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생명

조로아스터 2018. 12. 7. 12:44

英 옥스퍼드 물리학자, 현대물리학 최대 난제에 새 이론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인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음의 질량(negative mass)을 갖는 유체(流體·fluid)로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돼 관심을 받고있다.

우주에 셀 수 없이 많은 별은 전체 우주의 5%밖에 안 된다. 나머지 95%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주변 물질에 미치는 중력 효과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그 존재가 추론될 뿐이다. 현재 가장 널리 인정되는 표준우주모형인 람다(∧)CDM마저도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옥스퍼드대학 e-연구센터의 천문학자 제이미 판즈 박사가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하나의 현상으로 묶어 주변의 모든 물질을 밀어내는 마이너스 중력을 갖는 유체로 설명하는 암흑유체설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암흑물질은 주변 물질에 중력 작용을 하고, 암흑에너지는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척력(斥力)으로 별개 현상으로 다뤄져 왔다.

판즈 박사는 그러나 둘을 사실상 같은 것으로 보고, 중력이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것과는 반대로 주변의 모든 것을 밀어내는 음의 질량 영역에 있는 것으로 시사했다.

음의 질량은 주변의 모든 것을 밀어내는 가설적 물질 형태로 양의 질량을 가진 일반적인 물질과 달리, 힘을 가해 밀면 오히려 힘을 가하는 쪽으로 되돌아오는 특성을 갖는다.

이런 음의 질량은 천문학에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일반 물질과 마찬가지로 우주가 팽창하면서 음의 질량을 가진 입자의 밀도가 낮아져 밀어내는 힘도 떨어질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제 관측에서는 암흑에너지가 엷어지지 않고 오히려 우주팽창을 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모순이 드러나 폐기됐다.



판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음의 질량이 지속해서 질량을 보충하며 창출해 가는 것으로 수정해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음의 질량을 가진 유체는 우주 팽창과정에서도 희석되지 않았으며, 암흑에너지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흑물질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한 3D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암흑물질은 은하가 빠른 속도로 회전해 이 힘에 의해 찢겨나가는 것이 정상인데 그렇지 않고 은하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도입된 것이다.

판즈 박사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양의 질량을 가진 은하가 중력 작용으로 모든 방향에서 음의 질량을 끌어들이고, 은하에 근접하게 된 음의 질량을 가진 유체는 더 강력한 척력으로 은하가 고속 회전하면서도 찢기지 않고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즈 박사는 암흑유체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수학에 기초한 것으로,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고 다른 학자들의 검증을 반기고 있다.

그는 옥스퍼드대학도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인 SKA(Square Kilometre Array)가 오는 2022년부터 가동되면 이를 통해 암흑유체설 이론을 검증할 계획이다.


판즈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직 이론적으로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풀어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이미 30년 전에 나온 람다CDM의 새로운 확대 버전인 이 가설이 다른 관측 증거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사실로 확인되면 이는 빠져있던 95%의 우주에 대한 심미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음(-)의 신호를 포함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판즈 박사는 글로벌 대안언론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실린 기고문에서 "음의 질량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언뜻 생각했을 때처럼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양의 질량에 독점된 곳에서 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독특하고 친숙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음의 질량이 물리적으로 존재가 가능한지를 떠나 이론적으로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물속의 공기 방울도 음의 질량이 표현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최근에는 한 실험실 연구에서 음의 질량을 가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작용을 하는 입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우주와 생명

조로아스터 2018. 7. 30. 11:04

한겨레 미래&과학]
나사, 내달 탐사선 '파커' 발사
두께 11.5cm 내열판 방패 삼아
6년 후 태양 600만km 앞 근접
7년간 24바퀴 돌며 자료 수집
제안 60년만에 직접 관찰 나서

표면의 300배인 코로나 온도
아리송한 태양풍 가속의 힘 등
해묵은 수수께끼 풀릴지 주목

[한겨레]

태양에 접근하는 파커 태양탐사선의 과학 상상도. 미국 항공우주국(NASA) 제공

지금까지 태양에 가장 가까이 접근한 우주선의 기록은 1976년 옛 서독의 우주과학센터(DFVLR)와 미 항공우주국이 발사한 헬리오스B 탐사선이 보유하고 있다. 약 4300만㎞까지 접근했다. 이 기록을 약 7분의 1로 단축할 새 우주선이 다음달 11일 발사된다. 나사의 ‘파커 태양탐사선’이다.

