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동판저수지, 가을을 공유하고픈 그곳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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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나누기/낙동江과 팸투어·답사

2013. 11. 8.

창원 단감 팸투어 4.창원 동판저수지, 가을을 공유하고픈 그곳에는

11월 1일~ 2일 이틀간 경상도문화공동체 '해딴에'가 주최하고 창원담감축제 제전위원회가 주관하는 '2013 창원 단감 블로거 팸투어'에 다녀왔습니다.

 

이튿날 아침 식사를 하고 우리는 예정대로 동판저수지 산책길에 나섰습니다.

동판저수지는 깊고 그윽하여 중년 남녀가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중년남녀하면 늬앙스가 묘하며 쓸쓸함이 밀려오는 듯 합니다.

 

창원에 단감이 많이 생산되지만 철새도래지로 유명한 주남저수지가 있는데 연꽃으로도 유명하며 동판저수지는 주남저수지의 부분입니다.

주남저수지는 낙동강 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천연기념물 제164호로 지정된 엄나무, 삼한·삼국시대의 대표적 분묘유적인 다호리 고분과 주남돌다리 등 다양한 지역 문화재를 가지고 있으며, 동읍과 대산면 일대의 농경지역과 저수지를 바탕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문화도 접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만 요즘은 유원지 냄새가 더 강한 곳이 주남저수지이기도 합니다.

창원 동읍 주남저수지는 다들 알테지만 동판저수지는 어디지 하는 이들이 많을 텐데요,
동판저수지는 주남저수지 입구에 있는 음식점 해훈가든에서 살짝 보이는 저수지로 주남저수지는 산남, 주남, 동판저수지 모두를 이르는 말이기도 합니다.

지도가 있어야 동판저수지 위치를 알 수 있을 것 같아 준비했는데, 이미지에서 A가 해훈가든이며 무점리와 다호리에 싸여 있는 저수지가 동판저수지입니다.

붉은 선이 우리가 산책한 저수지둑으로 약 1시간 걸었습니다.

 

 

해훈가든앞에서 보는 동판저수지 부분으로 벼가 베어진 논에 다시 싹이 나고 있지만 주변은 이미 겨울잠에 빠진 듯 조용했습니다.

 

 

주남저수지는 오랜 옛날부터 동읍, 대산면 농경지에 필요한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던 자연 늪으로 산남(750,000m²), 주남(용산) (2,850,000m²), 동판(2,420,000m²) 3개의 저수지로 이루어진 배후습지성 호수입니다. 197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는 거대 저수지일 뿐이었으며 '주남저수지'라는 명칭 또한 쓰지 않고 마을 이름을 따서 산남 늪, 용산 늪, 가월 늪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주남저수지가 철새도래지로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1970년대 후반과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창오리 등 수 만 마리가 도래하여 월동하면서 부터라고 합니다. 현재는 람사르협약의 등록습지 기준에 상회하는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로서 주목받고 있으며. 특히 두루미류의 중간 기착지 및 재두루미의 월동지로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동판저수지둑에는 두루미 사진과 설명이 있기도 하며, 쓰레기 투기는 불법이라는 안내도 있으며 승마를 하는 지역인지 승마금지 안내 표지판도 있었습니다.

 

우리는 2년전 방문한 가월의 단감농가쪽을 걸었습니다.

마주치면 인사라도 나누려고 그 농가를 기웃거려 봤지만 감감했기에 사진 몇 컷 찍고 벽화가 그려진 마을 골목을 빠져 나갔습니다.

벽화는 근처가 철새도래지라는 걸 상기시키기 위해 그런지 물새 그림이 있었습니다.

 

산책을 빠르게 걷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팸투어시 늘 바쁘게 움직여야 합니다.

주최측에서는 보다 많은 걸 보여주어야 하며 개인적으로 느리고 깊게 알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동판저수지를 걸을 때 동판저수지 전부를 볼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물가로 내려가 물을 만지거나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나 갈대를 만지지도 못 했습니다.

