无極)과 태극(太極)을 상징한다.


「하도(河圖)」는 하늘의 이치를 표현하는 것으로 1과 6이 있는 아래를 북(北)으로 하여 3·8은 동(東), 2·7은 남, 4·9는 서(西)가 되어 원(圓)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오행의 발생순서에 따라 1·6의 수(水)→ 3·8의 목(木)→ 2·7의 화(火)→ 5·10의 토(土)→ 4·9는 금(金) 등 오행(五行)의 방향과 계절(季節)을 나타낸 것이다. 이의 근본 이치는 오행의 상생(相生)의 도(圖)를 나타낸 것이다.


그러나,「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는『주역』이 그리는 이상적인 자연계의 모습이 그려져 있어 현실계의 모습과는 다르다. 현실계는 언제나 조화와 부조화, 균형과 불균형이 공존하고 있기 때문에「복희팔괘도」현실을 다 반영할 수 없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여 출현한 것이「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이다. — 『주역강설』



* [2]「낙서(洛書)」와 문왕역(文王易)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


「낙서(洛書)」는 4,000여 년 전 9년 홍수로 인해 치수사업을 하던, 하(夏)나라를 창업한 우(禹)임금이 낙수(洛水)에서 신구(神龜)의 등에 나타난 상(象)을 보고 그린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우(禹)는「홍범구주 洪範九疇」라는 천하 통치의 대법(大法)을 만들었다고 전해진다. 이후 고대의 제왕들은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통치의 근간으로 여겨 보물처럼 모셨다. 지금 우리가 쓰는 ‘도서관(圖書館)’이라는 말은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모신 곳이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 신비한 이 그림 속에 천지만물이 생성 변화하는 원리가 담겨져 있다.


「낙서(洛書)」는 낙수에서 신비스런 거북[神龜]이 나왔는데 그 거북의 몸에 여러 점이 있었다. 머리에 9점, 하부에 1점, 좌측에 3점, 우측에 7점, 왼쪽 겨드랑에 4점, 오른쪽 겨드랑에 2점, 왼쪽 발에 8점, 오른쪽 발에 6점이 있었으므로 이것을 낙서 신비의 구궁도(九宮圖) 즉 ‘후천정위도(後天正位圖)’라 한다.「하도(河圖)」가 1에서부터 10까지의 이르는 자연수를 음양의 조화에 맞게 짝지어 배열한 것과는 달리,「낙서(洛書)」에서는 1과 9, 2와 8, 3과 7, 4와 6과 같이 홀수는 홀수끼리, 그리고 짝수는 짝수끼리 서로 마주 보고 있다. 같은 양과 같은 음이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밀어내는 부조화의 관계를 이룬다. 이렇게 낙서는 5를 중심으로 하여 음양의 조화가 맞지 않은 9개의 구궁수(九宮數)를 배치하였다.



낙서를 보면, 중앙과 동서남북의 정위치 사정위(四正位)에는 양수가 있고, 그 외 사상위(四相位)에는 음수가 있다. 즉 낙서의 경우는 음이 양을 보좌하면서 분열하고 있는 상을 담고 있는 것이다.


「낙서(洛書)」는 건(乾)에서 시작하여 역의 순위대로 좌선(左旋)하여 건(乾)-태(兌)-리(離)-진(震)인 동북으로 나아가 이곳에서 북으로 옮기지 않고 서남(西南)으로 건너뛰어 우선(右旋)하여 손(巽)-감(坎)-간(艮)-곤(坤)인 북(北)에서 끝이 난다. 우리가 살고 있는 모든 것은 낙서에 의하여 순환하고 있는 것으로 매년, 매월, 매일, 매시의 변화가 낙서도의 원리에 따르는 것이다. 그래서 후천 낙서는 길흉화복을 일으키게 된다. 이는 오행(五行)의 상극(相剋)의 도를 나타낸 것이다.