태양의 대기 안에서 살아간다면 어떤 기분일까? 요즘 폭염 따위는 비교도 안될 화염에 곧 타버릴 텐데 말도 안되는 어리석은 질문일까. 꼭 그렇진 않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별과 함께 살아가기’(LWS·Living with a Star) 프로그램 담당 과학자 리카 구하타쿠르타(Lika Guhathakurta)는 “사실 우리는 모두 이미 태양의 대기 안에서 살고 있다”고 말한다.

우리는 보통 하늘에 떠 있는 동그란 빛의 덩어리가 태양의 끝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태양의 대기는 동그라미 밖에서부터 시작이다. 태양이 방출하는 플라스마(핵과 전자가 분리되는 초고온의 물질 상태 또는 그 물질)의 영향을 받는 공간인 ‘태양권’은 지구는 물론이고 멀리 명왕성 너머까지 뻗어있다. 이런 플라스마 입자의 빠른 흐름을 태양풍이라고 부른다. 극지의 하늘에서 볼 수 있는 오로라는 태양풍이 지구의 자기권에 부딪히면서 생기는 현상이다.

태양의 대기 안에서 살면서도 우리가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이유는 지구 대기와 자기장이 태양풍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문인지 태양에 대한 우리의 지식도 제한적이다. 다음달 11일이면 태양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길이 3m의 작은 자동차 만한 탐사선이 지구를 출발한다. 바로 미 항공우주국의 ‘파커 태양탐사선’이다.

파커 탐사선의 이름은 미 시카고대 천체물리학자 유진 파커(81)에서 따왔다. 그는 1950년대 태양을 비롯한 별들이 어떻게 에너지를 방출하는지에 대한 선구적인 이론을 내놓았다. 태양에서 방출되는 고에너지 입자의 흐름에 ‘태양풍’이라는 이름을 처음 붙여준 이도 그였다. 이런 태양풍은 태양의 바깥 대기, ‘코로나’에서 불어나가는데, 코로나에 대한 이론적 토대 역시 그가 쌓았다. 항공우주국은 2017년 이런 업적을 기려 원래 ‘솔라프로브’(태양탐사선)라고만 불렀던 이번 탐사선에 파커라는 이름을 붙였다. 미 항공우주국이 살아 있는 이의 이름을 우주선에 붙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왕관이라는 뜻의 라틴어에서 온 코로나는 일식 때 태양이 달에 가려지면 검은 동그라미 주변의 흐릿한 후광으로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중심 온도 1500만℃의 가스 항성인 태양의 표면 온도는 약 6000℃다. 그런데 바깥 대기인 코로나에선 갑자기 온도가 110만℃까지 치솟는다. 핵으로부터 더 먼 대기가 표면보다 300배나 뜨거운 이 비상식적인 현상은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속 시원하게 풀지 못하고 있는 수수께끼다. 동시에 코로나가 어떻게 태양풍 입자를 가속해서 사방으로 날려 보내는지에 대한 메커니즘도 아직 규명되지 못했다. 이것이 파커 태양탐사선의 최우선 임무다. 미 항공우주국 고다드 우주항공센터 태양물리과학부의 알렉스 영 부팀장은 “우리는 수십 년 동안 태양을 연구해 왔지만, 이제서야 직접 행동(관찰)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태양에 탐사선을 보내자는 제안은 1958년 미국과학협회에서 처음 나왔다. 60년 전 제안이 이제야 현실화된 이유는 이를 뒷받침할 기술이 근래에야 충분히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파커 탐사선은 인류가 만든 탐사선 최초로 태양 코로나에 직접 뛰어들어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다. 가장 가깝게는 약 600만㎞까지 근접한다. 태양에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조차 가장 가까울 때 거리가 4600만㎞가량이다. 당연히 어마어마한 태양의 열을 견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더군다나 파커 탐사선은 태양 주변을 24바퀴나 돌면서 매번 근접해 자료를 모을 계획이다. 인간의 기술은 이런 환경에서도 탐사선이 녹지 않을 수준을 이룬 것이다.

