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차바, 텃밭을 쑥대밭으로 만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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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텃밭 풍경

2016. 10. 5.

10월 5일

어제부터 바람이 불기시작하더니 밤에는 비까지 더했습니다. 집의 창문을 모두 닫고 잠궜기에 웬만한 바람은 괜찮지만 그래도 자다가 몇 번이나 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니 바람이 말도 못 할 정도로 불었기에 뉴스를 계속 시청했습니다.

정오쯤 되니 비가 그쳤으며 조금 있으니 바람도 잠잠해졌습니다. 언제 비바람이 불었느냐는 듯 하늘은 아주 맑았습니다.


텃밭으로 가는 길에 물이 흘렀으며 도랑엔 물이 콸콸 쏟아졌습니다. 그 예뻤던 고마리와 물봉선이 흔적도 없었습니다.

오늘 오전에 포스팅한 도랑을 덮었던 그 고마리가요.



텃밭입구입니다. 계단이 물계단이 되었으며 텃밭언덕이 부분 무너져 돌이 길까지 떠내려왔고 들깨는 다 쓰러졌습니다.

와중에 말벌과 쇠파리는 떨어진 감홍시를 먹겠다고 윙윙댔습니다.



텃밭 평상의 살림살이가 다 날아갔습니다. 며칠전 손바느질로 종일 만든 앞치마도 날렸고 일회용 가스렌지와 물통, 재활용쓰레기봉투까지 다 날렸습니다. 받아 평상에 둔 꽃씨는 물에 잠겼고 그릇이란 그릇엔 다 물이 가득했습니다.



가장 걱정했던 대파모종판은 의외로 멀쩡했습니다. 땅에 붙어 있어 바람을 받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얼라아부지에게 대파모종판 치우지 않았다는 말도 못 하고 혼자 끙끙앓았는데 참 다행이지요.



그렇잖아도 큰 키로 쓰러졌던 참취가 완전히 쓰러졌습니다.



웅덩이의 노랑어리연이 흙탕물을 뒤집어 썼지만 그래도 노랑어리연은 해가 나니 피어나고 있습니다.



김장무와 배추밭입니다. 작은대야가 바람에 배추밭까지 날아갔지만 그래도 배추는 많이 다치지 않았습니다.



정구지밭입니다. 밭두렁의 들깨가 쓰러졌으며 파라솔은 살만 남아 있습니다. 파라솔을 접어야 했는데 잊고 접지 않은 탓입니다.



쪽파밭입니다. 바람에 멀칭한 비닐이 부분 벗겨졌지만 땅이 질어 손을 쓸 수 없어 그대로 두었습니다.

복구는 내일 해야지요.



한랭사덕분에 배추와 적양파가 그나마 꼴이 났지만 부분부분 쓰러지기도 했는데 이모께서 손 대지말고 그대로 두면 제 모습을 찾는다고 합니다.




청경채와 케일을 파종한 밭인데 역시 밭두렁의 들깨가 다 쓰러졌습니다.



며칠전에 파종한 쪽파와 봄동밭인데 치커리가 다 상했으며 감나무잎이 마구마구 떨어져 있었습니다. 복구는 내일.



이제 겨우 꽃을 피우기 시작한 돼지감자가 다 쓰러졌습니다. 잎도 비바람에 다 상했습니다. 그야말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떨어진 단감을 주워 친정에 갔더니 집은 괜찮았으며 여기저기서 안부전화가 왔습니다. 우리도 딸들이 안부를 물어 올 정도로 차바는 강했습니다.

다들 피해없길 바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