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화역 벚꽃길, 영화의 한 장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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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이야기/벚꽃 · 웅천요(熊川窯)

2018. 4. 8.

4월 6일

오전에 내리던 비가 그쳤기에 서둘러 경화역으로 갔습니다.

높은 기온으로 전국의 벚꽃이 개화했지만 경화역 벚꽃길은 군항제의 영원한 핫 플레이스였습니다. 정차해 있는 기차와 함께 풍경이 되기 위해 상춘객은 줄을 서 있었고, 많은 이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벚꽃과 기차와 함께 풍경이 되는 이는 부끄러운 듯 빨리 찍고 나오기도 했지만, 대부분의 상춘객은 온갖 포즈를 다 잡았습니다. 이런 기회가 매일 오는 것이 아니며 벚꽃이 사철 피어 있는 꽃도 아니니 사진을 더디게 찍더라도 누구 하나 재촉하지 않았습니다. 여좌천이 수다스럽다면 경화역 벚꽃길은 사람과 풍경 다 여유가 있습니다.





경화역은 진해구 경화동에 있는 작은 간이역으로 2006년부터 여객업무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성주사역과 진해역 사이에 위치하고 있으며 철길따라 쭉 펼쳐진 벚꽃이 터널을 이루어, 안민고개나 진해 여좌천 다리와 함께 진해 벚꽃 명소입니다. 벚꽃이 만발한 철길 위를 자유롭게 거닐 수 있으며, 벚꽃이 떨어질때면 열차에 흩날리는 벚꽃이 환상적인 낭만을 느끼게 해줍니다. 영화 '소년, 천국에 가다'와 드라마 '봄의 왈츠' 촬영지인 경화역에서 세화여고까지 이어지는 약 800m 철로변 벚꽃은 왕벚꽃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벚꽃길입니다.


벚꽃이 필 무렵이면 여행객이 늘어나 2009년에는 군항제 기간에만 일시적으로 여객업무를 재개하기도 했지만 이듬해 멈추었습니다. 그러나 이 곳을 지나는 열차들은 모두 서행운전을 하여 관광객들이 벚꽃의 낭만을 마음껏 즐길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 진해선의 성주사역, 경화역과 진해역은 모두 폐역이 되었으며, 2016년부터 군항제 기간에 열차가 정차하여 벚꽃 나들이객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2개월전에 전남 보성의 득량역을 방문한적이 있는데, 작은 득량역은 시골 간이역 경관조성 사업으로 유명한 여행지가 되었기에 경화역이 두고두고 아까우며 득량역이 부러웠습니다.

이제 진해역까지 폐역이 되었으니 다시는 경화역 벚꽃길로 열차가 달리는 일은 없겠지요.


예전에는 경화역에서 올려다보면 안민고개의 벚꽃이 보였는데, 상춘객의 조망권을 앗아간 얌체 아파트 때문에 안민고개의 벚꽃이 보이지 않습니다. 담당공무원의 의식이 의심스럽습니다. 글로벌 관광도시 창원과 '2018 창원 방문의 해'가 무색합니다.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꽃잎이 많이 떨어지긴 했지만 경화역 벚꽃길의 벚꽃은 여전히 예뻤습니다.



돈독 오른 창원시는 이 아름다운 공간에도 부스를 내주었습니다. 다행스럽게 상춘객들이 먹거리를 많이 찾지 않았습니다. 참 다행이지요.



벚꽃은 바람에 뭉실뭉실 흔들렸습니다. 흔들리는 모습마져 사랑스러운 경화역 벚꽃길 어디서 사진을 찍어도 다 화보같고 영화의 한 장면 같기에 상춘객들은 연신 카메라와 휴대폰을 들었습니다.




수령이 오래 된 나무는 꽃도 많이 피웠는데 벚꽃 아래에서 책을 읽거나 검색을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을 많이 볼 수 있는, 비교적 여유로운 곳이 경화역 벚꽃길입니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았기에 낙화하는 벚꽃을 찍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그래도 다시 열차가 정차해 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아직도 사진을 찍기 위해 줄을 서 있었습니다.




경화역 아래의 인도입니다. 가로수가 벚나무며 인도위의 경화역 벚꽃이 날려 인도에 눈이 내린 듯 했는데, 자전거가 지나갈 때마다 꽃잎이 날렸습니다. 내년에도 이 열정이 식지 않기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