첫번째 기술은 고도의 기술이 집약된 내열 방패다. 2.4m 지름에 11.5㎝ 두께의 이 내열판은 두 개의 탄소판 사이에 탄소화합물을 채운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태양을 바라보는 쪽에는 하얀 세라믹 페인트를 칠해서 내열성을 높였다. 모든 탐사장비는 이 내열판 반대쪽 그늘에 있기 때문에 극한의 환경에서도 늘 30℃의 쾌적한 온도를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더불어 외부로 노출되는 선들은 초합금 제조에 쓰이는 나이오븀으로 만들고 사파이어 결정으로 처리해서 녹지 않도록 했다. 둘째, 냉각시스템이다. 첨단 우주탐사선 치고 파커 탐사선의 냉각시스템은 놀라울 정도로 단순하다. 발사와 항해 동안 냉매를 보온할 장치와 냉각 효율을 높이는 알루미늄 핀, 냉매를 순환하는 펌프 정도가 전부다. 냉매는 이온을 제거한 물을 쓴다. 이를 이용해 꾸준히 탐사선의 온도를 식혀준다. 여기에 정교한 자동화 시스템이 탐사선의 목숨을 책임진다. 파커와 지구가 교신하는 데에는 한 방향으로 8분이 걸린다. 자칫 균형을 잃었을 때 지구에서 이를 바로 잡으려면 때는 이미 한참 늦는 것이다. 파커 탐사선은 주변의 센서를 통해 항상 내열방패가 태양을 향하도록 스스로 위치를 잡는 자율 운항 기능을 갖췄다.

덧붙여 파커가 처할 환경이 실은 아주 가혹하진 않다는 게 비밀 아닌 비밀이다. 코로나 온도가 비록 110만℃에 달한다지만 탐사선이 운항하는 우주 공간을 지나가는 코로나의 플라스마 입자는 아주 적은 수에 불과하다. 우리가 수백 도의 후라이팬을 잠깐 만져본다 해서 손에 화상을 입지 않듯이 초고온이라도 적은 수의 입자와 부딪힐 경우 탐사선이 실제 견뎌야 하는 온도는 그닥 높지 않다. 미 항공우주국은 내열방패가 견뎌야 할 최고 온도가 그래도 1400℃에 ‘불과’하리라고 예상한다.

8월11일 미국 플로리다주의 케이프 커내버럴 공군기지에서 출발하는 파커 탐사선은 9월30일 수성을 근접비행(flyby)한다. 여기서 수성의 중력을 이용해 가속을 받아 11월3일에는 첫번째 근일점(태양 주변을 도는 물체가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지점)에 도달할 예정이다. 전체 임무에서 가장 가깝게 접근하는 때는 6년 뒤인 2024년 12월21일이다. 7년 임무 뒤에는 태양의 품에 안겨 산화하게 된다.

지구에서 문명을 꽃피운 인류는 달을 발로 밟고 우주정거장과 수많은 인공위성을 띄우며 지구 밖으로 그 영역을 확장해왔다. 앞으로는 그 범위를 더욱 넓혀 화성까지 넘보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면 지구 대기의 품에서 놀던 시기를 넘어 플라스마 바람이 몰아치는 태양의 대기로 나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언젠가 지구 날씨 못지않게 태양의 날씨 예보를 살펴봐야 할 때가 올지도 모른다. 파커 탐사선은 훗날 이 시대를 연 척후로 기록될지 모른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우주와 생명

조로아스터 2018. 7. 5. 22:29

경향신문] ㆍ일반상대성이론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행성인 수성이다. 수성은 태양을 공전한다. 태양과 가장 가까워지는 근일점은 매년 달라진다. 일반상대성이론을 이용해 계산해보면 정확한 예측값을 얻을 수 있어 아인슈타인의 생각이 옳았음이 증명됐다.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1905년에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한 후 1915년이 되어서야 일반상대성이론을 발표한다. 중력에 대한 개념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던 특수상대성이론을 중력에 대한 개념이 포함된 이론으로 정립하는 데 10년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은 그동안 중력 이론의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뉴턴의 중력법칙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었다. 시간과 공간은 뉴턴이 생각한 것처럼 서로 독립된 것이 아니라 서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의 핵심이다.

