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서 생산한 장마철 주전부리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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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우야든둥 잘 묵자

2018. 7. 7.

6월 27일 ~ 7월 5일

장마입니다.

장마라고 하여 매일 비가 내리는 게 아니니 텃밭에 갈 수 있어 숨통이 트입니다. 그러나 비가 종일 내리는 날이나 오전부터 비가 내릴 경우에는 텃밭을 쉬게 되는 데, 그때는 입이 궁금하여 주전부리를 찾게 됩니다. 또 하루 세끼 다 식사를 하는 건 준비를 하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 다 부담스럽기에 한끼 정도는 간식으로 하는 경우가 있는 데, 장마가 시작된후 부터 먹은 주전부리를 정리했습니다.


6월 27일, 전날 캔 쑥을 떡방앗간에 맡겼더니 병원 다녀오는 길에 쑥설기를 찾아 왔습니다. 마침 감자를 쪘으며 방울토마토도 땄고 봄콩도 쪘기에 장마철 주전부리로 그럴듯 했습니다. 옥수수까지 있다면 장마철 주전부리로는 금상첨화일텐데 옥수수 재배는 멧돼지 접근을 허용하는 듯 하여 심지 않았습니다.



텃밭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이웃의 옥수수와 봄콩 재배 밭입니다. 옥수수도 수확할 철이며 봄콩도 잎이 노릇하니 물이 들었습니다. 아래는 우리 봄콩밭인데 물이 들기 시작합니다.




장마철 콩인 봄콩입니다. 어릴 때 장마철에 가장 많이 먹은 주전부리가 봄콩인 듯 한데 요즘은 옛날 맛이 나지 않습니다만, 부모님은 여전히 삶은 봄콩을 즐기십니다.



왕토마토와 방울토마토를 심었는데 왕토마토는 익지 않았으며, 방울토마토는 매일 꽃을 피우며 아래에서 부터 익어 가고 있기에 따면 완전 탱글탱글합니다.




6월 27일 비가 멎었기에 얼른 텃밭으로 가서 캔 감자입니다. 자주색감자가 더 예쁘며 맛도 좋습니다. 궁중팬에 물을 잠길듯이 부어 굵은 소금을 넣어 삶다 물이 조금 남았을 때 뚜껑을 열어 냄비를 돌려주며 물기를 가시게 했습니다.




6월 30일, 보기에도 포슬포슬함이 보이는 타박감자입니다.



감자를 먹을 때는 소화가 잘 되도록 가시오가피액과 매실액을 섞은 음료를 마십니다.



보기에도 자주색감자가 훨씬 맛있어 보이는 데 실제 그렇습니다.



종일 비가 내리는 날엔 둘이서 티비를 봅니다. EBS 한국기행 다시보기를 종일 시청하는 거지요. 한 사람은 소파에 다른 한 사람은 자리를 따듯하게 하여 누워 이불을 덮고 티비를 봅니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에게 나가자는 말은 못 하고 이렇게 만족하며 지냅니다.



6월 26일 비를 맞으며 캔 쑥입니다. 봄부터 쑥설기는 든든한 간식이기에 항상 냉장고에 들어 있습니다. 쑥떡이 줄어 들면 마음이 불안할 정도로 쑥설기가 입에 딱 맞습니다. 26일 떡방앗간 삼춘에게 이제 더는 쑥설기를 못 먹겠지요 하며 물어 보니, 떡을 하는 데는 상관없지만 향이 진하답니다. 쑥향기가 좋으니 저는 상관없지요.




쑥설기는 한끼 식사대용으로도 훌륭합니다. 식사대용으로 먹을 때는 커피 대신 스프와 함께 먹으며 야식으로도 훌륭합니다.



7월 1일

태풍 쁘라삐룬이 한반도를 강타한다는 뉴스가 있었지만 비가 멎었기에 텃밭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지요.

비의 신 쁘라삐룬이 2006년도에도 있었는 데 당시에는 '프라피룬'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쁘라삐룬일까?

당시 제 다른 아이디 닉이 Prapiroon이었기에 궁금했습니다.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은 태국에서 제출한 이름으로 비를 관장하는 신 바루나의 태국 명칭입니다. 2000년에는 '프라피룬'으로 사용됐으며 이후 국립국어원에 의해 조정돼 2006년부터 '쁘라삐룬'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데, 태풍 쁘라삐룬(Prapiroon)은 '비의 신'이라는 뜻으로 2006년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한 6번째 태풍으로 중국에 큰 피해를 입힌 바 있으며, 앞서 2000년 '프라피룬(Prapiroon)'이라고 불리며 우리나라에 진입했던 태풍 이름이기도 한 데 태풍 이름은 해가 바뀌면 중복이 가능한 모양입니다.

아무튼 장마에 이어 태풍을 대비하기 위해 먹을거리를 장만하러 텃밭으로 갔습니다.


비가 내리는 날 주전부리로는 부침개만한게 없습니다. 하여 정말 자주 밥상에 올리는 정구지지짐을 굽기 위해 정구지를 캐고 호박과 가지를 땄으며, 방울토마토, 고추, 오이, 애호박도 챙겼습니다. 고추전용밭 위의 당근이 자라는 밭으로 가니 당근이 많이 컸기에 잡채를 만들려고 당근을 뽑아 도랑물에 흙을 씻었습니다.




우리는 시장을 보려면 마을버스를 타야하며 5일에 한 번 장이 서며, 평소에는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장을 봅니다.

장마철에는 한 번 나가는 일도 번거롭기에 대부분 텃밭에서 생산한 것들로 끼니와 간식을 해결하는 편입니다. 버섯은 사철 냉동실에 있으며 당면도 늘 구비되어 있고 육류와 생선도 냉동실에 항상 있는 편입니다.