*「하도」는 음양의 조화와 상생(相生)을 나타내고,「낙서」는 음양의 부조화와 상극(相剋)을 상징하고 있다. 그러나「하도」를 운동의 측면이 아니라 구조의 측면에서 보면, 북(北)의 1·6 수(水)와 남(南)의 2·7 화(火), 동(東)의 3·8 목(木)과 서(西)의 4·9 금(金)은 상극(相剋)의 관계이다. 또「낙서」를 구조의 측면에서 보면 동남방의 4·9 금과 서북방의 1·6 수, 동북방의 3·8 목과 서남방의 2·7 화는 상생(相生)의 관계이다 따라서「하도」와「낙서」는 상생과 상극을 동시에 머금고 있다. 이렇게 세상의 모든 요소는 이중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후대를 거치며「낙서(洛書)」를 바탕으로「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의 원형이 성립되었다.「문왕팔괘도」는「낙서(洛書)」의 수리(數理)를 바탕으로 이루어졌는데, 북송의 역학자 소옹(邵雍)은 이를 완성된 형태로 제시하면서 ‘선천역(先天易)’인 ‘복희역’에 이어지는 ‘후천역(後天易)’의 지위를 부여하였다. <문왕역(文王易)>이란「낙서(洛書)」를 바탕으로「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로 완성되는 ‘후천역(後天易)’의 체계를 가리킨다. 결국 <문왕역(文王易>이란「낙서」와 이를 바탕으로 후대에 등장한「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의 역학 체계를 의미한다.「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는「문왕팔괘방위도(文王八卦方位圖)」,「문왕팔괘차서도(文王八卦次序圖)」등이 포함되어 있다.


「문왕팔괘방위도(文王八卦方位圖)」에서는 감괘(坎卦, 水)와 리괘(離卦, 火)를 제외한 모든 괘가 서로 부조화의 상태에 있다. 이 괘도의 문헌적 근거는 역시 주역 <설괘전(說卦傳)>이다. ‘상제는 진방(震方)에서 나와 손방(巽方)에서 만물을 질서 있게 기르고, 리방(離方)에서 서로 보고, 곤방(坤方)에서 일을 이루고, 태방(兌方)에서 기뻐하고, 건방(乾方)에서 싸우고, 감방(坎方)에서 수고하고, 간방(艮方)에서 이룬다’고 하였기 때문이다.



 복희팔괘도



문왕팔괘도


     1)「복희선천팔괘도(伏羲先天八卦圖)」

         일(一) - 건괘(乾卦) - 남방(南方)

         이(二) - 태괘(兌卦) - 동남방(東南方)

         삼(三) - 이괘(離卦) - 동방(東方)

         사(四) - 진괘(震卦) - 동북방(東北方)

         오(五) - 손괘(巽卦) - 서남방(西南方)

         육(六) - 감괘(坎卦) - 서방(西方)

         칠(七) - 간괘(艮卦) - 서북방(西北方)

         팔(八) - 곤괘(坤卦) - 북방(北方)

      2) 「문왕후천팔괘도(文王後天八卦圖)」

           일(一) - 감괘(坎卦) - 북방(北方)

           이(二) - 곤괘(坤卦) - 남서방(南西方)

           삼(三) - 진괘(震卦) - 동방(東方)

           사(四) - 손괘(巽卦) - 동남방(東南方)

           육(六) - 건괘(乾卦) - 서북방(西北方)

           칠(七) - 태괘(兌卦) - 서방(西方)

           팔(八) - 간괘(艮卦) - 동북방(東北方)

           구(九) - 이괘(離卦) - 남방(南方)



 



「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는 완성된 형태로 제시된 <복희역>에 비해 모순과 결격을 띠는 것이므로, 후대 학자들은 이를 후천 세계의 질서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최초의 질서로부터 만물이 변화되어 나오는 과정이 음양(陰陽)의 부조화(不調和)를 통해 설명되고 있다는 것이다.「문왕팔괘도(文王八卦圖)」에서도 역시「복희팔괘도」와 마찬가지로 수(數)에 괘(卦)와 방위(方位)를 결부시켜, 우주 생성 및 변화 원리를 설명하였다. 하지만 그 배열의 구조가 서로 다르다.


