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난 가족의 고사리 일기

댓글 20

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08. 3. 22.

 

겨우 9신데 벌써 들로 가셨나-

장화와 장갑을 두고 가셨을까 …

어시장에서 장만한 찬거리를 들고 친정으로 가니 모두 들에 가신듯 텅 비었다. 장화는 어디있지 - 그냥 부츠를 신고 들로 가는데, 개울가에 생강나무꽃이 샛노랗다.

(속말)어마마마 늦어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

 

 

 

어제의 예정은 오늘 일찍 성흥사 계곡으로 들꽃을 만나러 가는 일이었다. 그런데 엄마의 늦은 전화는 오늘 고시리를 심어야 하니 도와 달라는 주문이셨다.

오늘따라 늦잠이라 시장을 6시가 넘어서 갔다. 보낼곳이 있어 횟감을 주문하여 두고 다른 찬거리를 장만하는데 1시간이 훌쩍이었다. (결코 내 몸이 아닌 내 몸, 왜 이리 매일 바쁜거야 -- )

 

생강나무가 노랗게 노랗게 손짓을 하는데 어이 비켜갈까 -

 

헉 - 뛰었다.

 

호미가 사라졌어요!

부모님과 큰동생과 작은 올케가 열심이다.

 

 

 

        ▲ 고사리 뿌리

 

작은동생네 밭이다. 지난 가을에 고사리 이야기를 하더니 결국 주문을 하여 택배로 받았다. 30kg - 육만원 -

왜 고사리냐구 - 차라리 유실수를 심지 -

일년에 만원어치면 떡을 칠 고사리를 어쩌자고 밭에 재배를 하자는 것인지.

그렇다고 모른척 들꽃을 찾아 나설 수는 없는 일이었기에 들에 갔지만, 내가 하는 일은 언제나 반 넘게는 노는 일이다.

돌맹이와 잡초를 고르다가 호미를 잃어버렸다.

 

엄마 - 호미가 사라졌는데 우짜지 -

호미는 항상 들고 댕기야지 -

 

경운기로 밭갈이를 하는 동생에게 호미를 찾아 달라니 한번 더 밭을 갈아 엎는다. ㅠ-

시원찮은 일꾼은 연장도 잃어 버린다 --

 

 

 

 

바빠 아침을 건넜더니 배도 고프고 -

어마마마께서 소녀를 위하여 캔맥주도 준비하셨다.^^

 

 

 

 

 

 

 

고사리는 빈틈없이 줄을 짓고 흙은 10cm정도로 돋우어 주며 짚으로 덮어야 한단다. 30kg -

언제 다 심지 - 놀고 싶은데 -

 

손발이 맞으니 일이 금방이었으며, 간식 시간에 점심은 주문을 시켰는데, 정오가 되기전에 도착하였다.

시원찮은 일꾼은 밥만 축 냈다 -

 

아버지께서 호미를 찾았지만 경운기에 갈려 자루가 빠져 토막이 났다.

나 보다 더 한 건 동생은 경운기 열쇠를 잃어버렸는데 그건 아마 몇 년 후에 찾을 듯 - ㅎㅎ

 

 

 

다시 시작하는 일 -

민들레밭의 잡초를 매는 일인데, 앗 - 꽃마리다.

올케에게 미안한 일이지만 꽃마리는 민들레 곁에 그대로 두었다.

순진한 우리 올케 -

행님아 꽃 찍었나? -

 

그러면서 직장 뒷편에 제비꽃이 많이 피어 있으니 함께 가자고 한다. 오후 1시에 출근이라나 -

 

 

 

        ▲ 꽃마리

 

 

민들레 밭의 김을 매는 동안에 부모님과 큰동생은 고추밭에 비닐을 씌웠다. 여름날 고추를 따는 일보다 더 싫은 일은 늦가을날 고춧대를 뽑는 일인데 비닐을 씌우고 구멍을 내는 일도 만만치는 않다.

 

 

모든 일은 생각보다 빨리 끝이났고 들길을 걸어 올케를 찾아가는데 애국가가 울린다. 올케다 -

읔 - 냉이꽃 동영상을 담는 중인데 --

 

        ▲ 봄까치꽃 

 

        ▲ 냉이꽃

 

        ▲ 제비꽃

 

 

        ▲ 광대나물

 

이제 농사철이다. 부모님이 가까이 계시다보니 가끔 들로 나가지만 나는 꾀를 많이 부린다. 마음으로는 열심히 도와드려야지 - 그런데 들로 나가면 들꽃이 먼저 눈에 들어오니 큰일이다.

올해는 좀 야무진 딸이 되어야지 -

 

오늘 고사리를 심은 밭의 울은 철망인데, 바깥쪽으로는 해바라기를 심고 안쪽은 더덕을 심을 예정이다. 밭두렁에는 금송화가 피어날테구 -

그나마 식구들 모두 꽃을 좋아하기에 누구도 카메라질을 탓하지 않는다.

 

 

204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