또한 뉴턴이 설정한 것처럼 공간이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질량을 가진 물체에 의해서 공간이 휘어진다. 시공간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고 그 속의 물체와 상호작용을 하는 유동적인 존재라는 것이다. 중력이란 뉴턴이 말했던 잡아당기는 힘이 아니라 질량을 가진 물체가 시공간과 상호작용해서 주변 공간을 휘어놓은 정도라는 것이 일반상대성이론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물체에 의해서 공간이 휘는 현상이 중력이고 공간의 곡률이 곧 중력의 크기인 것이다.

시공간에 대한 이해가 이토록 다르니 진짜 그런지 관측을 하고 확인을 해보면 어느 중력 이론이 맞는지 알 수 있을 것이었다. 영국의 천문학자 아서 스탠리 에딩턴은 1919년 개기일식 관측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상대성이론을 관측적으로 증명했다. 개기일식이 진행되는 동안은 태양이 달에 의해서 가려지기 때문에 하늘에서 별들을 볼 수 있다. 태양과 함께 별을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인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면 태양 질량에 의해서 주변 공간이 휘어질 것이다. 그 영향으로 태양 뒤쪽으로부터 오는 별빛은 휘어진 태양 주변의 공간을 따라 움직여서 우리에게 도달할 것이다. 이 별들의 위치를 측정한 후 태양이 없는 밤하늘에서 같은 별들의 위치를 측정한 것을 비교하면 될 것이다. 태양에 의한 주변 공간의 휨 현상이 실제 일어났다면 이들 별의 위치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태양의 질량을 알고 있으니 얼마나 다를 것인지도 미리 예측할 수 있다. 예측한 값과 관측한 값이 정확히 일치해야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증명될 것이었다.

에딩턴은 개기일식 때 태양 주변에 보일 별들을 뽑은 후 미리 밤하늘에서 사진을 찍어두었다. 에딩턴은 이 사진에 찍힌 별들의 위치를 1919년 5월29일 개기일식 때 찍은 별들의 위치와 비교했다. 관측 자료의 질은 높지 않았지만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에서 예측한 그만큼의 차이로 별들의 위치가 차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관측적으로 증명된 것이었다. 뉴턴이 틀렸고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1919년 5월29일 개기일식… 태양 질량에 의해 주변 공간이 휘어 별들의 위치가 차이 나는 것을 에딩턴이 관측으로 증명했다 뉴턴의 절대적 시공간 개념에 맞선 아인슈타인 ‘중력 이론’의 승리를 알린 역사적 신호탄이었다

우주탐사선이나 인공위성에서 지구로 보내는 전자기파도 휘어진다. 가까운 태양이나 행성의 질량으로 인한 중력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수많은 우주탐사선의 신호를 분석한 결과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발표된 후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옳은지 확인하는 온갖 종류의 관측과 실험이 있었다. 수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한 후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근일점으로 돌아올 때 그 위치가 매년 조금씩 변한다. 그런데 이 위치 변화의 크기를 설명하기 힘들었다.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값은 수성의 근일점 관측값과 일치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이 맞는 이론이라는 오래된 증거 중 하나다. 인공위성 관측을 통해서 중력에 따른 적색이동 현상도 지속적으로 관측하고 있다. 결과는 늘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과 잘 맞아떨어졌다. 태양이나 행성 근처를 지나는 우주탐사선에 지구로 보내는 전자기파 신호도 휘어진 주변 공간을 따라서 움직이기 때문에 지구에 도달하는 데 차이가 생길 것이다. 수많은 우주탐사선의 신호를 분석한 결과 역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지구 질량에 의해서도 주변 공간이 휘어질 것이다. 당연히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서 지구로 오는 신호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결과는 일반상대성이론의 예측 그대로 관측되었다. 중력파의 발견은 그야말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정확한 이론이라는 것을 확인 또 확인해주는 21세기 최고의 사건 중 하나였다.