「하도」에서 바깥의 양수(陽數)인 9에서 시작하여 7, 3, 1, 중심점의 순서로 선을 긋고, 다시 음수(陰數)인 8에서 시작하여 6, 4, 2, 중심점의 순서로 선을 그어서 그 끝에 화살표를 그어보면 기운이 회전하면서 안으로 통일되는 모습임을 알 수 있다. 이렇게「하도(河圖)」가 1에서부터 10까지의 이르는 자연수를 음양의 조화에 맞게 짝지어 배열한 것과는 달리,「낙서(洛書)」에서는 1과 9, 2와 8, 3과 7, 4와 6과 같이 홀수는 홀수끼리, 그리고 짝수는 짝수끼리 서로 마주 보고 있다. 같은 양과 같은 음이 마주 보고 있기 때문에 서로 밀어내는 부조화의 관계를 이룬다. 분열(分裂)의 관계이다


「복희팔괘도」가 자연계의 공간적 구조를 설명한 것이라면「문왕팔괘도」는 자연의 시간적 변화 과정을 설명하였다고 할 수 있다. 또「복희팔괘도」는 현실화되기 이전의 이상세계를 그린 것이라는 의미에서 ‘선천도(先天圖)’라고 하고「문왕팔괘도」는 현실세계를 그린 것이라는 의미에서 ‘후천도(後天圖)’라 한다. 이 선·후천 팔괘도는 원래『주역』에 실려 있는 것이 아니고, 북송 때의 학자 소강절[邵雍]이 처음으로 붙인 것이다. 그 후 남송의 학자 주자가『역학계몽』에서 자세히 설명하여 이론적인 근거를 부여한 뒤에『주역본의』앞 앞부분에 실었는데, 명나라 때 주자의『주역본의』가 정이천의『역전』과 합본되어『주역전의대전』으로 편성된 뒤 교과서로 쓰임에 따라 이 팔괘도가 역학 사상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었다. 이 선·후천팔괘도와 마찬가지로『주역』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과제로 부각된 것이「하도」와「낙서」이다. —『주역강설』


「하도」와「낙서」를 음양으로 구분한다면 하도는 양(陽), 낙서는 음(陰)으로 볼 수 있다. 「하도」는 양이므로 상생(相生)의 도를 말하고,「낙서」는 음으로 상극(相剋)의 도를 말한다. 우리가 자연계에서 우주가 보이는 것은 태양은 동쪽에 떠서 서쪽으로 지고, 달도 역시 동쪽에서 떠서 서쪽으로 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지구의 자전은 서에서 동으로 움직이고, 달의 공전도 서에서 동으로 움직인다. 30일간의 같은 시간대에 달의 움직임을 살펴본다면 서쪽에서 동쪽으로 조금씩 이동해 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음양의 방향을 나타낸 것으로서 양은 시계방향으로 순행하고 음은 반시계방향으로 역행 이동하는 방향과 성질을 뜻한다. 음양과 남녀에 따라서 대운의 방향이 달라지는 것은 이런 이치에 입각한 것이라고 하겠다.


중국의 뤄양(洛陽)의 <왕성(王城) 공원>에는 ‘하도/낙서의 기념물’이 있다. 이렇게 함으로써 전설은 더욱 설득력을 갖고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느껴지게 되는 효과가 있다.




* [선천역, 후천역] — <복희역>과 <문왕역> 그리고 우리나라의 <정역>


북송의 역학자 소옹(邵雍)은 기존 통용되던 《주역》의 역학체계와는 별도로 《하도 河圖》와 ‘복희팔괘도(伏羲八卦圖)’를 바탕으로 하는 역학체계를 제시하고, 이를 <복희역(伏羲易)> 또는 ‘선천역’이라 명명하였다. 여기에서 ‘선천(先天)’이란 인간의 작위가 개입되지 않은 본래부터 존재하던 자연의 이치를 의미한다. 소옹은 <복희역>이 우주 생성을 나타내는 자연의 원리를 나타내고 있으며, 인간의 작위에 의해 생겨난 것이 아니라 성인인 복희가 자연의 원리를 그대로 옮겨놓아 생겨났다고 여겼으므로 이를 ‘선천역’이라 지칭하였다. 이에 반해, 통용되는 주역의 역학체계 즉, <문왕역(文王易)>에 대해서는 ‘선천역’과 대비하여 ‘후천역’이라 지칭하였다. <복희역>이 태초의 우주 생성의 계획을 의미한다면, 이와 같은 설계도로부터 자연스럽게 변화가 이루어진 세계 질서를 의미하는 것이 바로 <문왕역>이라는 것이다.