잡채용 돼지고기와 버섯을 간장과 설탕, 참기름으로 양념을 해 두고, 당면을 삶은 후 참기름에 버무려 두었습니다. 당면이 퍼지는 걸 예방하기 위해서입니다.



잡채와 정구지지짐은 빨리 하며 잘 하는 편인데 뚝딱 잡채를 만들었습니다.



7월 3일 또 비가 내립니다. 많이도 내렸습니다. 태풍 쁘라삐룬의 영향으로 바람도 세찼습니다.

오랜만에 김밥 좀 싸볼까.

김밥을 몇 줄 말다 얼라아부지가 소파에서 먹고 있을 때 생각이 나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가지런했던 김밥재료가 흐트러졌습니다. 전날 딴 깻잎을 삼채생채에 넣었다보니 깻잎이 없기에 냉장고에 있던 치커리를 넣었습니다.

할매김밥입니다.

텃밭에서 생산하는 대부분의 먹을거리 첫수확물은 친정에 드리든지 요리를 해서 드리는 데, 부모님이 연세가 있으시다보니 치아가 부실하기에 오이를 잘게 잘라 식초와 설탕, 소금에 절여 꼭 짰으며, 당근도 채칼을 이용했습니다. 국민김밥에 꼭 들어 가는 단무지, 햄, 맛살은 넣지 않고 선물로 들어 온 참치가 있기에 3통을 딴 후 기름을 꼭 짜서 넣었습니다. 아이들이 있다면 참치로 뭐든 해 먹었을 텐데 우리는 참치를 좋아하지 않지만 김밥에는 괜찮을 것 같아서요.

밥은 찰밥을 하여 식초, 설탕, 소금으로 간을 했습니다. 아무리 위생적으로 한다고 해도 여름이며 어른이 드시기에 신경이 쓰여서요.



쟁반에 받쳐 먹고 있는 김밥을 얼른 찍었습니다. 국물은 감자달걀국입니다.



할매김밥입니다. 재료를 자잘하게 하여 드시는 데 불편이 없도록 했습니다. 노랗고 큰 건 부드러운 달걀부침입니다.



김밥을 열 몇 줄 말았는 데 친정에 4개를 가져다 드리고 그날 저녁식사까지 가능했습니다. 작은 아이에게 사진을 보냈더니 다음에 집에 내려오면 김밥을 말아 달라고 합니다. 음식 사진을 가끔 아이들에게 보내는 데 미안한 마음도 함께 보냅니다.



정말 자주 해 먹는 정구지지짐입니다.

정구지, 방아잎, 바지락을 넣었습니다. 당근이나 양파가 없는 건 아니지만 기름에 지져도 깔끔한 맛이 나야 자꾸 먹고 싶지 않겠습니까. 부모님도 드실거라 땡초도 넣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면 유독 지짐이 먹고 싶은데요, 비오는 날은 습도가 올라가기에 우리 몸은 체온조절을 해야 하는데, 소리에 의한 연상작용이라는 설이 우세하다고 합니다.

빗방울이 유리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는 부침개를 부칠 때 나는 지글대는 소리와 비슷하여, 부침개 소리가 무의식에 남아 있다가 비 오는 소리를 들으면 자기도 모르게 먹고 싶어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의학적으로 해석하는 견해도 있는데, 비가 내리는 날에는 높은 습도와 저기압으로 인해 짜증이 나면서 인체의 혈당이 떨어지는데, 혈당치를 높여 주는 식품으로 전분이 가득 든 밀가루 요리가 제격이라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전분)이 사람 몸 속에 들어가면 자연스럽게 당으로 바뀌어,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푸는 데 도움이 되는데, 부침개와 함께 막걸리도 땡기는데,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과 비타민B엔 사람의 감정을 조절하는 세로토닌이란 성분이 있는데, 밀가루와 막걸리에 많이 함유돼 있기에 밀가루는 가슴이 화끈거리고 답답한 증상을 풀어주는 데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비가 오는 날엔 부침개와 막걸리 외에도 따뜻한 국물을 찾게 되는데, 신진대사가 활발하지 않기 때문에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음식을 필요로 하기 때문입니다. 막걸리는 없습니다. 저는 분위기에 따라 한 두잔 마시기도 하지만 얼라아부지는 술을 하지 않거든요.





7월 5일

일주일간 비 예보가 없었는 데 일어나니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텃밭에 가서 잡초를 매려고 했는 데 글렀지요.

병원가서 물리치료 받고 오는 사이 '또' 잡채를 했습니다.

워낙 많이 했더니 궁중팬을 드는 팔이 아플 지경이었기에 아야아야 하니 방에서 컴퓨터를 하던 얼라아부지가 뭐 도와줄까요 합니다. 아니 됐어요, 너무 무거워서.



친정에 잡채를 가져다 드리고 오니 한국기행을 보면서 잡채를 먹고 있었습니다. 저도 접시에 담아 점심겸 먹으며 둘이서 오후 내내 한국기행 다시보기를 했습니다.




잡채를 먹은 후 개운하게 케일녹즙을 내렸습니다. 밥상에 방울토마토와 삶은 감자는 늘 있다시피 합니다. 감자는 이틀에 한 번 정도 삶나 봅니다.

기브스를 풀고 물리치료중인데 기브스를 하여 한 달 일주일만에 풀었으며 물리치료를 한 달을 받아야 한답니다. 한 달 후면 장마가 끝날테고 쉬며, 일하며, 놀기도 하는 우리들의 좋은 시간도 끝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