천체에 의해서 주변 공간이 휘는 현상으로부터 중력렌즈효과가 생긴다. 에딩턴이 개기일식 때 태양 주변 별들의 위치를 측정해서 태양이 없는 밤하늘에서의 같은 별들의 위치와 비교한 것도 사실은 중력렌즈효과를 이용한 것이다.

우리가 바라볼 때 어떤 천체 뒤쪽에 다른 천체가 있다고 해보자. 뒤에 있는 천체는 앞에 있는 천체 때문에 우리에게 보이지 않을 것이다. 그 천체로부터 오는 빛이 우리와 그 천체 사이에 놓인 다른 천체에 가려서 그렇다. 그런데 우리와 먼 천체 사이에 놓인 천체는 물체이므로 질량을 갖고 있고 그로 인해서 주변 공간을 휘어지게 할 것이다.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면 말이다.

중간에 놓인 천체 때문에 주변 공간이 휘어지게 되면 그 너머에 있는 가려서 보이지 않던 천체로부터 오는 빛의 경로가 달라지게 된다. 먼 천체로부터 오는 빛은 휘어진 공간의 경로를 따라서 그저 직진을 할 것이다. 그런데 공간이 휘어졌기 때문에 그 휘어진 공간을 거쳐서 날아와서 우리에게 인지되는 현상이 발생한다. 이런 현상을 중력렌즈효과라고 한다. 이 과정에서 빛은 증폭되는 효과도 보인다.

우리가 바라볼 때 우리와 먼 천체와 그 사이에 놓인 천체 사이의 기하학적인 각도에 따라서 중력렌즈효과는 다양한 양식으로 관측된다. 렌즈 역할을 하는 중간에 놓인 천체의 질량과 모양에 따라서도 다양한 현상을 만들어낸다. 먼 천체와 중간에 놓인 천체가 우리가 바라볼 때 정확이 일치하는 직선상에 놓인다면 뒤쪽에 놓인 천체는 중간에 놓인 천체 주변을 마치 원처럼 둘러싼 모양으로 나타날 것이다. 원의 크기는 중간 천체의 질량 같은 물리량에 따라서 결정된다. 이 원을 아인슈타인 링이라고 부른다. 이런 현상은 아주 드물다. 위치가 정확히 일치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정확히 일직선상이 아니라 약간의 각도를 갖고 위치하는 것이 일반적일 것이다. 이런 경우에는 완벽한 원이 아니라 다양한 형태의 변형된 모습으로 관측될 것이다.

은하같이 질량이 큰 천체에 의해서 뒤쪽의 천체가 보이는 경우가 대표적인데 강한중력렌즈효과라고 부른다. 렌즈 역할을 하는 중간 천체의 질량이 작거나 아주 멀리 있을 경우에는 아인슈타인 링 같은 형태를 관측할 수 없다. 이 경우 중간 천체의 밝기가 변하는 양상으로 관측된다. 미소중력렌즈효과라고 부른다. 천체들은 하늘에 수도 없이 널려 있으니 서로에 의해서 만들어진 공간의 휘어짐 현상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것이다. 약하지만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중력렌즈효과가 관측될 것이다. 이런 현상을 약한중력렌즈효과라고 한다. 이렇게 여러 단계에서 중력렌즈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 모든 단계에서 중력렌즈효과가 관측되었고 아인슈타인이 옳았다는 것이 계속 관측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은하단에 의해서 더 먼 곳에 위치한 은하단의 은하들이 중력렌즈효과를 일으키는 모습도 빈번하게 관측되고 있다.

