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사이군 고려동에서 만난 여름꽃들

댓글 2

마음 나누기/가본 곳

2018. 8. 7.

7월 26일

우리가 함안에 가면 가는 곳이 언제나 정해진 듯 합니다. 함안박물관과 이수정의 배롱나무꽃도 좋지만 가장 끌리는 배롱나무꽃은 고려동의 지미화입니다. 나이가 무려 600살이 넘은 배롱나무거든요.

고려동으로 가는 도로변에 배롱나무꽃이 피었습니다. 함안과 고성에는 도로변에 배롱나무가 많으며, 함안에는 무궁화까지 많습니다. 하여 더운 여름날 도로를 달리더라도 심심치 않습니다.

 

 

자미화일까? 위치가 약간 어긋났습니다.

 

 

너무 일찍 고려동을 찾았습니다. 고려동의 자미화는 이제 피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그냥 돌아 설 수는 없습니다.

 

 

자미고원 앞의 재령 이씨 종택으로, 마을 사람들은 종부댁이라고 부르는 가옥에 태극기가 펄럭였지만 문은 잠귀어 있었습니다.

 

 

자미고원의 배롱나무입니다. 아깝다 우짜노?

여기서 찍으소.


 

하늘을 향해 자미화를 찍었습니다.

- [함안]고려동에 자미화(배롱나무) 2016.08


 

배롱나무의 잎과 수피입니다. 배롱나무는 나무 백일홍이라고도 하는데, 한 송이의 꽃이 실제로 그렇게 오래도록 피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꽃이 계속해서 피고 지는 것입니다. 배롱나무는 개화 기간으로 늦은 봄부터 초가을인 9월까지도 계속해서 피어납니다.

배롱나무의 또 다른 특징은 매끈한 껍질에 있습니다. 나무껍질이 미끄러워 원숭이도 미끄러진다는 뜻에서 일본에서는 '원숭이미끄럼나무'라고 부를 정도며, 사람의 피부처럼 보이다 보니 간지럼을 잘 탈 것 같아 '간지럼나무'라고도 불립니다.



 

상의문과 자미고원 사이에는 역시 여름꽃인 봉숭아가 만발하였지만 뜨거운 한낮의 열기를 이기지 못 하고 시들했습니다.


 

그 옆에는 은행나무가 열매를 잔뜩 달고 우뚝 서 있었으며, 나무 아래에는 씨앗이 발아하여 무수한 은행나무가 자라고 있었기에 나무젓가락보다 여린 은행나무 몇 뽑아 왔습니다.

 

 

고려진사모은이선생경모비(高麗進士矛隱李先生景慕碑) 비석을 모신 상의문 담장옆 배롱나무는 꽃이 제법 피었습니다. 배롱나무는 600년이 넘은 나무는 이제 꽃이 피는데 상이문옆의 배롱나무는 꽃이 많이 피었으니 어릴수록 꽃이 일찍 피나 봅니다.

 

 

 

아쉬움에 이름을 알 수 없는 고려인의 후예들의 집들을 살폈습니다. 배롱나무와 무궁화가 피었습니다. 고려에서 조선을 훌쩍 뛰어 넘어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그러나 마을에서는 한 사람도 만날 수 없었습니다.

 

 

 

고려교(高麗橋) 못미처 허브농장이 새로 생겼습니다. 가봐야지.

 

 

여자 어른과 성인 여자 한 분이 있었습니다. 인사를 드리고 말리고 있는 가지와 여주를 찍으면서 사진을 찍어도 되느냐고 여쭈니 그렇게 하라고 했습니다. 예상대로 허브농장이었습니다.

 

 

이 더운날 우짜자고 꽃을 피워 고생인지 여름꽃들이 피어 있었습니다.
 

 

목화밭이 넓었습니다. 목화꽃입니다. 목화는 원래 흰색이나 노란색의 꽃이 피는데 수정이 되면 붉은 색으로 변화하여 다래가 맺어집니다.요즘은 졸업시즌에 목화 열매 꽃다발이 유행인지 인터넷 셔핑중 많이 만나는데, 목화 수확시기에 고려동에 간다면 좋은 풍경을 만날 듯 합니다.

 

 

라벤다입니다. 라벤다는 흰색, 핑크색, 청보라빛 꽃이 6~8월에 피는데 꽃에서 나는 향기로 파리나 해충을 쫓는 대표적인 허브식물입니다. 그런데 햇빛이 너무 강해 꽃이 작으며 제대로 개화하지 않았습니다.
 