오색의 한사선생님은 삼각대를 들고 물가로 내려가긴 했지만 이미 소심해진 성격은 물가로 내몰지 못 했기에 느리게 둑을 걸었습니다.

좀 더 이른 시간이었으면 물안개라도 피어 오르는 풍경을 만났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나누면서요.

파라솔을 펼친 낚시꾼이 있었지만 동판저수지는 내내 조용했습니다. 물가나 물속에 분명 많은 생물이 숨을 쉴텐데 말입니다.

 

그 누구의 접근도 허락않을 듯한 동판저수지의 기세입니다.

나무를 비롯 식물의 이름을 제대로 알지 못 하는 것이 죄가 되는 시간입니다.

 

 

 

주남저수지는 남녀노소 누구나 부담없이 둑길을 걸으며  나무데크, 팔각정 등이 있고 둑 아래에는 람사르문화관 등이 있는데 반해 동판저수지는 아주 호젓합니다.

개발이 되지 않아 지금은 고맙지만 우리나라는 좋은 곳을 절대 그냥 둘리 없으니 이 풍경이 몇 년이나 갈까 염려가 됩니다.

저수지둑을 기준으로 저수지 반대편엔 우리 농촌 풍경이 펼쳐져 있으며, 저수지 너머로는 아파트가 솟아 있는데 우리나라 대부분의 시골풍경과 다르지 않은 풍경이지만 동판저수지에서만큼은 생소하게 느껴졌습니다.

저수지라고 하여 주변풍경까지 원시 그대로를 고수할 수는 없는데 말입니다.

 

 

 

이름 알 수 없는 새무더기 몇 번 물을 박찼습니다.

혼자 조용히 걸었는데 말입니다.

가을이 저무는 저수지둑을 할아버지가 신식 자전거를 타고 달려 옵니다. 인사를 나눌 새가 없었습니다.

 

 

뜬금없이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흥얼거리다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생각했습니다.

노랫말과 시가 뒤엉겼지만 가을과 사랑 모두 쓸쓸것만은 사실 같습니다. 말라간다는 것은 쓸쓸함이니까요.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全炳浩


떠날 사람은 떠나고
갈 사람은 말없이 가라
이 가을,
혼자 남아도 외롭지 않으리

어느 길가
텅 빈 그늘 속에
가슴앓이 나무들이
홀로 바람에 흔들려도
내 잘못은 아니리
잔잔한 호숫가
물보라가 일어도
나의 잘못은 아니리

그대가 그립도록 사무치는 일도
가슴깊이 휩쓸고 간
바람의 잘못만은 더욱 아니리

가을,
가고 싶은 사람은 가고
떠나고 싶은 사람은 다 떠나라
빈 가지 사이 이는 바람처럼
홀로 들길을 걸어도
이 가을
외롭지 않으리
낙엽이 지면 지는 대로
밤이 깊으면 깊은 대로
그리움이 쌓이면 쌓이는 대로
이 가을은 그렇게 살아갈 일이다.

이 가을
그대가 날마다
나를 찾아오는 것도
내 잘못만은 아니다
밤하늘 별들이 나를 바라보는 것도
내 잘못만은 아니다

 

그대가 그리운 날에는
목 놓아 우는
저 가을나무들처럼
짙은 어둠속에서
하룻밤을 서럽게 울어볼 일이다
바람이 불어오면 불어오는 대로
누군가 떠나면 떠나는 대로
그렇게 살아가면 되는 것

가을,
그 쓸쓸함에 대하여…….
그대는 모른다(http://blog.daum.net/sksj112)

 

주남저수지에 코스모스가 장관이다라는 사진을 봤습니다만, 아직 넓은 코스모스꽃밭을 못 봤기에 동판저수지둑에 핀 코스모스만으로도 감동입니다.

어린날 코스모스는 키가 컸습니다.

코스모스꽃이 질즘엔 대가 갈색으로 변하는데 우리는 그 대를 꺾어 껍질을 벗겨 하얀속대를 잘라 입에 넣어 뽁뽁거렸습니다.

특별한 재미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초여름 아카시아잎이 장난감이 됐듯이 코스모스대도 장난감이었습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