포츠머스대학교 우주론과 중력연구소의 토머스 콜레트 박사 연구팀은 흥미로운 논문을 한 편 발표했다. 2018년 6월22일,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A precise extragalactic test of General Relativity’라는 제목을 단 논문을 한 편 발표했다. ‘은하 단위에서의 일반상대성이론 정밀 검증’ 정도로 번역하면 될 것 같다. 은하 정도의 크기 규모에서 일반상대성이론을 관측적으로 검증했다는 것이다. 100년 넘도록 이어져온 일반상대성이론 검증 대열에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보태겠다는 것이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지구 근처나 태양계 단위에서는 수많은 관측을 통해서 확고하게 검증된 것은 사실이다. 은하나 은하단에 의한 중력렌즈효과가 관측되어서 일반상대성이론이 그 정도 크기 단위에서도 작동한다는 것은 이미 확인되었다. 하지만 은하 정도 크기의 단위에서 정량적으로 정밀하게 확인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콜레트 박사 연구팀은 가까운 중력렌즈 천체인 ESO 325-G004를 정밀하게 관측하고 분석했다. 결론은 아인슈타인이 이번에도 옳았다는 것이다. ESO 325-G004는 우리가 바라보고 있는 은하에 의해서 그 뒤쪽에 놓인 은하가 중력렌즈효과에 의해서 아인슈타인 링의 모습으로 관측되는 경우다. 은하들이 거의 일직선상에 놓여 있어서 거의 원에 가까운 아인슈타인 링을 볼 수 있는 천체 시스템이다. 연구팀은 아인슈타인 링의 크기와 모양으로부터 렌즈 역할을 하는 은하의 정확한 질량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 질량을 갖고 있는 천체 주변 공간의 휘어짐을 예측할 수 있듯이 중력렌즈효과에 의한 관측 현상을 역으로 이용하면 렌즈 효과를 일으키는 천체의 질량 같은 물리량을 관측적으로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중력렌즈효과에 의해서 발생한 아인슈타인 링을 정밀하게 분석한 후 이를 바탕으로 렌즈 현상을 만들어 낸 바로 그 은하의 질량을 정밀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콜레트 박사 연구팀은 독립적인 관측을 통해서 이 은하의 질량을 측정했다. 이 은하에 속한 별들의 속도분산값을 측정하면 중력장의 크기를 알 수 있고 그로부터 은하의 질량을 구할 수 있다. 이렇게 구해진 질량은 눈에 보이는 별 같은 일반물질뿐 아니라 중력에 관여하는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의 질량을 반영한다. 다시 말하자면 암흑물질과 일반물질의 양을 모두 합한 총질량을 측정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렇게 독립적으로 구한 이 은하의 역학적 질량을 중력렌즈효과로부터 구한 은하의 질량과 비교했다. 다른 방식으로 구한 은하의 두 질량값은 아주 잘 일치했다. 역학적으로 구한 은하의 질량이 맞는다면 일반상대성이론이 옳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셈이 된다. 두 방식으로 구한 질량이 일치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은하에 암흑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지지하는 결과인 것이다.

암흑물질의 존재에 대한 의문이 간혹 제기되기도 한다. 더 나아가서 물리법칙의 수정까지 요구하는 가설이 회자되고 있다. 이번 관측 결과는 이런 접근보다는 기존의 암흑물질을 바탕으로 한 접근에 조금 더 힘을 실어주는 결과가 되었다. 그동안 주로 태양계 크기 단위에서 정밀하게 검증되었던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이 그 정밀한 검증의 장을 은하계 단위로 넓혔다는 데 이번 연구의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이번에도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은 검증을 통과했다. 일반상대성이론은 20세기를 넘어서 21세기에도 여전이 우리들의 중력이론의 패러다임으로 남았다. 이번에도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필자 이명현


초등학생 때부터 천문 잡지 애독자였고, 고등학교 때 유리알을 갈아서 직접 망원경을 만들었다. 연세대 천문기상학과를 나와 네덜란드 흐로닝언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네덜란드 캅테인 천문학연구소 연구원,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원, 연세대 천문대 책임연구원 등을 지냈다. 외계 지성체를 탐색하는 세티(SETI)연구소 한국 책임자이기도 하다. <이명현의 별헤는 밤> <스페이스> <빅 히스토리 1> 등 다수의 저서와 역서가 있다. 과학책방 갈다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