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명절음식의 꽃 회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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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2017. 1. 28.

1월 27일

비록 반일이지만 직장에 나가다보니 명절 준비로 눈코 뜰새없이 바빴습니다.

명절음식을 만드는 일은 큰아이가 많이 도와주었습니다.

명절 음식은 뭐니뭐니 해도 튀김과 부침개인데요, 거의 하루 종일 튀김과 전을 부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옛날 어머니들은 떡도 집에서 했으며 약과, 식혜 등 여러 음식을 집에서 다~ 장만했는데, 음식재료도 요즘처럼 풍족하지 않았을 테며 시간도 부족하고 조리도구도 지금처럼 다양하지 못 했지만, 지금보다 더 풍요로운 명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시어머니께서도 두부를 직접 만들었으며 굴을 까고 바지락을 캐고, 봄에 캔 쑥을 삶아 쑥떡을 했으며 시금치 등을 재배하여 명절 음식을 하였는데요, 남해 저희 시댁의 제사상이나 차례상에는 서대와 회양전이 꼭 올랐는데 회양전은 명절음식의 꽃이라고 할 정도로 맛이 기가막혔습니다.



제가 처음 시댁 명절 때 만난 음식중 가장 경이로운 음식은 회양전이었습니다.

회양전 재료는 아주 간단합니다. 김장김치와 돼지고기, 쪽파입니다. 정말 흔한 재료의 회양전인데 그 음식이 마치 마약같았는데 우리 아이들도 회양전을 굉장히 좋아 했습니다. 몇 해전 우리집에서 제사를 모시기로 했다고 하니 큰아이 왈, 아싸~ 회양전 양껏 먹겠다~ 며 좋아 할 정도로 회양전은 마약전입니다.

설즘이면 김장김치가 맛이 들 때지만 저희는 묵은지로 하며, 옛날 남해집에서는 돼지고기를 기계가 아닌 손으로 썰었기에 삐뚤빼뚤했는데 그게 자로 잰듯한 요즘 돼지고기보다 더 맛이 있게 느껴지는 데, 남해집과 시부모님이 그리워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26일 쪽파를 뽑기 위해 텃밭으로 가니 땅이 얼어 겨우겨우 뽑긴했는데 가물고 추운 날씨였다보니 쪽파가 생각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얼라아부지와 이마를 맞대고 다 깠지만 마음에 차지않아 27일 일찍 농협마트에서 쪽파를 구입했습니다. 흙쪽파가 없었기에 깐 쪽파를 구입했는데 비싸더군요.


 

 

텃밭의 자잘한 쪽파는 쪽파김치를 담갔습니다.

 

 

이제 회양전을 만들 겁니다. 구입해둔 돼지고기 등살을 완전히 녹기전 설겅설겅할 때 적당한 크기로 썰어 허브소금으로 밑간을 해두고, 묵은지는 꼭 짜 양념을 털어낸 후 쭉쭉 찢어 둡니다. 다음은 쪽파를 데쳐 무치는데요, 살짝 데친 후 찬물에 헹궈 조선간장과 참기름으로 조물조물 간을 합니다.

 


큰아이가 회양전거리를 꼬지에 끼우는 동안 치자물을 우립니다. 치자물만 우려도 충분한데 전에는 달걀이 들어가야 맛이 난다고 하여 달걀을 구입했는데 가격이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회양전거리를 꼬지에 끼우는데, 돼지고기, 김치, 쪽파순으로 끼운 후 아래가 가지런하도록 가위로 잘라줍니다.



준비가 다 됐습니다. 부침개밀가루로 옷을 입혀 치자물과 달걀을 푼 물에 담가 건져 데워진 팬에 올려 앞뒤가 노릇하도록 구워줍니다.

전은 보통 큰아이가 굽는데, 팬을 닦아가며 튀어나온 부분은 잘라가며 굽기에 웬만한 여인네보다 야무집니다.




회양전을 구울때면 어머니 생각이 더 납니다. 옛날 남해에서 명절 음식을 준비할 땐 일을 하다가 부족한 건 농협마트로 달려가 구입하고 또 앉아 일을 하고 했습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명절이 힘들다거나 피곤하다고 생각해 본적이 없습니다. 얼라아부지 말을 빌리면 즐긴다나요. 우리 아이도 적극적으로 도아줍니다. 객지에서 오랫만에 집에 왔으니 쉬고 싶을 텐데 하는 일마다 도와주며 설거지는 큰아이 몫입니다. 고맙지요.



회양전이 쌓여갑니다.





송편이 놓인 걸 보니 지난해 추석 차례상같습니다. 생선옆에 높게 쌓인 음식이 회양전입니다. 튀김류와 전류는 여러 종류라 함께 모아 차렸는데 회양전은 같은 전이지만 독으로 담았습니다.



회양전은 방금 부친 것도 맛있지만 다른 전과 달리 식어도 맛이 좋습니다.



꼬치에 꽂은 채 먹어도 맛이 좋으며 자른 걸 집어 먹어도 맛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