 

역시 허브식물인 페퍼민트입니다. 텃밭의 페퍼민트는 꽃이 피지 않았는데 고려동의 페퍼민트는 꽃이 피었습니다.

 

 

어릴때는 흔했는데 요즘은 보기드문 맨드라미입니다. 아래의 키가 큰 맨드라미 비슷한 식물은 아마란스인데 이태전 팸투어때 고려동에 갔을 때 어느 가정의 뜰에서 재배하고 있었는데, 이 허브농장의 언니댁이라고 했습니다.
 

 

2년전에 찍었던 고려동 고택에 핀 아마란스입니다. 아마란스는 맨드라미와 비슷하긴 하지만 화초가 아닌 곡류인데, 신이 내린 곡물이라고도 불리며 그리스어로 '영원히 시들지 않는 꽃'이라는 뜻의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볶아서 시리얼로 먹거나, 삶아서 샐러드 등에 토핑으로 올려 먹는다고 합니다. 엄격하게 보면 곡류는 아니나 우리나라에서는 잡곡처럼 활용되어 쌀과 섞어 밥을 짓는데 사용되기도 합니다. 밀, 보리, 쌀 등 다른 곡류에 비하여 단백질 함량이 높고 리신 등 다른 곡류에서 거의 찾을 수 없는 필수 아미노산을 함유하고 있는 등 영양적 가치로 인해 주목받고 있는 식재료라고 합니다.

 

 

농장을 한 바퀴 돌고 오니 땀 좀 보라며 사과쥬스를 주었습니다. 요즘 부쩍 땀을 많이 흘리는데 텃밭에 나가면 일을 하기전부터 땀이 흐릅니다.

사과쥬스를 마시며 발 아래를 보니 라벤다를 삽목해 두었습니다. 내년부터는 판매가 가능할거라고 하니 내년에 꼭 다시 가 보고 싶은 허브농장이었습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입구의 백련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렇잖아도 지난해에는 없었는데 백련지가 있더라고 하니 모종을 심었다고 합니다. 백련은 씨앗 발아가 잘 되지 않는다면서요. 가면서 구경하지요. 감사했습니다.
 


 

허브농장을 나와 고려동을 걸었습니다. 담장 아래에는 금송화가 벌써 피어 있었는데 이 집은 어린이 집 같았습니다. 몇 년전 이사를 했는데 다시 다른 분이 어린이 집을 운영하는 모양입니다.
 

 

능소화가 아직 지지 않았으며 홍련이 피어 있고 자연석 사이의 페튜니아가 요염했습니다.
 

 

마을 입구에 있는 고려동학 비석입니다.

모은(矛隱)은 마을 입구에 고려동학(高麗洞壑)이라는 비석을 세워 이곳이 고려의 영역임을 나타냈으며, 천하는 조선의 땅이지만 고려동만큼은 고려의 세상이 된 것입니다.  8년전 처음 방문했을 때 공사중이었는데 그 사이 배롱나무가 꽃을 피웠습니다.
 

 

고려동학 비석옆으로 버스 정류소가 있으며 그 옆으로 석악초가 가득 피어 있었습니다.

 

 

설악초를 처음 만난 건 고성 옥천사로 가는 길에서였습니다. 마을 주민에게 여쭈어 보니 설악초라고 했으며, 근처 안골왜성을 찾을 때 역시 그 마을에서 만나 몇 포기 얻어 친정에 드렸습니다.

설악초는 대극과의 한해살이풀로 미국 중부의 평원이 원산지며 키가 60㎝까지 자랍니다. 잎은 연녹색으로 긴 타원형이며 줄기 끝에 달린 잎은 가장자리가 하얗습니다. 잎처럼 생긴 몇몇 포가 줄기 끝에서 돌려나는데, 이 포들도 흰색을 띠며 무리져 있습니다.

 

 

백련지입니다. 연지둑에는 접시꽃이 씨앗을 맺었으며, 홑왕원추리가 피어 있었습니다. 고즈녁한 풍경이었습니다. 있는 듯 없는 듯 한 이런 풍경이 좋습니다.

 

 

벽련보다 잡초가 더 많은 연지지만 잡초가 꽃을 피우지 않았다보니 백련이 돋보였습니다. 조용한 마을의 조용한 여름 풍경입니다.