선천역(先天易)의 구체적인 의미는 ‘선천(先天)’ 개념과 함께 이해될 때 더욱 분명히 드러나게 된다. 소옹에 따르면 선천과 후천을 구분하는 방식은 세 가지로 구분된다.


1) 시간적 구분

소옹은 ‘요임금의 앞은 선천이고 요임금의 뒤는 후천’이라 하여 선·후천을 구분하였다. 복희씨의 시대는 요임금 이전 시기이므로 선천이 되며, 복희역은 선천역이 된다. 이에 반해 요임금 이후 시기인 주나라 문왕의 시대는 후천이므로 문왕역은 후천역에 해당된다. 유가 전통에서 요임금은 이상적인 군주를 의미하여, 요임금이 통치하던 시기는 곧 이상세계에 해당한다. 따라서 선천은 후천이 본받아야 할 이상적 질서의 세계를 의미하여 선천역 역시 이러한 질서를 표현한 역학체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2) 본말(本末) 구분

소옹에 따르면 ‘선천도의 도식은 중(中)으로부터 일어나고, 세상의 모든 변화와 일은 마음(心)에서 생겨나는 것’이다. 여기에서 중(中)과 마음(心)은 근원적 원리 또는 그러한 원리를 담고 있는 공간에 대한 비유로서, 만물 변화의 법칙인 도(道)나 태극(太極)에 해당한다. 따라서 선천 개념은 자연의 근본적인 원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선천역 또한 자연의 근본 원리 또는 이치를 표현한 체계라고 볼 수 있다.


3) 인위(人爲)·자연(自然)의 구분

소옹(邵雍)은 ‘선천을 묻는다면 한마디로 무(無)이며, 후천에서야 비로소 공부를 필요로 한다’라고 하여, 인간의 인위적 노력이 개입될 수 있는가에 따라 선·후천을 구분하였다. 그의 구분에 따르면 선천의 질서는 인간이 어떠한 노력을 통해서도 개입할 수 없는 것이고, 후천의 질서에 이르러야만 비로소 인간이 그 질서를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선천역이란 성인인 복희가 어떠한 작위도 가하지 않은 채 자연의 근원적 질서를 그대로 옮겨놓은 역학체계를 의미한다.


* [우리나라의 새로운 역학] — 학산 이정호, 김일부의『정역(正易)』을 ‘후천역’으로 규정


역학자 이정호(李正浩)는 일부(一夫) 김항(金恒, 1826~1898)이 지은『정역(正易)』을 포함하여 ‘선·후천역’을 새롭게 규정하였다.『정역(正易)』은, 김항이 54세(1879년)에 완성한『정역팔괘도(正易八卦圖)』를 말한다. 이정호는 그의『정역연구(正易硏究)』에서 <복희역>을 ‘선천역(先天易)’으로, <문왕역>을 ‘후천역(後天易)’으로 보았던 기존의 논의에 더하여, <정역(正易)>을 ‘제3역’으로 칭하면서, <정역(正易)>이 ‘후천역(後天易)’이 되며 그에 앞선 <복희역 / 문왕역>이 ‘선천역(先天易)’이 된다고 보았다.



이러한 구분은 우리 민족의 고유한 역학체계인 <정역(正易)>을 종교적 차원에서 해석한 것으로서, 유·불·선을 아우른 <정역(正易)>을 이 ‘후천 개벽’의 질서를 표현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이러한 사상은 후대, 천도교(天道敎)나 증산교(甑山敎) 등 민족종교에 널리 받아들여져 이론적 토대가 되기도 하였다. …♣


출처 : 동양철학 나눔터 - 동인문화원 강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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